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반 풍경
* 섣달 그믐날. 어떤 풍경을 그려 보았나요? 천호반은 '명절'이라는 대전제가 지워졌나봐요. 꾸역꾸역 강의실로 모여드는 회원님들. 명절을 잊으셨나요? 아니면 꿀맛 강의가 좋아서. 맞아요. 꿀맛 강의가 좋아 모이기를 우선했죠.
섣달 그믐날 풍경. 상상해 보셨나요? 맏아들이 언제쯤 오려나 긴 목을 뽑아올리며 연신 바깥을 응시하는 어느 할머니의 눈길, 아니면 맏종부의 젖은 손, 그것도 아니라면 세뱃돈을 계수하는 손자의 셀렘. 그믐날 풍경이 한 편의 소설을 쓰고 지나가는군요. 여러분은 어떤 풍광 속에 젖어 있나요? " 뭐? 지금 똥그랑 땡 만드는 중이라구요?"
♣ 창작 합평
* 이정애 님 < 잘 보이지 않는 것들> 오은숙 님 <'싼'을 기다리며> 김형도 님 <책을 내는 마음>
* 제목 : 주제를 반영한 '상징'
기억하기 좋게 (문장형 제목보다는 명사형 제목으로)
호기심 (가독성 살리기)
* 짧게 명료하게
너무 잘 쓰려고 문장을 미화 시켜나가다 보면 뜻이 모호하고 불분명해 집니다.
과잉 선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예: 명문대를 나왔다는 김 산부인과)
광고 문구는 연결을 피해 따로
* 첫문장, 마지막 문장 새겨 둡시다.
첫문장은 글의 방향을 제시하고, 가독성을 결정합니다. 첫인상이 좋아야 읽고 싶은 흥미를 몰아 옵니다. 또한 마지막 문장이 여운을 남기면서 독자들에게 상상의 이미지를 던지도록 신경 쓰셔야 합니다. 교훈이나 다짐으로 결론 짓지 않도록 노파심은 싹뚝 자르는 연습. 많이 해야겠죠?
* 적재적소에 맞는 문장이나 부호를.( 말 줄임표도 제대로 사용만 하면 긴 여운을 남깁니다.)
♣ 별미 맛보기 ( 아프고도 아름다운 멍에)
* 교수님께서는 우리의 문학 정서가 배고플 때 쯤이면 맛난 별미를 준비해 오십니다. 오늘은 이해인 수녀님의 작품과 권정생님의 < 몽실언니>를 들고 오셨습니다. 작품을 받는 순간 벌써 입속에 침이 고이고어금니가 절구방아를 찧으려고 들먹이는 걸 잠시 멈췄답니다. '가슴으로 찧어야지'
* 여기 의문이 생겼답니다. 불교 하면 한용운. 기독교라면 용혜원. 카톨릭하면 애해인의 시를 대표로 꼽을 수 있어요. 어찌하여 이해인 님의 시가 유독 전파력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그 이유의 첫째 : 단순 소박. 둘째: 그 발상은 인간적 셋째 : 투명한 표현, 간절한 정서, 청순한 울림.
* 언어의 집짓기. 별미를 맛 볼까요?
수녀
이해인
누구의 아내도 아니면서
누구의 엄마도 아니면서
사랑하는 일에
목숨을 건 여인아
그 일이 뜻대로 되지않아
부끄러운 조바심을
평생의 혹처럼 안고 사는 여인아
(중략)
누가 뭐래도
그와 함께 살아감으로
온 세상이 너의 것임을 잊지 말아라
모든 이가 네 형제임을 잊지 말아라
♣ 참새 '방앗간' (깔깔 수다)
* 오늘은 교수님이 차를 사시겠다는 선포가 떨어지기 무섭게 기립박수를 올렸습니다. 귀한 자리를 양보하기 싫어 쪼르르르 달려가 자리를 잡았답니다. 오늘은 비싼 자리값이랍니다. 어디 싸구려 정치판 이야기하면 "아니요". 얘기 실마리를 돌렸답니다. '소나기 사랑' 얘기에서 부터 '곁눈질.' 남자의 '질투가 무서워.' 또 별미 화제가 깔깔 수다로 번졌답니다. 제가 들은 얘기인데 모여서 웃는 엔돌핀이 혼자서 웃는 양보다 33배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천호반 참새 방앗간 엔돌핀 제작비 무료, 연출 무료, 진행 무료. 병원비 아끼시고 참새 방앗간으로 오세요. 웃음 치료. 건강에는 제일이랍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고 포동포동 여문 뺨, 방실방실 미소 담아 2월에 만나요.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