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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사람의 운명    
글쓴이 : 김화순    12-10-29 17:59    조회 : 6,120
두 사람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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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화 순
 
“얘 어멈아! 고향 우물이 꿈에 자주 보이 더구나.
꿈자리가 왜 이리 어지로우니? 고향 우물 속에 이리 저리 호수가 꼽혀있고 너무 지저분하다며 엄마는 걱정스럽게 꿈 얘기를 하며 시골에 가 보고 싶다시길래.
‘’꿈은 반대라잖아요. 걱정 마이소 다음 달 묘사 때 들리면 되지요‘’ 얼마 남지않았노라며 그 꿈을 흘려버렸다.
열흘 후 친정 올케가 전화를했다 군대 간 큰 조카가 희귀병에 걸려서 군 생활을 못하고 분당 통합병원에 입원중이란다. 그곳에서 치료 가능성이 희박하니, 다른 병원으로 후송하라 해서 서둘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입원 진료하니 병명이 루프스란 이름으로 판명이 났다. 그 병은 태양에 너무 오래 노출되어 피부가 모두 구멍이 나고 피가 뭉쳐 다 터져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다. 눈뜨고 볼 수 없는 피부병이었다. 그곳에서도 희망을 갖지 말고 포기하라고 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는 것이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까? 모두들 정신없이 병원에 드나들 었지만 부모님에겐 알리지 못했다. 혹시라도 당신의 장 손자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아시면 쓰러질까봐 다들 쉬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정신없이 11월이 되어 두 분은 고향에 묘사 지내로 갈 준비로 일찌감치 옷 보따리를 싸놓았다. 고향 가서 며칠 있다 올 계획이었다. 문경 농암 장터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 볼 예정으로 기대에 한껏 부풀어 계셨다. 그런데 자식들은 묘사 날이 다가와도 고향 갈 생각을 안 하니 왜 안내려 가냐고 궁금해 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다. 그 말을 듣던 두어른은 ‘’우째야데뇨..“ 아버지는 깡 술로 날을 보내시며 “아이다! 손자를 먼저 앞세워 보낼 수는 없지! 그 길은 내가 먼저 갈 길이다” 라며 하늘을 향해 “차라리 날 데려 가이소. 우리 손자는 안데요. ‘’연거푸 소리를 내시며 힘없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리곤 하셨다. 옆에 계신 엄마 역시 말문이 막히셨는지 눈물만 흘리시며 괴로움에 신음소리를 내고 계셨다.
그렇게 암흑과 같은 며칠이 흘렀다.
어느 날 아버지가 이상해서 병원으로 갔더니 노안이시고 술을 많이 마셔서 72시간을 지켜봐야한다고했다. 아버지는 동네 병원에, 조카는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여 치료하던 삼일 되던 새벽 4시경에 조카의 꿈속에서 왠 할아버지가 하얀 소복을 입고 다가와서 커다란 솜사탕을 주면서 “이 솜사탕 받아 먹거라. 안 먹으면 너는 이곳에서 못 산다.”고 재촉을 하여 제차 뿌리치다가 결국 못 이겨 받아먹었는데 할아버지는 저 멀리 사라지고 깨어보니 꿈이었다고했다.
꿈을 깨고 난 후 이상하다며 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아들을 보는 큰 올케는 불현 듯 아들이 툭툭 털고 일어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순간 눈동자가 맑게 보이고 어찌도 꿈 이야기를 또박또박 하는지. ‘그래 살았다!’ 는 예감을 받고 있는데 따르릉 여보세요? 할아버지가 운명하실 것 같다고 맏며느리가 없어서 눈을 못 감는 것 같으니 빨리 오라고해서 황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올케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아버님. 죄송해요. 아버님께서 당신 손자를 살려내셨네요. 저 먼 곳에 가시더라도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사세요.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며 운명하신 아버지의 두 손을 꼭 잡고 울면서 두 눈을 감겨드렸다 .
다음날 병원에 있던 손자의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좀 어떠시냐구? 운명소식을 들은 손자는 울면서 엄마, 할아버지께서 내 대신 가셨나 봐요. 미안해요. 나는 건강이 좋아지는것 같아요. 할아버지 편안히 보내드리세요. 전화 속에 모두들 아직은 저 먼 곳에 가실 분이 아닌데 안타가워 하며 손자 위해 선택한 길이라고 아쉬워했다.
 
3일 후 장례식 날 고향에 내려갔더니, 정말 엄마가 꿈에서 본 그대로 우리 집 우물에 파이프가 꽃혀 있었다 동네사람들이 그 우물이 일급수라며 서로 집까지 호수를 당겨 물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물 위에는 면에서 일급수 지정이라며 뚜껑까지 덮어놓았지만. 물속에는 뿌연 연기만 가득차 있어 말 그대로 샘은 엉망이었다.
엄마는 소스라지게 놀라면서 ‘’아이구 이게 머꼬‘’ 꿈자리가 그리도 어수선하더니 우물이 이 지경이라며, 동네 사람들이 우물을 흔들어서 우리 영감이 갔다고 소리쳤었다. 샘 안에 있는 호수들을 모두 뽑아버리고 샘물을 펌프로 다 퍼내어 다시 원상 복귀를 해놓고 동내 사람들에게 물이 먹고 싶으면 길어다 먹으라고 하니 사람들은 모두들 미안한지 아무 말도 못하고 동의해 주었다.
그는 그 날 저녁에 촛불을 켜놓고 빌었다. ‘잘못했어요, 용왕님.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 이런 일이 있었네요. 용서해 주이소 그리고. 우리 손자도 샘물에 씻듯이 깨끗이 낫게 해주이소“ 밤새워 빌었었다. 사실 그 우물은 팔십년전에 할머니 때 아들을 못 낳았고 딸만 여덟 명 낳아서 공 들인 끝에 우리 아버지를 낳았던 영험한 우물이라고 했다.
그 후로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우물과 부엌에 큰 놋솥에 물을 가득 채워놓고 조롱박 안에 콩기름 부어놓고 엽전에 창호지로 심지 만들어서 불을 켜서 밤새 동서남북으로 빌어 왔었다. 할머니 대부터 엄마 대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우물이었다. 아마도 그렇게 정성들여 섬기던 우물이 화가 났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7년 전 일이다. 조카는 병이 씻은 듯이 없어지고 건강한 청년으로 완쾌되어 결혼까지 해서 잘 살고 있다 .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지만. 가족들은 눈앞에서 꿈같은 실제 상황을 보았다.
역시 엄마의 꿈 해몽이 선경지명으로 우리들을 다시한번 놀라게 했다.
지금도 식구들은 그 우물을 잘 관리하고 있다
 

문경자   12-10-29 23:45
    
두 사람의 운명 정말
그런일이 있었다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남이 믿지 못할 그런일이 일어난는 것을
흔히 보고 듣곤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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