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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반전    
글쓴이 : 송하형    13-07-04 18:40    조회 : 7,477
인생 반전
송하형
 
과거의 행복이나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 나는 초등학교 동창회를 기다리고 있다. 고흥 소재 시골 초등학교 60명의 남녀 동창 중에서 15명 정도가 모이는 재경 동창회다. 고향친구들이 3개월마다 정기 동창회를 하게 된 건 모두 S 덕택이다. 모두가 다 반갑지만 동창모임에서 늘 긍정적인 그를 만날 기대가 크다.
소식이 전혀 없던 그가 졸업 후 30년 만에 친구들 앞에 나타났다. 동창들을 연락하여 모으더니 재경 동창회를 조직했다. 현재 15명 정도가 꾸준히 잘 나오고 있다. 반에서 일등을 하던 J는 회장을 맡고 아직 사업체를 운영하는 나는 때때로 밥을 사는 고문역이다. 동창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능력이 탁월한 S는 총무로 장기 집권 중이다.
 
총무란 무엇인가.
회사 조직에서 총무는 살림을 하는 직책이다. 사규를 실행하고 노무, 인사관리 등등 열심히 뛰어야하는 직책이다. 하지만 그 평가를 수치화할 수 없어 일의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아 종종 CEO의 질책 대상이 되기도 한다.
친목 단체에서의 총무역할은 자금을 확보하고 운영하며 회원의 이탈방지 및 친목을 도모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조직의 활성화는 대부분 총무의 손에 달려있다. 누구도 이익도 없는 이 역할을 자신의 시간을 바치면서 계속 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동창회 총무 일을 즐겁게 한다. 마치 자기의 임무인 것 같이 잘도 한다.
이제까지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시절에 그는 성적이 항상 끝에서 맴돌아 남의 관심을 받지 못 하였다. 집이 가난하여 중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상경하여 무수한 난관을 극복하여 서울시 산하 구청 공무원이 되었다. 아마 그는 그때부터 밑에서부터 살아가는 방법을 연마하고 터득한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방법, 사람들을 서로 융화 시켜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방법 등 아무나 할 수 없는 처세술의 고단자가 되었다. 정년퇴직 후에는 아파트 관리원으로 재취업했다.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아 지금은 승진해서 책임자급인 주임이 되었다.
한편 동창회장인 J는 학창시절에 항상 선두를 유지하던 수재였다.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직 생활을 2년 정도 하더니 서울의 일류대학 이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모일간지 기자가 되어 당시 엘리트 여성과 결혼하여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자녀들도 잘 커서 의사와 교육자가 되었다.
유능한 기자, 지국장, 주일본특파원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불행하게도 IMF 파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일찍 명예퇴직의 쓴맛을 보았고 지금껏 실직상태다. 그동안의 집필생활로 몇 권의 책을 출판했다. 그러나 그의 책들은 모두 일본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것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나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는 우리 국민감정과 시대적인 흐름을 타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글을 쓰는 일도 그것이 생업 이라면 경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인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고 본다. 자신만의 관심사나 전문 분야에 너무 치우치면 독자들이 외면하지 않겠는가. 주제를 바꿔보면 좋지 않을까 권유도 해 보았으나 그는 사고의 변화를 하지 못 한 것 같다. 현재 그의 처지가 가족들의 응원을 받기는커녕 원망의 대상이 된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동창회의 분위기 조성은 총무가 주도한다. 음주가무에 음담패설까지 늘어놓으며 즐겁게 이끌어간다. 동창회 운영뿐만 아니라 그 자신도 즐겁게 사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여자 친구도, 춤 파트너도 많은 듯해 부럽기도 하다. 또 자식들도 많은 교육을 못 시켰음에도 다들 자리를 잡았다. 그는 매월 일정금액의 용돈을 받아 만족스럽다니 이 아니 행복인가.
인생의 행복의 어떻게 정의 할 수 있을까?
나는 30년 단위로 분류하고 싶다. 처음 30년은 보고 배우고, 다음은 힘껏 노력해 생활터전을 잡고, 다음 30년은 자기나 남을 탓하지 않고 결과에 순응하며 자족할 줄 아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형편이 어떻든 고생하고 살아온 자신을 탓하고 비하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는 동창모임에서 자기가 현재의 우등생인 듯 활기차게 분위기를 이끌고 특별할 것 없는 지난 날을 만회하려 함인지 약간의 허세도 부리는 것 같다. 마지막 웃는 자가 승자인 것처럼? 그의 인생 반전에 칭찬과 박수를 보낸다.

김데보라   13-07-04 20:14
    
쏭쌤, 후기에 댓글을 안 다셔서 저도 댓글 달지 않을까 했다가 맴 고쳐 먹었심다.
인생역전 필요합니다. 그래야 인생이 재미나지요.
저도 인생역전극 펼치고프다아아아앙.
왕연균   13-07-04 20:55
    
살다보면  역전은  자주있는 것 같아요  인생살이에서 승리와 실패는 일년에도 몇번이나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박재연   13-07-04 21:16
    
친구들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관조가  엿보입니다    확싷한인생반전  맞고요  배우는 인생은  텍스트  자족하는 인생은  주석인것 같아요    텍스트는  추석이 필요하니까요  ㅎ
이은하   13-07-04 22:34
    
