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반 풍경
* 입춘이 지난 날씨가 다시 기세가 당당합니다. 털오바깃을 올려 세워도, 목도리로 둘둘 감아도, 바람끝은 양 뺨을 때리고 지나갑니다. 하나 천호반 학생들 바람 끝에 항복할 기미는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교실안은 꽉꽉 들어찼답니다. 김광수 선생님 출판기념을 마치고 천호반 결속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수필의 감칠맛’에 퐁당 빠져버렸답니다.
♣ 창작합평
박병률 님 <하늘물터>
이마리나 님 < 나이는 숫자라지만…>
김경옥 님 < 꿈>
홍정현 님 <그날의 해피엔딩>
김형도 님 <기나긴 밤>
* 5편의 글이 나왔어요. 주변의 소제를 놓치지 않고 반전을 보이기도 하고, 꽁트형의 깜직한 맛을 살려 독자에게 가독성을 높이는 글도 많았답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교수님 말씀은 아닙니다) 글쓰기를 할 때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을 학대하는 싸움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면에서의 울림을 종이 위로 토해내 ‘나만의 순간’을 표출할 때 수필은 쑥쑥 자라나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것은 ‘반전’의 효과를 살리라고 강조하셨어요.
?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쓰지 말라 : 과잉 표현은 글 맛을 떨어 뜨립니다.
? 목적격조사도 제자리를 지켜야 문맥이 통한다 : 시에서는 조사가 생략할 수도 있으나
수필은 조사의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 이야기 법칙 : 기대하는 예상에서 엉뚱한 반전으로 흥미 유발을 자극하랍니다.
? 꽁트의 기본은 반전
? 노파심의 잔소리는 이젠 그만.
? 제목, 첫 문장, 끝 마무리 매우 중요
♣ 건망증도 데리고 살자
* 나이에 연연하지 맙시다. 열정만 있으면 80대도 청춘이랍니다. 건망증에 고민하십니까? 뇌세포는 23살부터 하루에 십 만개 씩 사라집니다. 그 많은 뇌세포의 2%만 쓰고 죽는다니 어처구니가 없죠. 아인슈타인은 4%를 쓰고 죽었다나요? 우리 수필반 문우들은 치매 걱정은 뚝! 건망증. 이건 병 아닙니다. 나이 들면 따라붙는 상습범. 그냥 데리고 살자구요.
♣ 나는 아름답다 ( 교수님 글 )
* 오늘 별미는 교수님 글이 소개 되었답니다. <날 저물도록 한 사람의 소식을 기다리며>를 소개하셨습니다. 나를 사로잡는 매혹스런 문구가 자석처럼 따라 붙었습니다.
* 많이 흔들리고 비틀거릴수록 중심은 더욱 견고하게 자리 잡는 것을 알았다.
* 꽃가마보다 꽃상여가 훨씬 더 화려하며 장엄했던 건 어인 까닭이었는지.
* 별이 지면 꽃이 아프고, 꽃이 아프면 바람의 그림자가 밟히는 사연.
* 이 문자의 나열에서 정맥에서부터 곧장 펜으로 옮겨지는 이 ‘영의 산물’을 두손으로 받아 한 웅큼 마신 듯한 짜릿한 전율! 200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독점한 교수님의 심장 고동이 소개되는 순간. “나는 아름답다. 책 구하러갑시다.” 천호반에서 인기 재 발동. 작가는 위대한 애인
♣ 참새 방앗간
* 참새 방앗간 오늘도 맹 가동 중. 어느 회원 왈 ‘수필반에 와서 난 그동안 무엇을 했던가?
왜 진작 이 곳을 몰랐던가?’라고 말씀 하더군요. 우리 방앗간 세금 No, 나이 불문, 성별 No. 누구나 환영합니다.
오늘은 반장님이 출장 중이라 이쁜 홍티가 기수를 들었죠. ‘금상첨화’란 말이 딱. 반장님의 노련미와 세련미에 총무님의 청순미. 내가 총각이 아니길 천만다행. 총각이었다면 오늘 밤 잠 못잡니다. 왜? 글쎄올시다.
오늘 차 값은 박소현님이 지갑을 열었답니다. 김광수 선생님의《덩굴째 받은 인생》출판 기념을 마치고 박수가 진동했고, 제가 수필쓰기를 백 번 잘했다는 아름다운 다짐을 심장에 꼬옥 묻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