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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별에서 온 왕자    
글쓴이 : 안점준    24-08-13 21:20    조회 : 4,217
   아름다운 별에서 온 왕자 수필(합평 첨부).hwp (12.0K) [0] DATE : 2024-08-13 21:20:11

                                                                  아름다운 별에서 온 왕자

                                                                                                      안점준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오는 시간에는 멋진 왕자님의 연주로 아침잠을 깬다. 출근길 화단에 떨어져 딸아이 눈과 귀에, 온몸 다해 엄마 찾던 아기새가 있었다. 그냥 두면 고양이 밥이 될지 몰라 두려워 티슈에 싸서 출근했다. 사무실 도착해서 작은 빈 상자 찾아, 화장지를 가득 풀어 담고, 그 안에 새를 넣고, 인터넷 검색해서 아기 새 먹이 주는 방법을 찾아 주사기를 샀다.

  2시간마다 먹이를 주어야 한다고 해서 알람을 설정하고, 온정성 다 해 먹이를 주며 출, 퇴근을 같이하던 셋째 날 몸살 나서 월차를 내고 쉬었다. 생명을 돌본다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 봉사? 헌신? 사랑이 필요한 일이다. 새 새끼를 주웠다며 털이 하나도 없는 빨간 몸으로 머리가 무거워 고개도 못 가누던 모습 동영상 찍어 보내주었다. 남편은 이소하기엔 어린것 같고, 둥지에서 밀려 떨어졌을 거라고 했다.

  집에 가보니 털이 없는 빨간 몸, 머리는 무거워 목을 가누지 못했던 시간을 보내고 겨우 빨간 몸을 덮은 짧은 털을 보니 참새였다. 조금씩 날기 시작했는지 새가 앉을 수 있는 횟대, 물병, 모이 그릇, 밀엄, 사료 사람 방이 아니라 새집으로 변해 있었다. 생명을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었던 딸은 인터넷을 통한 지식으로, , 시간을 투자해 새를 돌보고 있었다. 여기보다는 집이 더 넓은 공간이라 새가 넓게 날아다닐 수 있으니 마산 집으로 데려가서 엄마가 잘 키우겠다고 설득했다. 새를 위해 준비했던 짐을 모두 담고, 새장에 넣어 집에 오는 시간 동안 방을 날아다니던 새는 답답했는지 나오려고 새장을 들이받았다. 답답하다고 소리를 내며 애쓰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빠르게 달려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 꺼내 놓으니 조심스럽게 낯선 분위기를 파악했다.

  우리 집 식구가 되었다고 남편이 고심하더니 바소라고 지었다. 이름의 뜻은 바람의 좋은 소식을 전하라는 뜻이라고 말해서, 우리 모두 바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딸아이가 참새는 잡식성이니 먹이 걱정하지 말고 아무거나 주라고 했다. 집에서 키우는 어린 새는 대게 문틈에 끼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문 조심하라고 해서 모든 방문은 바람에 닫히지 않도록 문 밑에 쇄기 끼워두었다. 바소는 빠른 속도로 잘 자랐다. 잠자는 곳은 베란다 에어컨 줄 이었다. 그 작은 몸에서 다양한 소리는 노래고 말이었다. 인간이 만든 어떤 악기로도 흉내 낼 수 없는 기묘한 연주였다. 특히 어려운 콜로라투라(소프라노 중에서 가장 높은 소리넓이를 가지며, 높은 음넓이에서는 플루트나 피콜로와 같은 음 빛깔로 장식적으로 부르는 소리) 음역까지 간단히 소화하는 신비한 소리로 노래한다. 어느 날 밤에는 계속 노래해서 거실 불을 꺼주었더니 조용해졌다. 또 거실 텔레비전 소리가 커지면 또 지저귀며 소리를 낮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우리 집에서 제일 어린 것이 대장 노릇을 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식탁 위에 앉아 목을 쭉 빼고 밥그릇 가에 붙은 밥풀을 번개처럼 물어갔다우리 가족이 식탁에 앉으면 저도 날아와 먹고 싶은 그릇 옆에서 먹으려고 목을 쭉 빼고 있어 집어주면 잘 먹는다. 상추, 당근, 단호박, 콩나물, , 과일, 떡 호박죽 못 먹는 것 없다.

