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무역센터반)    
글쓴이 : 박윤정    17-01-20 12:09    조회 : 16,265

수필을 쓸 때

설명하기보다는 묘사로 보여주라!

거의 매 시간 선생님께서 강조하는 주제이지요.

이번 수업에서는

설명하지 않는 또 다른 방법을 배웠습니다.

바로, 말줄임표 활용입니다.

일일이 말로 다 하지 않아도

... 이 안에 생각과 느낌이 다 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때로는 침묵, 혹은 말을 아끼는 것이

상대방에게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글 쓸 때도 말줄임표를 사용함으로

독자에게 그의 몫을 남겨두자는 것입니다.

 

쉼표나 말줄임표...

어찌 보면 사소한 요소들 같지만

작은 그 안에 큰 의미를 담을 수 있기에,

그런 자잘한(?) 것에까지 신경 쓰며 글을 쓰다 보면

사람이 치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니 글 쓰는 일은 피곤한 작업이나

그 정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우리에게 이롭다는 것이 선생님의 지론이었고,

여기서 등장한

미꾸라지 수족관 속 메기 이야기.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메기가 들어 있는 수족관 속 미꾸라지의 생존율이

메기가 안 들어 있는 수족관 속 미꾸라지 생존율보다 높다는 사실.

메기는 딱 먹을 만큼만 먹고 그만 먹기에

이쪽 수족관에서는 그 배를 채울 만큼의 미꾸라지들만 희생되지만,

저쪽 수족관 미꾸라지들은 긴장감이 떨어져 흐물대다가

자체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메기를 피하느라 고생하는 미꾸라지처럼

문장부호 하나에도 고심하며

적당한 피곤함을 감당하며 살자!

오늘 합평한 글

하진근, <장례식장>

신성봄,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리고 몇 가지 국어문법을 공부했습니다.

 1. ‘~로 풀이된다’ ~ ‘알려졌다’ ‘~로 판단되어진다

이런 식의 피동형 문장을 피하자.

선생님이 나눠주신 신문자료에 따르면

피동형 문장에는 주어가 생략된다.

풀이된다고 하면 누가 풀이하는 건지, 지적된다고 하면 누가 지적하는 건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주체를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숨기는 문장 구조라고 합니다.

 

2. 비록 문법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필요하면 ‘-었었-’을 사용하자.

: 요즘 하루에 담배를 얼마나 피워?

: 하루 한 갑 피워.

: 담배값 인상 전에는?

: 그때는 하루에 한 갑 조금 넘게 피웠었어.

  이처럼 과거 사건과의 대조 또는 현재와 단절된 과거를 표현해야 할 때는 었었을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었었은 의미를 더 분명하게 전달하고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번 학기 다시 돌아오셔서

더욱 반가운 고윤화 선생님,

호박꼬지 오랜만에 먹어 보니 더 맛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학기 중인데

아쉽게도 고별사를 들어야 했지요

이종열 선생님...

개인 사정으로 이제 무역센터반과는 이별하고

압구정반으로 거처를 확정하시겠다는 폭탄선언이었습니다.

아무리 한국산문 한 식구라 해도,

늘 거기 계실 줄 알았던 분이 떠나시니,

머무셨던 시간만큼이나 그 빈 자리가 클 것 같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못 뵌 이건형 선생님,

궁금하고 뵙고 싶습니다.

 

송경미 선생님,

의미있는 활동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귀합니다.

 

주기영 선생님,

미국도 많이 춥지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다가 오시길 바래요.

이옥희 선생님,

학원 일 마치고 봄학기에나 뵙는건가요?

능력자(!)이심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손주 돌보느라 바쁘실 고옥희 선생님,

시어머님 간호로 분주하실 심재분 선생님,

성지순례 중이실 김화순 선생님,

그리고 장정옥 선생님, 하다교 선생님

다음 시간에는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윤정   17-01-20 12:24
    
많은 눈이 내린 날...
수업 후기 막 완성하고 나서 들은 부고에
가슴이 먹먹하고 숙연해집니다.
백화점 공사하느라 코엑스 한켠에서 수업할 때까지도
분당에서 전철 갈아타며 열심히 나오셨던 
박순우 선생님께서  오늘 아침     
별세하셨다고 합니다.
한동안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부고로 접하게 되니 죄송스럽고 허망할 따름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심재분   17-01-20 21:29
    
모처럼 컴 앞에 앉아 봅니다.
정성스럽게 올려주신  후기  잘 읽었습니다.
반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글 쓰기는 엄두도 못내고 있네요.
점점 자신이 없어져갑니다. 의무적으로 써야 할 텐데 말이죠.
공사다망하여 일주일이  너무 빨리 지나 갑니다.
자고 일어나니 새하얀 눈이 많이 내렸어요. 빙판길 조심하세요.
그리고 얼굴을 한 번도 뵙지는 않았어도 아쉽습니다.
심재분   17-01-20 21:30
    
박 순우선생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주기영   17-01-21 01:08
    
윤정반장님
고맙습니다.
그대의 수고와 마음에...
부족한 제가 결석까지 하고 있으니 참 큰일입니다.

겨울답지 않게 영상 기온인 필리의 요즘,
얼마나 큰 추위를 몰고 오려고 움츠리고 있나 싶어
안심이 되질 않는 날들입니다. 

이종열샘의 폭탄 선언...이 있었군요.
가는 이, 붙잡지 않고
오는 이, 아무나 반기지 않는 제게도 상처가 되네요.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마음을 돌려주신다면...참 좋을텐데.

박순우선생님, 영면소식을 듣습니다.
따님이 보내준 옷을 입고 단추 하나하나 만져가며 흐뭇해 하시던 모습이
너무 선명해서 아프네요.
기억따윈 중요치 않은 그곳에서, 편히 쉬시며 지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이런 저런 우울이, 눈속에 덮히면 참 좋겠습니다.
무역센터반 문우님들~~ 힘내길!
-노란바다 출~렁
박윤정   17-01-23 11:33
    
심재분 선생님
반갑습니다.
댓글에서, 정 많은 심 선생님의 온기를 느껴봅니다.
자신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의무인 후기쓰기로 버티는(?) 저도 있습니다.
재분 선생님,   
바쁜 가운데도 글감 모으시며
건강하게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생기를 북돋는 주기영 선생님의 답장,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마지막 한 줄 말씀처럼, 힘내겠습니다.

금요일에 김응교 교수의 윤동주 특강을 들었습니다.
익숙한 이름이라 큰 기대감 없이 접한 그날의 윤동주는
이전에 알던 그 윤동주가 아니었습니다.       
양파껍질과도 같은 그의 생애와 시세계를
제 필설로는 제대로 다 표현할 수 없어,
혹시라도 도움이 되실까 하여 링크 하나 걸어둡니다.
한국산문에도 달마다 인문학 글 실어주시기도 하는
김응교 교수님의 윤동주 강의 안내입니다(클릭하시면 바로 연결됩니다.)

 http://www.gycenter.or.kr/sub03/sub01.php?ptype=view&idx=6961&page=1&code=libr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