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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지 않는 순간, 폭삭 늙는다 (무역센터반)    
글쓴이 : 주기영    21-03-24 16:28    조회 : 4,247

 집으로 오는 지하철 9호선, 지상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입씨름이 났다. 

한쪽은 엄마뻘, 다른 한쪽은 할아버지뻘. 

정말 사소한 것으로 두 분이 몇 마디씩 오가더니, 결정적으로 날아온 펀치. 


할아버지뻘: 말 좀 들어. 여자가 말야... 

(나도 순간 헉했다. 아~ 이 싸움은 이제 시작이겠다.)

엄마뻘: 여기서 여자가 왜 나와요. 여자 남자 똑같지. 그런 말 하지도 마세요.

(아~ 격렬하게 내리고 싶다.)

다행히 문이 열렸고, 오늘따라 가득 찼던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사람들은 빠르게 흩어졌다. 

세상이 열두 번 곤두박질쳐도 싸움 끝에는 여전히 남녀와 나이를 들먹이는 그도 답답하고, 

못 참고 들이받는 그녀도 마음에 안 든다. 

(이쯤 되면 코로나 블루도 지나 코로나 레드일지도.)


 그와 그녀, 누굴 탓하랴.

많이 걸은 탓인지 지난번 인대 파열됐던 발목이 살짝 부어오르기에 

계단을 오르려다 놀라서 얼른 엘리베이터로 발길을 돌린 내 발목을 탓해야지. 


 봄인데, 예쁜 꽃피는 봄인데. 이러지 맙시다, 정말.



** 박상률의 문학으로 세상 읽기 (무역센터반, 수요일 10:00~11:10)


* 3주에 걸쳐 공부한 책읽기 마지막편! 


- 작가는 문학작품보다 다른 책을 더 읽어야 문학적 영양이 풍부해진다 

 

- 인간의 몸에 적합화된 세가지가 숟가락, 바퀴, 종이책 

   (특히 책은 인간의 뇌가 몰입하기에 가장 좋은 도구이다.)

- 우리는 각자 인생의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쇼펜하우어)

-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 현명한 이는 열심히 읽는다. 

  인생은 단 한번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상 파울)

- 열 살 때 가치 있게 읽은 책은 쉰 살이 되었을 때 읽어도 열 살 때와 똑같이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읽을 가치가 있어야 한다. (C.S.루이스)

- 읽기가 문장을 익히는 수동적 수단이라면 쓰기는 능동적 방법이다. (김용규)

- 책 읽기는 눈사람 만들기: 작은 뭉치 굴리기 어렵지만 일정 규모 되면 눈덩이가 된다. 



배우지 않는 순간, 

폭삭 늙는다는 셰익스피어 말은 옳다.

(더하여, 배운 것을 행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 쩝!)






주기영   21-03-24 16:34
    
1교시와 2교시 사이에 먹는 얼죽아코! 감사하고,
하얀 목련 덕분에 봄은 항상 아름답다.
-노란바다 출~렁
성혜영   21-03-24 17:57
    
얼죽아코가 뭘까 생각하며~~~'
이런 말이있지요. '우리가 집어 들어야 할 건 술잔이 아니라 책과 펜이다.'란 말보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건, 한 명의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다.'란 말에 더 공감을해요.
책을 읽으면 작가와 친해진 느낌으로 충만해져요. 그는 나를 모르고, 나만 아는 새로운 사람이 늘어나는 맛!
바로 그 맛이 오묘하답니다.
     
주기영   21-03-25 17:53
    
성혜영샘
얼죽아코는 '얼어죽어도 아이스코코아' 입니다. ㅎㅎ
성혜영   21-03-24 18:04
    
엘리베이터 안에선 묵언이 정답인데,
주샘께선 리얼한 단막극을 마주치셨군요.
그들도 창피했을 겁니다. 각자 집에서 자아성찰 중이라면 좋겠습니다.
     
주기영   21-03-25 17:54
    
공황 장애가 올 것만 같았어요. ㅠㅠ.
김화순수   21-03-24 18:13
    
배워야  폭삭 늙지않은다. 공감 열심히 뛰고 배워야하는데 건강하게  감사합니다.^♥^
     
주기영   21-03-25 17:56
    
반장님
늘 수고가 많으십니다. 힘을 내시길!
그래도 오늘 오랜만에 총무님이 오시니 엄청 기운차 보이던걸요? ㅎㅎ
설영신   21-03-25 18:07
    
''얼죽아코''
오늘 수필공부 안 왔더라면 영원히 몰랐을 텐데...
재치있는 후기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복습도 잘 했구요.
고맙습니다.
     
주기영   21-03-25 18:14
    
아니... 반가운 분이 오셨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