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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우리들의 우주    
글쓴이 : 노정애    14-08-01 20:36    조회 : 3,578
금요반 오늘
날씨가 더웠습니다. 여름이라 당연하겠지요. 시원한 곳에서 공부하는 재미는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음을 저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교실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좀체 자리를 뜨지 않으려다 보니 수다가 좀 길어졌습니다. 덕분에 시원하게 하루를 잘 보냈습니다.
 
여기 저기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결석계 미리 내신 오윤정님, 강수화님 다음주에는 꼭 나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소식 없이 못 오신 황경원님 무슨 일이 있으신 것인지 저희 모두 걱정했답니다.
오늘은 소지연님이 간식으로 빵을 준비해주셔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요렇게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송교수님이 반팔 티셔츠차림으로 오셔서 너무 젊어 보이셨답니다. 저희 모두 좋아 보인다는 말에 반바지 안 입고 온 것을 다행으로 알라고 하셔서 여기 저기 웃음꽃이 활짝 피었답니다. 교수님의 유머를 어찌 당할까요.
휴가철이라서인지 글도 잠시 쉬나봅니다.
오늘 합평한 글은 한 작품이었습니다.
 
안명자님의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결혼 2년차였던 28살 동생을 떠나보낸 이야기입니다. 동생을 떠나보낸 곳이 대구의 한 병원 이였는데 그 뒤편에 청라언덕이 있었다고 합니다. 삶과 죽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가슴 먹먹한 사연을 글로 쓰며 안명자님은 또 얼마나 울었을까요.
 
송교수님의 평
좋은 글입니다. 안명자님의 글에는 소녀적 감상이 들어 있습니다. 글이 누구를 향해서 쓰는지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독자에게 필자의 마음이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쓴 노래가사에서 보여주는 주제는 글의 앞에서부터 풀어쓰며 넣어 줬어야합니다. 사후의 주제를 염두에 두고 동생을 생각해서 풀어썼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강수화님의 <결혼 이야기-13>
지난번 글에서 선본 남자와 결혼까지 결심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사람임을 어머니는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이 일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다시 고민이 시작됩니다. 어디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강수화님.
 
송교수님의 평
강수화님이 결석이지만 그래도 글을 참 잘 쓰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막힘없이 쓰면서 소설적 요소들을 잘 넣어 읽는 내내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정말 잘 쓰시는 분입니다.
 
여유로운 시간 덕에 다른 공부들을 많이 했습니다.
 
<나의 초상>
자신을 바라보는 짧은 글입니다. 30년 전에 그린 초상화를 다시 찾아서 보니 너무도 달라보여 한편의 시를 씁니다.
 
그 옛날 그려 둔 화상을 보니
귀밑머리 푸르른 청춘이구나
얼마나 긴 세월을 지나왔느냐
그때의 성한 모습 다시 만났네
 
이 화상 다른 이의 것이 아니라
오늘날 나의 몸의 전신이라네
손주 아이놈들 도무지 몰라보고
이게 누구냐고 서로 바라보네
 
이글을 저희들에게 읽어주신 이유가 손자자랑 말고 자기를 바라보는 글을 쓰라고 랍니다.
 
<푸른 그늘이 좋은 운금루>
운금루라는 정자에 관한 글입니다. 이런 글을 쓸 때의 짓는 법을 염두에 두고 이 글의 질서 정연한 논리와 표현의 적합함이 좋은 글이라 글쓰기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사슴을 쫓아가느라고 산을 보지 못하며, 돈을 움켜쥐느라고 사람을 보지 못하며, 터럭 끝은 살피되 섶을 실은 수레를 보지 못하는 이는 오직 한가지만을 생각하므로 눈이 다른 데 미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요런 좋은 표현이 담긴 문장도 있습니다. 묘사와 순서에 신경 써서 쓴 좋은 수필이랍니다.
 
