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축하해!
박채연
전화벨이 또 울린다.
종일 밖에 있다가 집에 들어오니 연거푸 몇 통화째 전화를 받게 돼서 시큰둥한 마음으로 목소리를 깔았다.
“여보세요.”하니 낭랑한 목소리. 복인이다.
사연인즉 인숙이가 등단을 하는데 축하 프로그램에 채연이 순서가 들어있단다.
“하모니카 연주를 하게 되어있다.”고 했다.
화들짝 놀라며 “내가 왜?”했더니, 언젠가 내가 “인숙이와 복인이가 등단을 하면 내가 하모니카로 축가를 부르지.” 그 말을 했단다.
어쩌면 잊지 않고 꼼짝 못하게 순서에 넣었다고 통보만 한다.
잘 하시는 분 많은데 실수나 하지 않을까 만감이 교차했다.
하모니카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생각나지 않아 온 서랍을 다 열어보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사랑하는 내 친구가 둘이나 꿈을 펼칠 길에 들어서 미지의 세계를 무지갯빛으로 수 놓아가며 노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주님께 감사한다.
먼저 길을 나선 글밭에 그들을 함께 하자 했음이 이렇게 감사 할 수가 없다.
명일동 명성교회.
같은 또래끼리 모이는 여선교회에서 만난 인숙이와 복인이는 같은 신앙과 글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한 없이 편하고, 가까운 친구다.
인숙이는 청초한 수선화 같으면서도 많은 사람이 좋아하며 기다리는 봄 진달래 꽃 같은 여자, 양반 중의 양반이다.
그의 글을 만나면 청정한 우물물 같아 내 마음이 소녀 같아진다.
삶의 여건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교사로 38년을 살다 정년퇴임 했으니 정신연령(?) 6학년에서 멎은 것 같이 순수한 말씨에 선한 눈빛이 한없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그의 글밭을 맘껏 기대해도 될 것 같은 등단의 문이 열렸다.
깔아놓은 멍석 위에 숨김없는 끼로 누에고치를 뚫고 나온 나비마냥 속마음 뿜어내듯 명주실 줄이 되어 님의 옷깃 휘날리며 푸른 창공 훠얼훨 나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붓 끝에서 흐를 때 세상 빛이 되고 지고 아름다운 꿈 펼쳐주길 소망해본다.
교수님과 문우들의 사랑 속에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서가는 글꾼 되길 기도 할께.
사랑한다, 친구야. 축하해!
길섶에 활짝 핀 노란 민들레 같은 복인이도 2월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모두 모두 사랑해!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3-01-29 17:13:23 수필공모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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