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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키의 어두운 유년시대(평론반)    
글쓴이 : 오정주    24-09-24 22:37    조회 : 2,199

추석이 지나고 가을이 왔습니다.

도저히 떠날 것 같지 않던 여름이 가고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교수님은 러시아 볼가 강가에서 태어난 고리키를 데려오시고

우리는 고리키 소설 속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예전에 러시아문학기행에서 찍은 사진 속의 젊은 문우님들,

정말 부러웠어요. 아,러시아 여행 가고 싶어요... .

<1>

고리키의 성장소설 3부작

Maxim Gorky, Макси́м Го́рький(1868.3.28.-1936.6.18.)

 *소설<유년 시대>

고리키는 1868. 3.16 볼가 강 중류 니즈니 노보고로드에서 출생. 아버지는 목수, 어머니는 염색공장주 딸이었다. 3명의 자식이 죽고 고리키가 태어남.

4살에 콜레라로 아버지가 죽자 고향으로 돌아옴.

1914년에 발표한 <<어린 시절>>5살부터 10살까지 어둡고 음울한 유년 생활을 그린 자전적 소설. 외조부 집에서의 삶과 계부에게 야만적인 처우 받던 일. 외조모는 고리키에게 문학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어 많은 평론가들이 광명의 화신으로 찬양.

 <<어린 시절>> 첫 장면은 아스트라한에서의 아버지 장례식.

아버지는 어둑해진 좁은 방의 창문 옆 마루 위에 희고 이상하게 생긴 긴 옷을 입

고 누워 있었다. 맨발의 발가락은 기이하게 벌어져 있었고, 가슴 위에 조용히 얹혀

진 손가락들은 뒤틀려 있었다. 아버지의 쾌활했던 두 눈은 검고 동그란 구리 동전들

로 빈틈없이 봉해져 있었고, 상냥했던 아버지의 얼굴은 검게 변해 있었으며, 흉하게

드러난 이빨은 나를 무섭게 했다.”(19, 첫 문장).

 아버지를 순경 입회 아래 공동묘지에 매장할 때 외할머니가 넌 왜 울지 않니?”라고 묻자 나는 울고 싶지 않아.”라고 대답. “나는 이따금씩 울곤 했었는데, 그것은 고통 때문이 아니라 모욕감(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 때문이었다.”라고 소설에 썼다.

 *교수님이 강조하신 명장면:

무덤 안에 개구리들이 있었는데 그냥 묻어버렸다. 걱정되어 외할머니에게 개구리

들이 기어나올 수 있을까?” 물었으나 그녀는 아니, 기어 나오지 못할 거다. 주여

저들을 도우소서!” 라고. 며칠 뒤 니즈니 노브고로드로 출발. 갓 태어난 남동생이

죽어 작은 상자에 담아 여객선 선반에 올려놓고 가다가 사라또프에서 묻음. 나는 선

원에게 아버지를 묻을 때의 개구리 이야길 하자 그는 개구리들을 가엾게 여기지

않아도 돼. 그까짓 것은 뒈져버리라지! 엄마를 불쌍히 여기렴. 엄마는 슬픔으로 몹

시 상심해 있어!”라고 함.

*또 하나 눈물 나는 명장면:

그게 뭐 그리 큰일이에요? 거지가 되는 게 뭐가 무서워요? 거지가 되면 되는 거

지 당신은 집에 앉아 있고, 내가 구걸하러 다녀 먹을 걸 많이 얻어올 테고, 우린 배

불리 먹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모든 걱정일랑 버려요!”

외할아버지는 갑자기 웃는가 싶더니 마치 염소처럼 몸을 돌려 외할머니의 목을 껴

안은 다음 흐느껴 울었다.

에이, 바보, 행복한 바보, 내 마지막 사람! 바보인 자네는 아무 것도 애석해 하지

않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해! 기억하나,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고, 내가 저

애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가? 그래, 이제나 조금 마음 편할까 했는데!”

이 대목에서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온통 눈물 범벅이 되어 난로 위에서 뛰어내

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로 달려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가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과 그들에 대한 슬픔, 엄마가 집으로 돌아왔

다는 사실과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동등하게 나를 당신들의 울음 속으로 끼어들

게 하고 나를 껴안고 잡아 끌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너무나 기뻐서 나는 흐느껴 울었

. <<어린 시절>> 중에서

 <2> 합평

문영일/설영신/이정희/김숙/최인식(존칭생략)

 


오길순   24-09-25 16:41
    
오반장님, 하루 사이에 가을이 왔나 봅니다. ^^

    흔히 관상은 과학이라는데,
고리키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습니다.
얼굴에 '신경질!' 이렇게 써 있는 것 같습니다. ^^

암튼 외할아버지의 외할머니를 향한 ' 내 마지막 사람'이라는 표현이 와 닿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영향력이 평생 가는 것 같아서 고리키에게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모두 가을 속의 행복하신 분들이 되기를 기원하며...
     
오정주   24-09-25 23:44
    
오선생님! 추석이 자니고 나니 가을이 왔네요.
고리키 얼굴 중에서  이 그림이 가장 잘 생기게 나왔는데도
 미간에 잡힌 주름이 '신경질'좀 낼 거 같네요.ㅋ
그 신경질로 대문호가 되고 <어머니> 같은 소설도 썼나봐요.

댓글 문을 항상 활짝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곽미옥   24-09-25 22:49
    
반장님  후기쓰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오길순 선생님이 벌써 다녀가셨네요..
    고리키 사진을 올리셨네요? 제일 잘 생긴 사진인가요? ㅎㅎ
    불우했던 환경이었지만 외조부모와  함께 한 어린시절이 고리키에게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게 한거 같아요.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의 어른의 영항력은 정말 중요할거예요.
    가을이 문턱에 오니 살거 같아요..지난 여름은 너무 힘들었네요.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요~~
     
오정주   24-09-25 23:47
    
어머니 간호하느라 힘든 여름을 보낸 총무님.
수고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이제 가을바람 불어오네요.
고리키 강의 넘 재미있었지요?
환경도 중요한데 그 환경이 오늘날의 고리키를 만들었네요.
담 시간도 기대되네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