내가 테니스 코트에서 게임이 끝나고 쉬고 있을 때, 심판 대 의자 위 지붕(햇볕 가리 개가 천막으로 되어있어 비가 오면 물이 고여있다)에 새들이 날아와 목욕하는 것이 생각났다. 접시에 물을 떠주고 손가락으로 물을 튕기며 바소야 목욕하자 하고 접시 물 가리키며 불렀다. 접시 위로 날아와 부리로 물 깊이를 재는지 몇 번을 가로 돌더니 안심했는지 물속으로 들어가 날개를 펴고, 퍼덕 이면서 물 장구 치듯이 목욕하는 것이었다. 얼른 목욕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친구들 단톡방에 올렸더니, 모두가 참으로 신기하다고 반응이 대단했다. 접시가 작은 것 같아 다음엔 큰 접시에 물을 담고 불렀더니, 접시 위를 계속 돌더니 너무 깊어서 위험을 느꼈는지 안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때론 무모한 자신감으로 위험을 모르고 무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조그만 머리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다니 정말 똑똑함에 감탄했다. 나는 그 후로 함부로 새 대가리라고 하면 안 된다는 진리를 배웠다.

 바소가 먹는 모습, 노래하는 모습을 찍어 잘 자라고 있음을 딸에게 보내고, 친구들 단톡 방에 올리면 반응이 뜨거웠다. 내 시선 가까이서 볼 수 없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작은 새. 눈 앞에서 보니 너무나 신기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왼쪽, 오른쪽 날개를 쭉 펴고 스트레칭하고, 부리를 다듬고, 발가락 네 개를 다듬고 깃털 하나하나 다듬는다. 다양한 행동을 보고 동영상, 사진 찍어 올리면, 우리 바소의 행동을 본 친구들은 세상에 이런 일이 신청해 주겠다고 했다. 어느 날 음악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데 듣고 따라 하듯이 하이 소프라노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 작은 눈, 귀로 보고, 듣고 한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두 살 되던 해에 바소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꼬리를 들고 날개를 펴며 춤을 추었다. 나는 어디가 아픈지 걱정되어 검색해 보았더니, 바소가 다 커서 짝짓기 춤을 추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 바소가 왕자님인 것을 알았다. 그 모습을 본 후 자연으로 보낼 마음 준비하고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자연으로 보내야 하는지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황조롱이의 공격을 보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참새 키우기를 검색해서 문의했더니 일 년 이상 집에서 키운 새는, 야생성을 잃어 무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먹이도 못 구해서 위험하다고 마음 아프겠지만 그냥 집에서 키우라고 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혼자 자란 바소가 짝짓기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자연의 힘, 본능에 다시 놀랐다. 여러 날을 고민하고 마음이 아프지만 딸과 의논해 계속 집에서 키우기로 했다.

  전기 공사하러 집에 온 기사님이 바소가 머리 위로 휙 날아가니까, 깜짝 놀라며 새 들어왔어요하는 것이다. 내가 바소야 부르니 내 손위로 와서 앉는 걸 보더니 몹시 신기한 눈으로 보았다. 참새를 집에서 키우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웃으면서 세상에 이런 일에 신청하라고 했다. 그 후 집에 외부 사람이 오면 집에 새 있어요. 하고 미리 말해서 놀라지 않게 한다.

  나는 출근길에 바소야 엄마 회사 갔다 올께 하고, 퇴근 길 문 열면서 바소야 하고 들어오면 짹짹 거리면서 날아온다. 수년 전 여름 휴가를 가족과 소양강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강아지랑 사진 찍으면서, 아빠 봐, 엄마 봐 하던 사람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내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내가 강의를 듣고 있으면 컴퓨터 모니터에 나를 응원하듯이 앉아있다. 밤 늦게 까지 안 자고 졸고 있으면 손에 앉혀 베란다로 자라고 데려다 주고 불을 끈다. 우리 바소는 똥을 앉는 곳에 누기 때문에 앉는 곳을 잘 보고, 청소해야 하는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건 내게 주는 행복의 크기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이다. 우리 집 베란다에는 20년 넘는 벤자멘 나무가 바소 놀이터며, 커피 나무, 오렌지 나무, 대박 나무 외에 화초가 다양하다. 레몬 나무 어린 순이 이상해서 보니 바소가 어린 순을 쪼아 먹은 것이었다. 바소 노래, 먹는 거, 사진 찍어 딸아이에게 보내주는 것이 새로운 일상의 위로이다. 계란 보다 더 작은 무게로 우리 온 가족을 깜짝 깜짝 놀라게 행동이 모두의 기쁨이다. 바소는 우리 집 정확한 알람이다. 여름엔 530분 겨울에 630분 동틀 무렵에 그 작은 몸으로 기상 나팔 불고, 방 틈 사이로 날아 들어와 나를 깨운다. 나는 이렇게 멋진 왕자님은 어디서 왔어요?, 함안에서 누나랑 왔어요? 묻는다. 내가 집에 있으면 껌 딱지처럼 붙어 다니는 우리 작은아들, 어느덧 이제 4살이 되었다. 하늘에 아름다운 별처럼 노래하는 멋진 나의 왕자님, 딸이 준 귀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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