그리고 송교수님이 쓴 소호기(巢號記)입니다.
교수님이 마련한 둥지에 이름을 짓는 이야기를 쓰신 것이지요.
그곳의 이름은 Mubuloeso
한자로 쓰면 무불뇌소(無不惱巢) ‘고뇌가 없을 리 없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멋진 글인데 다 올리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이 글의 마지막에 그것은 포츠담의 궁전만큼이나 크고 사치한 나의 우주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 공간에 대한 교수님의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저희들이 공부하는 이곳도 회원님들 마음에 하나의 우주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오두막이라도 좋으니 나의 우주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 보았답니다.
공부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정을 쌓으며 글까지 쓰니 어쩌면 이곳은 우리들의 우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수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합평 글이 많이 나올 때도 좋지만 이렇게 합평글이 적을 때 교수님이 챙겨 오신 교제로 하는 공부는 매우 알차답니다.
 
맛난 점심을 먹고 수다도 길게 하고 장소를 바꿔
간식내신 소지연님이 오늘은 팥빙수와, 부드럽고 달달한 빵, 커피까지 사주셨답니다. 시원한 곳에서 먹는 빙수와 커피가 좋고 함께한 님들이 좋아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었답니다.
소지연님 오늘 덕분에 너무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덥지만 그래도 즐거운 주말되세요.

안명자   14-08-01 22:31
    
와 일등이닷!
몸놀림과 신속하기가 빗살같은 울 총무님.
이리도 오늘 수업 일목요연하게 신속히 올리셨군요.
참석 하시지 못한 문우님들에게 좋은 후기로 남을 것 같습니다.
소지연샘 더위에 비실비실 하는 우리들에게 힘이되고
기쁨이되는 후식과 간식 많이 땡큐입니다.
좋은일 많이 있으시어 자주 부탁드립니당.
울님들 무더위에 건강하옵소서.
     
노정애   14-08-02 07:32
    
일등!
안명자님.
마음 예쁘셔서 제가 꼭 닮고 싶다고 한 말 기억하시죠.
역시 요렇게 정성을 담아주시니
그저 감사하지요.
어제 소지연님이 간식과 후식을 거하게 쏘신 이유를 들어봤더니
"몸 팔아서 번 돈"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지난번 반장님과 함께 탄 차에서 일어나 접촉사고로
얼마전에 합의금을 조금 받으셨다고.
그 돈으로 저희 금요반 님들을 마구마구 행복하게 해주셨던 거지요.
다시 생각해봐도 그만하기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뿐입니다.
안명자님도 아프지 마시고 조심하세요.
          
소지연   14-08-02 08:34
    
쉽게 판 몸치곤 꽤 괜찮은 합의라
계면쩍어 널리 공표도 못하고 쭈볏쭈볏.
총무님 언능 알고 등 긁어 주시니
다행했던 운으로보면 좀은 짠 듯한 메뉴.
그래도 모두 싱글벙글, 말꺼내기 잘했지..
그간 지난 한달이 새록새록, 맘고생 몸고생.
글공부 없었음 후유증 그리 빨리 갔을까.
에고 제발 이제 부턴 삼재든 이든 누구든 Sans souci!
마지막으로 선보인 친근한 주제,
주역의 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 가벼워라.
김진   14-08-01 23:22
    
야  2등이다.    안명자 샘  여전하시네요.  더위에 공부 하시느라
  고생 하십니다.  아마도 몇달 더 지나면  김진이란 이름도 잊겠지요,
  할수 없지요,  이즈라면 잊으라지 그까지꺼 뭐,  그냥 멋대로 살다가 가는거지뭐
  지구에서  그 만큼 살았으면 됬지뭐 ,  인생  별거냐,  그래도 연애는 해야지,  그래도 다른거 보다 좋아,
     
노정애   14-08-02 07:37
    
김진 오빠
더위에 행복하신가 봅니다.
댓글에서 힘이 넘치시네요.
연애하면서 글도 쓰시면 좋을텐데...
그래야 서로 축하도 해주고 이야기도 들어주고 할 텐데...
자꾸 한국산문에서 달아날 생각만 하시니
연애가 깨지라고 기도 드릴 수도 없고 속상합니다.
연애 더 잘되게 빌어 드릴테니 그냥 가을학기에 나오세요.
김진이란 이름 쉽게 잊히지 않는답니다.
그러니 언능 나오세요.
기다리는 사람이 이리도 많은데...
     
