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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의 기도 (잠실반)    
글쓴이 : 박화영    25-01-14 17:15    조회 : 276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새해의 기도

이성선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새해엔, 아아

가장 고독한 길을 가게 하소서

당신이 별 사이로 흐르는

혜성으로 찬란히 뜨는 시간

나는 그 하늘 아래

아름다운 글을 쓰며

당신에게 바치는 시집을 준비하는

나날이게 하소서

 

20251월 잠실반 수업 후기는 유성호 교수님께서 골라주신 시 두 편을 감상하며 시작하였습니다.

교수님의 안식년 일정 관계로 롯데 잠실반 수업은 회원들과 교수님, 그리고 문화센터측의 협의로 사전고지된 날짜에만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1월의 수업 일정은 6, 13, 20일이며 2월은 17일과 24일에만 수업이 

진행됨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6일에는 우리 모두의 새해의 다짐을 생각하며 첫 강의를 시작하였고 13일인 어제는 분단 작가들에 대한 정보와 이해, 그리고 작품에서의 특징들을 공부하면서 모방을 불허하는 독자성을 지닌 김소월의 시 세계를 깊이있게 들여다 보았습니다.

 

우리 정서상 시 암송은 교육의 산물임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나만의 시 암송을 추천하시는 이유는 소리내어 암송하는 시는 또 다른 텍스트가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셨습니다.

그 사람의 언어는 곧 인격이므로 우리 모두는 나만의 언어로 누군가에게 언어적 기억을 남기고 가자는 다짐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매주 수업 후기로 또 다른 기억을 남겨볼까 합니다.

일상의 평온을 찾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기원하며 마무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