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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밀한 수요반" 6월 14일 (무역센터 반)    
글쓴이 : 이신애    23-06-14 19:54    조회 : 1,407
저는 도둑입니다. 
세상 것을 훔쳤지요.
오늘은 파스칼 키나르의 소설 제목을 쬐금 훔쳐왔지요.
그래도 훔쳐왔다고 자수하면 죄가 가벼워진다고 해서리...
그래서 저는 도둑이지만 조금만 도둑입니다.

인생살이에 부침 浮沈이 있듯이 모든 것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
갈 때도 있는것이지요.근데요. 저는  안내려가고 꼭대기에 그냥 있고 싶어요. 
"인연은 만드는 것이다." 
이건 등록 했다가 환불한 사람에게 한 얘기예요. 
정말 잘해주려고 애쓰는데 왜들  안나오실까요?
그 분들은 정말 황금같은 기회, 아니 인연을 놓치신 거죠.불쌍해라!

쌤 소설의 삼분의 일은 본인의 체험,삼분의 일은 허구,나머지는 주변 사람 얘기.
라고 하셨어요. 에구  이제부터 작가한테는 아무 얘기나  안할래요.

이야기는 몸속에서 먼저 써진다고 하셔서 공감했어요.
글이란 머리로 낳은 내 새끼니까요.

글 요청이 오면 살펴봐야 할게
1. 원고료를 주느냐?
2. 운영진이 누구냐?
원고료를 주지않는다고 하면 글을 주지 말래요. 
이 말이 마음에 드네요. 머리로 낳은 내 새끼를  공짜-때로 책 2권을 주고 끝-로
주다니 속이 상했거든요. 

역시 우리 쌤이 최고예요. 

그런데 정 반대의 말씀도 하셨어요.
글이 때를 잘 만나면 베스트 셀러 혹은 스테디 셀러가 될 수 도 있으니 많이
노출시키라구요. 
잉? 원고료는 고사하고 공짜로 , 날로, 털도 안뽑고  원고를 보내라는데요?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옥상에 올라가지 말라' 고 하셨어요.
근데 말예요. 정말로  옥상에 올라간 사람이 뉴스에 나왔잖아요. 그거 우울증
때문일거래요. 근데 글을 쓰면 치매도 안걸리고 우울증에서 해방될텐데 왜 
이 좋은 방법을 모르는 걸까요?

오늘은 글이 두개 있었어요.
   성혜영:공감공유 
   김종순: 사회주의, 공산주의
하나는  크리틱이 생각 안나구요. 나머지는 정말 어려운 것을 잘 
정리했더라구요. 덕분에 갑론을박 하느라 수필의 종류에 대해 또 배웠지요.

'수필은 supil 이다.
우리 그렇게 부르자.'
'수필은 바다다'
온갖 더러운 물이 들어가는 바다. 쓰레기도 들어가는 바다. 더러운 꼴 보기
싫으니 쓰레기같은 글은 쓰지 말아야 겠어요.

여기서 쓰레기에 대한 글을  하나 놓습니다.
"제 손으로 버리고/더럽다고 하지 않기를// 부디 내 이름으로 /
누구도 불리지 않기를//훗날에 나를 버린만큼/짊어지지 않기를"   
                         -양희영 '쓰레기의 기도'

저는 요, 세상것  훔쳐도 쓰레기는 안 훔칠래요.근데 쓰레기가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것이 문제네요.

오늘은 정말 저 혼자 외롭게 앉아서 공부했어요.
제 뒤에 앉던 분들이 몽땅 결석하셨거든요.
놀러갈 때는 저도 데려가 달라고 저번에 말했잖아요. 근데 왜 혼자
가신거예요.? 앞으로 오늘처럼 말없이 가면 마구마구 미워할래요.
텅 빈 자리를 보면서 로마의 멸망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요.

'바닥까지 내려간 것은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으므로 반드시 떠오른다.'
저는 이 말을 믿어요. 
이거 훔쳐온 거 아녀요. 제가 생각해낸거예용.아니라는 분은 댓글로 
말해보세요.












송경미   23-06-15 06:15
    
이신애선생님의 타고난 이야기 실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조금 지각했더니 중요한 얘기는 앞에서 다 이루어졌군요.
덕분에 확실히 공부했습니다.
원고료 안주면 글도 주지 마라, 자꾸 노출시켜야 다른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쓴 글이 빛을 보려면 잘 쓰는 게 첫 번째지요?
그게 자신 없으니 원고료를 따지기는 커녕 실어주기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비굴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거 아닌가 싶네요.
좋은 글 많이 씁시다요!
성혜영   23-06-15 13:44
    
격식없이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글솜씨가 탁월한 이신애샘.
실망은 커녕 내비두면 독특한 차원의 장르로 자리잡을 듯, 매력있어요,
게속 내비둘탱게 이 자리를 빌어 나래를 펼쳐보아요. 홧팅!

어제 받아 온 세 편의 수필을 읽으니, 공통적인 게 있네요.
장애 내지 다리관절이 속썩이는 씁슬한 그런게 겹쳐져서 놀랐어요.
우연의 일치가 신기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