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영 반장님과 신재우 모범생께서 결석하셔서
가끔 결석하는 불량한 제가 후기를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1교시에는 지난주에 이어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를 공부했습니다.
교수님은 나쓰메 소세키가 대학 제자의 실화를 소재로 아사히 신문에 연재를 했는데
그 제자가 신문에 실린 소설을 보고 주인공이 자기인 줄 알았다는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글 쓰는 사람 옆에는 가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언제 내 이야기가 글로 될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그 제자가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출판했다고 하니 부러운 스승과 제자입니다.
<<산시로>>는 구마모토 시골 출신 산시로가 동경제대에 입학해
도쿄의 신문물과 신여성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주인공 산시로에게는 세 개의 세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머니로 상징되는 두고 온 고향이고
두 번째는 대학의 이끼 낀 벽돌 건물입니다.
그 세계는 귀중한 먼지가 내려앉은 책들로 둘러싸인 넓은 열람실이며
대학에서 만난 교사, 과학자, 화가, 철학자들입니다.
세 번째는 아름다운 여인과 신문물입니다.
산시로가 어떤 길을 택할까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산시로가 잠깐 결혼을 생각했던 신여성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소설 서두에 ‘베짱이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산시로는
‘스트레이 십, 스트레이 십(stray sheep, 길 잃은 양)’이라고 중얼거리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교수님은 성서적 실존론의 유형으로 스트레이 십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산시로 뿐 아니라 어쩌면 우리 모두 스트레이 십이겠지요.
2교시에는 헤밍웨이의 <<여자없는 남자들>> 중 <간단한 질문>을 공부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인데 네 쪽 반짜리 소설에 동성애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 대단한 빙산이론의 소설입니다. 문해력이 떨어지는 저는 그걸 놓쳤는데 수업을 들으며 이해가 되었습니다.
정말 헤밍웨이는 대단한 작가입니다.
오늘로서 가을 학기 수업이 끝났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혜화동 문학기행이 기대됩니다.
아름다운 가을 만끽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