인생...
반전이 있어야 재미있죠.
그래야 살아갈 맛도 있구요.
인생반전 생각의 차이 같기도 하구요.
선생님도 마지막웃는자가 승자인 것처럼 보임니다.
선생님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송하형   13-07-04 22:50
    
모든 분 들이 더  밝은 쪽으로 반전하시여 마지막 웃는 자 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분당반 문우들 대단한 내공을 가지신 것 에 대해 찬탄하고 또 배우고있습니다.
    데보라선생님 댓글 달지 않은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십시요. 마음으로 항상 달고 있고
    잘 보고 있습니다.
이경숙   13-07-05 22:29
    
맞아요.  인생역전 있지요. 세상 만사는 새옹지마고요.
 운도있고 노력도 하면 한만큼 따라온다고 믿고 싶어요. 다는 아니지만.
넓은 시각으로 보시는 송선생님의 마음도 느낄수 있음니다.
백춘기   13-07-06 16:28
    
총무인 "S" 시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봉사하는 자리인 총무를 대부분 맡지 않으려고 하지만
"S"씨 같은 분이 없으면 오합지졸이 되고 말지요.
또 그런 분을 알아보시는 분 또한 훌륭한 분이라 생각합니다
박래순   13-07-06 20:53
    
동창회에 나가 있고,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잘 그려내셨군요.
저도 3개월에 한 번씩 있는 초등동창 모임이 있습니다.
소재도 주제도 무궁무진 하나 이렇게 팩트가 확실한 흐름으로 그려 보일 수가 없어 아쉽답니다.
그 동창회에 참석했던 것처럼 분위기가 쏙 들어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송하형   13-07-06 22:53
    
50 년대의 시골 초등학교 동창 이란  참으로 순수한 친구들이랍니다.
 수 십 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만나면 할 이야기도 무척 많고 또 아무 이해타산이
 있지도 않아서 무척이나 즐거운 모임입니다.
 현재는 각 분야에서 분투하여 살아 왔기 때문에 세상 모든 역사가 집합 되어있고요.
 학력, 건강 그리고 재산 등이 차이가 있겠지만  그져 옛 날로 돌아가 즐겁기만 한 모임입니다.
조정숙   13-07-07 06:16
    
저도 세대는 조금 다르지만
동창회에서 그런 경우를 가끔 봅니다.
그래도 그런것 모두 내려놓고 가장
맘편히 만날수 있는 친구들이
시골 초등동창들인것같아요.
반전은 없구
노력과 운과 기회가 잘 맞아떨어진걱
성공  아닐까 싶네요.
선생님 글 자주보게되어 좋습니다.
다음글도 기대돼요.

휴가지 제주에서 댓글 올립니다.
박서영   13-07-08 20:38
    
초등동창은  모두 초등 레벨이 되서 좋아요.
합평시간 함께하지 못했지만 담백함이 좋았어요
 슬슬 샘의 색깔이 나오는거 같아요.
     
송하형   13-07-08 22:13
    
흥미롭게 읽어주시고,호평 해 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팩트를 나에게 준 동창들에게 또 밥 한번 사야 하겠지요
 여러 선생님들의 좋은 글 잘 읽고잇습니다
공해진   13-07-16 07:14
    
글이 좋습니다.
깨끗합니다. 
현재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에 큰표로 꾸욱 눌러봅니다.
정길순   13-07-22 14:11
    
넘 댓글늦게 써써 삐지시지는 않으셨죠?
고향선배님 !!손주봐주느라 컴은커녕 폰도못하고 지냈네요
네동생은  어려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자동차 자전거등 바퀴달린 것들만 좋아해서 결국엔 중학교만 다니고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웠죠
좋아하는일로  직업이 되었고 각종 자격증을 다 섭렵하는 등 자동차라면 어떤 고장도 박사가 되었고요
지금은 57인데 이미 3년전에 퇴직하고 노후 준비로 임대 수익나는 건물도 가지고있고 두남매 결혼다 시키고 500여평 전원농장도 가꾸구요(화성) 7년전부터 취미로 배운 섹스폰 연주로 공연과 봉사를 번갈아가며
얼마나 인생을 멋지게 사는지
누나인 내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하긴 형제중에 누나걱정을  안하게해서 고맙고 믿어워지는 동생이기도합니다
행복은 성적순위가 아닐 뿐더러 인생은 학문으로 풀리는것 만은 아니죠
하지만 좀 어렵게 살면 어떠나요?
사범학교와 명문대를 겸문하시고 엘리트 아내를 맞으시고 외국에 특파원까지
젊은날 인생을  아쉬울게 없이 살아온 ,j친구분 훌륭하십니다
경제적 여유로움을 가지고 노후를 평안히 사는것 도 중요 하지만 한번 뿐인 인생 자신이 할수있엇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뤄본 삶이라면 큰 성공하셨고 장한분이라 생각됩니다
송하형 고향 선배님 좋은 글로 건필하세요
송하형   13-07-23 20:40
    
댓글에 감사해요.
     
송하형   13-07-23 21:01
    
동생이 57이면 후배님은 어느 정도까? 상상이 안되네요.
  젊고 활기차게 보앗는데,
  누구의 삶이 성공적이라고 할수는 없고 각자의 생각에 맏겨야 하겠지요.
  하향 보다는 상승이 만족도가 클 것 같은데 차원이 다른 삶이라 평가는 무의미
  하겠고, 현상태가 행복 지수는 높을 것 같소.좋은 글 많이 쓰시고.
  후배 한 분 만나서 반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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