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합평 설영신/문영일/박진희/김대원/민경숙
오늘은 합평 첫 작품부터 설 작가님이 글에 인용한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 올렌카’ 때문에 흥미진진한 토론이 벌어졌다.
“여자들은 평생 한 남자랑 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귀여운』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남학생 질문이 도화선.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 올렌카!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단 1년도 살 수 없는 여자, 사랑하는 이들이 그의 곁을 모두 떠났을 때, 그들은 마치 이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잊혀져 갔다.
교수님은 『귀여운 여인』은 남자나 여자 입장에서 말한 것이 아니고
풍부한 인간성을 가진 여자, 누구든지 사랑을 해야 하는 여자다.
라고 말씀하셨다.
마르크스와 레닌은 혹평했고 톨스토이는 극찬한 작품이다.
소설 속의 올렌카,그녀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의 반짝이는 눈빛과 생각,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온통 한 곳으로 향한다.
두 번의 결혼과 한 번의 연애에서 남자에게 완전히 동화된다. 극장 지배인에서 목재상으로, 또 수의사로 남자가 바뀔 때마다 그의 말과 생각이 바뀌는 건 모순이 아니다. 자신을 귀여워하는 시선에 응답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여인의 사랑을 받는 인물들 중 몇몇은 그녀의 맹목적, 숭배적인 사랑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인의 삶이 내외적으로 딱히 행복해지는 것 같진 않으나 당사자는 사랑하는 대상에게 사랑을 바치는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설이 끝난다.
(극장 지배인 쿠킨을 남편으로 두었을 때)
“어제는 ‘파우스트’의 개작을 공연했는데 관람석이 텅 비었어요. 하지만 내일은 ‘지옥에서의 오르페우스’를 공연할 예정입니다.”
(목재상 푸스토발로프와 재혼한 후)
“전에는 이 지방에서 나는 나무만으로도 장사가 되었는데…극장 같은 곳은 안 가요. 그런 우스꽝스러운 구경을 하고 다닐 여유가 없답니다.”
그녀에게 가장 큰 불행은 어떤 일에도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 그가 ‘귀여운 여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각할 수 있는 힘과 삶의 방식을 제시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 있어야만 했다.
자신은 행복해 하지만 그녀의 주변 환경은 딱히 행복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아이러니가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삶의 열정의 순수함?으로 본다면 정말 귀여운 여인아닐까.
<2부> 『한국산문』 11월호
김숙/김대원/유양희 /곽미옥/이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