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총 4편의 글을 합평했습니다.
우연히도 다 처음으로 내는 글들이었기에
어떻게 쓸 것인지 방향을 제시받는 시간이었습니다.
박인숙샘의 <쑥 예찬>은 쑥을 따다가 여러 형태로 활용해서 먹으며
쑥이 주는 효용 등에 대해 쓴 글입니다.
쑥에 대한 정보가 많으므로 사생활을 더 넣어야 합니다.
엄마와의 추억이 언급되어 있지만 엄마와 함께 쑥을 캐던 기억과
쑥처럼 억세게 살아온 엄마를 그리며
나도 그렇게 살기를 바랐던 엄마의 마음을 쓰는 게 좋습니다.
구어체는 대화체에서만 써야 합니다.
가령 ‘아님’이란 말은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이므로 쓰지 말아야 합니다.
‘쑥을 캐러 멀리 나갔다.’고 쓸 때는 구체적인 장소를 밝혀야 합니다.
결론 부분에서는 쑥향이 퍼지는 거실을 묘사하며
쑥차를 마시며 정화됨을 느낀다고 마무리를 하면 좋겠습니다.
문정혜샘의 <아름다운 간격>은 부부사이의 심리적 거리에 대해 쓴 글입니다.
요즘 세태를 거론하며 가족 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많다는 얘기로 서론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 예로 이혼율 증가 존속살인, 가족 햬체 등을 들면 되지요.
안전하고 평화로워야 할 가족이 왜 붕괴될까요?
간격 즉 미적 거리, 심리적 거리를 지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거리가 지켜지지 않기에 억압적, 폭력적인 관계로 악화되며
남편과 아내간의 불신 때문에 블랙 코미디와 같은 유머가 생깁니다.
현실을 풍자하는 유머를 통해 여자들은
가부장적 제도나 남존여비에 억눌렸던 스트레스를 카타르시스합니다.
여성도 똑같이 배우고 사회적 지위도 향상되었지만
아직도 현실은 여자들이 억압받고 있기에
남성 중심주의에 대한 반작용적 현상입니다.
일부만이 특혜를 받고 나머지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1등만이 기억되며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신자유주의가 가족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암울한 현실을 벗어 나고 싶은 소망과 그 좌절감,
군사 정치 문화에 대한 냉소적 태도와 무력감,
현실적 삶의 위선과 억압에 대한 비판과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구를 드러낸 시입니다.
국가 이데올로기가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 훼손합니다.
국가의 존위보다 개인의 안전이 중요합니다.
한지황의 <피아노와 친구들>은 독주할 때의 피아노 연주보다
다른 악기와 협연을 할 때 하모니의 좋은 점을 이야기 한 글입니다.
독주와 협주의 차이점을 말하고 협주의 좋은 점을 써야 합니다.
하나하나 개성이 강한 악기들이지만 하모니를 이루어 청중들의 귀를 즐겁게 하듯이
사회 구성원들도 개성은 다르지만 서로 호흡을 맞추어 앙상블을 만드는 것이
공동체의 원리라는 식으로 풀어나가면 됩니다.
박래순샘의 <윤희>는 고등하교 시절 단짝 친구 윤희와의 추억을 쓴 글입니다.
추억담은 항상 역순행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문에서 기사를 보고 서독 간호사로 떠난 윤희를 떠올리면 됩니다.
추억담은 구체적으로 써야 합니다.
독자들이 그 정황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학교 주변을 묘사하고 나누었던 이야기나
즐겨 듣던 음악도 정확하게 써야 합니다.
좋아했던 선생님의 인상착의도 옷차림, 키, 말투 등을 동원해 구체적으로 써야 소설같은 수필이 재미있어집니다.
남편에 대한 애증, 자식에 대한 염려, 교육현장에서 보고들은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소재로 삼고 있는
양정자 시인의 시집 <아내일기>가 좋은 예가 됩니다.
위대한 남편/양정자
지난 밤 우리가
미친 짐승처럼 얼크러져
부끄러운 살의 장작불을 활활 태운 그 이튿날
그대는 갑자기
안면 싹 바꾸려 한다
밥상에 반찬 시원치 않다
와이셔츠 단추가 떨어졌다
용돈이 너무 적다는 둥
목소리도 당당하게 위엄 떤다
지난 밤 흠씬 짓눌리고 짓뭉개진
행복해진 그대 마누라
다시 한 번 정신나게 짓밟으려 한다
그지없이 가련하고 귀엽도다
내 하나뿐인 사내 그대여
내 겉으로는 그럴 때, 그대가장 위대한 사내로 여겨주리라
이처럼 남편에 대한 양 시인의 애증 표현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매우 적나라하며
진실을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힘이 넘쳐납니다.
꼼꼼하게 합평을 해주시는 스승님 덕분에
우리는 무엇이 문제이고 잘못되었는지를 깨닫습니다.
명쾌하게 지적해주시는 스승님이 계시기에 참 든든합니다.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8월 첫 수업을 했습니다.
간식비로 쓰라고 거금을 내놓으신 문정혜샘 덕분에 당분간 간식 걱정은 없을 듯 합니다.
박인숙샘이 따끈하게 쪄오신 옥수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알뜰히 챙겨주시는 샘들 고맙습니다.
이제 막바지로 접어드는 여름학기지만 열띤 독서모임으로 더위를 이겨나가고 있지요.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