임옥진   14-08-02 23:56
    
공부하느라 고생은 뭐... 즐겁기만 합니다.
공부가 이리 즐겁기만 하다는 걸 옛날엔 왜 몰랐을꼬.
김진 샘, 많이 궁금하시죠?
ㅎㅎ
오윤정   14-08-02 00:26
    
짧은 장마가 지나고 나니 폭염.
그래도 울 사슴 선생님들께선 향학열에 더위도 잊으시고요.
건강한 여름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반장님 지난 주 수업 후기. 총무님 오늘 후기 감사합니다.
     
노정애   14-08-02 07:38
    
넘 오래 못 만나 엄청 보고싶습니다.
어제 수업은 오윤정님이 엄청 좋아하셨을텐데...
아쉽기만 합니다.
빨리 일 끝내시고 오세요.
노정애   14-08-02 07:27
    
앗!
후기를 쓰고서야 알았습니다.
조순향님께서 휴가로 결석계 내셨다는것을
어쩐지 많이 허전했답니다.
부디 이름 빼셨다고 서운해 마시고 담주에 꼭 나오셔야합니다.^^
     
소지연   14-08-02 08:39
    
총무님 알 만합니다, 빼뜨리신 걸.
워낙 계셔도 안계신 듯, 안계셔도 계신 듯하시니.
눈가가 말한 '산사의 고즈넉한 그늘'께서
멀리서도 저희 맘을 아실 것만 같네요
소지연   14-08-02 08:48
    
꽉찬 8월의 초하루였습니다, 어제는.
한편 씩만 나오는 글들이 금값이 되고,
교수님이 가져오신 세편 예문들이 그윽한 향기를 내던..
'Mubuleoso' 의 야릇한 긴장감이 금요반 교실까지 전해 온  그 시간에
전 웬지 희안한 결속감까지 느꼈는데 딴님들도?
안명자   14-08-02 09:57
    
소샘, 당연히 그 느낌 같지요.
' Mubuleoso'는 인생이 가는 진솔함 속에서는
반드시 있을 것 같아요. 소샘의 환하고 넉넉한 마음에
끈끈한 정마저 느낍니다. 암튼 교수님의 깊으신 학문과 가르치심, 유머에
아~~저절로 감탄 연발.ㅎㅎ
강수화   14-08-02 17:56
    
스무명은 넘고 서른 명은 못되는 손님을 집에서 치르고 기진 맥진해 있습니다.

'무불뇌소'가 '무소의 뿔' 로 자꾸 읽힙니다.
무식한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그 강의를 듣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공부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정을 쌓으며 글까지 쓰니 어쩌면 이곳은 우리들의 우주'
이 말에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우리들의 우주'
참으로 심오한, 함축된 의미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저희가 없는 자리 소지연 선생님께서 '희안한 결속감'을 느끼셨다니 얼마나 서운하던지요.
몸 판 돈, 저희는 먹지 못했으니 오윤정 샘을 비롯해 결석하신 몇 분과 저에겐
따로 현금으로 조금씩 나눠 주실 줄 믿습니다.

한 주 결석했더니 입안에 가시가 돋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은근히 학구판가 봐요.
김진   14-08-02 23:46
    
노총무의 김진오빠란 말에 기분이 업....
    소샘의 몸판돈으로 뭘 사서 나눠 먹었다구요,  깜짝  놀랐우,
    옥진반장님에게  아니 받쳤으면 일단 입원하고 합의금 탈수있는데
    와 그리 바보처럼.... 그랬지.  누어만 있어도 적어도 만원짜리 100장은 받을텐데,......

    일과 연애가 합치니 금반에 복귀 할 틈이 없네요,  남자 70이  넘으면  금반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풍문이 돌았다는데,  누가 반긴다고 ?  복귀를.......  안그래요 ?  총무님,
     
임옥진   14-08-03 00:01
    
아, 그게 좀 그렇더라구요.
그냥 병원에 가서 눕는다는게 영...
세상 우리같은 사람만 있어야 하는데.
그쵸, 소샘?
          
소지연   14-08-03 08:24
    
반장님,
아픈 날은 속상하고 덜한 날은 엄살쟁이 같은 기분.
끝내고나니 속시원도 하구먼요.
우리 룸메이트왈, " 입원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