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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의 행복    
글쓴이 : 이경숙    13-08-20 18:20    조회 : 6,411
만남의 행복
                                                                                                             이 경숙
   L C는 에쿠아도르와  아르헨티나에서  살다가 각각 미국으로 다시 이민 와서  한 교회에서 만났다.  그 교회에서 시작한 성경 공부가  마지막이던 날  한 테이블에 십 여명 씩 둘러 앉아  각자 어떻게 하느님을 영접했는지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L 차례에   나는 중학교를 미션스쿨을 다녀서 그때 수녀님들에게서 교리를 배워 알았다고 말했다.  C는 성경공부 시간 동안 주방봉사 담당이라  끝 시간에 처음 참석했다. 집에 오는 길에  C가 함께 나오면서 L에게 물었다.
미션스쿨이면 몇 년도 어느 학교를 다녔어요?” L 1957년도에  P학교를 다녔다고 대답했다.
C가 다시 물었다, 기억나는 친구이름을 말 할 수 있어요?.”
김춘자 라고  토랜스에 사는 친구예요.”
친한 친구 이름이지만 흔한 이름이라,   동명이인이 있을지도 모르고,  혹시 또  생각나는 다른 친구의 이름은 기억할수 있어요?”
계길자 라고 있어요, 그는 희성이라.”
어머 , 그는 우리 동창인데,  틀림없는 우리 반 친구에요.”  이렇게 해서 궁금증의 물고가  트이니
. 이 친구 저 친구 아는 이름이 거론되면서 C L은 동창임이 확인 되었다.  
     L P중학교에서 다른 고등학교로, C는 다른 중학교에서 P고등학교로 입학 했으니 서로 가고 오고 해서 모르는 사이였다.  
 
   그 날밤 전화에서 불이 났다. 이 친구 저 친구에서 확인 전화가 왔다.  나와 토랜스 친구는 왕래가 있었지만 , L 친구, 덴버 친구와 씨애틀 친구는 연락은 닿었지만 오래 못 만난 친구들이다.  C는 졸업 후  처음이니  얼마나  친구가 그립고  보고 싶었을까?   그는 몹시 흥분 한 것 같았다.
  
   우리는 당장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이튼날 웨스턴 겔러리에서 만나기로 약속 했다. 허지만 교복입고 단발 머리에  해맑았던  소녀가 오십여 년이 지나 칠십이  가까운 할머니를 알아 볼 수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꿈 많았던 시기가 아니던가?  그 후 우리는 한국에서  남미와  미국으로 전전하며 많은 세월이 흘렀으니.  어떻게 살았는지?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하고 보고 싶어 잠이 오질 않았다.
   다음날 우리는 약속장소에 일찍 도착했다. 각자 이름을 대고 마주하니 어렴풋이  옛날 모습이 떠올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C와 나는 렉타() 여행을 함께하며  12일 예정의 여행이  고속도로에서  버스 고장으로  2   3 일이 되어 함께  있었건만 그곳에 그 친구가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고 서로 알아보지도, 짐작도 못했었다.  그냥 만나면 모르고 지나칠 것이다.  친구의 세심한  관심과 끈질긴 질문으로  지나칠 뻔한 일이 이국에서 동창생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 친구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 넓은 곳에서 친구를 만나기란 불가능 하고 같은 이웃에 있으면서도 서로 모르고 지낼 뻔 했다.  우리는  오랜 만에  만났건만  이웃에서 계속 함께했던 친구인양  바로 말을 놓고 허물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니 이래서 동창생이 좋구나 생각이 들었다.
C우리 때는 서기가 아니고 단기를 썼다며 서기로 계산하며 앨범을 가져와 사진의 얼굴을 하나 하나 짚어 가며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 했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라 했다.
우리는 가깝게  또는 멀게 있으면서, 못다한 만남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 LA에서 토랜스로, 덴버로 , 씨애틀로 행복한 여행의 시간을 가졌고 소녀시절의 추억을 조잘대며  잠시나마 노인이 아닌 십대의 소녀로 변신되었고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려 안부를 물으며 헤어질 줄을 모르니, 토랜스 친구 남편이 여학생들, 이제 그만 일어나시죠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우리들을 일깨우곤 했다.  친구들의  따뜻한 사랑과 융숭한 배려로 즐거운 이국 생활의 행복한 만남을 가졌다. 때로는 한국에서 방문하는 친구들도 함께 하였다, 여섯 가정이 나름대로 자기 위치에서 모범적으로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 흐뭇 하고, 고맙기 까지 했다. 특히 L, 나의 남편이 귀국 후에 내가 급체로 응급실에 간 후로는  혼자 있는 나에게,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형제 같은 따듯한 정으로   베푼 친절과 배려는 두고 두고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친구야!  가는 세월 막을 수는 없겠지만 마음만은 더 늙지 말고 긍정적으로  그리고 지혜롭게 살자.
  생각지도  않았던 뜻밖에 찾아온 만남의 행복이 나를 오래도록 기쁨의 미소를 짓게 하고  행복한 구름 위에 떠있게 했다.  

황윤주   13-08-22 01:07
    
안녕하세요 이경숙 선생님.
 저의 글 만남 위에 선생님의 만남의 행복이 있네요.  제목이 마치 연이어 이어진 듯해서요..
들어와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학생 시절의 친구분들과 즐거운 해후를 하셨었군요.
살면서 생가지 않은 뜻밖의 즐거운 만남과 추억만큼 값진 보물이 또 어딨을까요.
나도 좀 더 세월을 보낸 후 나의 예 친구들과 이렇게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선생님의 풀빛 샘 솟게 하는 글을 읽으며 바라게 되었답니다. 
그 만남의 행복을 기쁘게 이어가시길 저도 바랄게요.
건필하시고 또 선생님의 따듯한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이경숙   13-08-22 22:40
    
황샘 !
  저희방을 방문해주셔서 감사함니다. 어느반 인지는 몰라도 재목이 비슷하군요. 옷깃만 스쳐도 오랜
인연이라는데,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지요.
 글방에서 지주 뵙기를 바람니다.
박서영   13-08-23 08:34
    
에펠탑 관광중 길다란 줄에서 지인을 만나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좁은 세상이라며.
  국제학교 학부모모임에서 만난  고 2때  같은반이었던 친구랑은 3번 만난후에사 비로소 알아본적도 있어요.
 얼마나 신기하고  반갑던지요. 사생활 노출을 유독 신경쓰던 그 친구랑은 다시 연락이 끊겼네요.
  더 나이 들어서 만난다면 그런것들이 사소해지겠죠?  문학의 계절 가을에 더욱 왕성한 샘의 열정을 기대합니다.
정길순   13-09-10 17:18
    
소녀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생각만해도 행복한데  이국 만리서 친구를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우셨겠어요
행복한시간 두고두고 귀한추억으로 갖고사신 선생님이 부럽습니다
나도  초딩때
서울로 전학 간 친구와 근 45년간 애타게 그리워만 했는데 올5월에 기적적으로 만났어요
지난주에도 만나서 전원에서 지난추억을 나누며 행복했어요
서로가 늙었지만 마음은 10대소녀처럼 맘껫수다하며 세월의 수례바퀴를 돌려놓은 마술을부렸죠
선생님 함께해서 즐겁습니다
김데보라   14-02-14 11:58
    
저도 샘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늘 잔잔하게 미소지으시는 모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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