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반 수업일기
오늘은 수업시작하며 <한국산문>1월호를 먼저 했습니다.
1월호에 실린 글들을 보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체적인 송교수님의 평.
어떤 수필이 좋다 나쁘다는 없습니다.
형식을 의식하지 마세요. 소설적, 시적, 희곡적 수필 어떤 것이라도 독자가 읽었을 때 영양가 있는 글을 써야합니다.
형식보다는 내용이 충실한 글을 써야합니다.
1월호에 실린 조용만 선생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학교에 있을 때 함께 했습니다.
그 글을 읽으며 그분을 생생하게 접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합평의 시간.
정지민님의 <초록펜스 안의 사람들>
오랜만에 정지민님께서 내신 글입니다. 글 좀 쓰라는 말을 하면 테니스 친다고 바쁘다는 이야기를 하곤 해서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테니스 치는 재미에 빠진 작가. 무엇을 하든 한 번에 두 가지 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20년간 테니스를 치는 작가의 체험담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글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해박한 지식과 사색적인 느낌이 잘 어우러진 글입니다. 한때 부상으로 테니스를 그만두려고 할 때 잘 이끌어준 고마운 분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해 20년을 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작가가 참 대단해 보였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좋을 글이고 잘 쓰인 글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글을 쓸 때는 조금 편안하게 쓰면 좋겠습니다. 글이 어렵게 등장하고 어렵게 끌고 갑니다. 응축을 경계하고 초점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해야합니다.
이글은 한 번에 완을 받았습니다. <한국산문> 3월호로 갑니다.
김종승님의 <며느리 보고서1,2>
언젠가 임교수님의 수업 시간에 아들의 결혼식장에서 낭송하기 위해 쓴 글이라고 가져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시의 형식으로 쓰인 글입니다. 진짜 이 글 1편은 그날 결혼식장에서 읽었지요. 덕분에 식장의 분위기가 더 좋아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 멋진 분임을 다시 한 번 봤습니다. 2, 3... 형식으로 계속 쓰시겠다며 내신 글입니다. 작가는 아버지의 사진을 벽에 붙이고 합평을 받았답니다.
며느리를 맞이하면서 느낀 달콤한 행복이 담겨있습니다. 새로운 식구를 맞으며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젊은 시절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하는 작가의 모습도 좋은 글이 되게 했습니다.
송교수님의
아버지 어머니를 넣어서 글이 살아있습니다. 시의 형식이 아니라 글을 다 합쳐서 산문의 형식으로 쓰면 더 좋을듯합니다. 오래 남길 글이라면 재미를 위해 넣은 궁둥이 부분을 빼는게 좋을듯합니다. 재미있게 잘 쓰셨으니 계속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예님의 <재첩국>
글을 배우고 처음으로 책<부산사람 부산이야기>에 실렸던 글이라고 합니다. 거의 15년 전에 쓰신 글입니다. 어린 시절 먹었던 재첩국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재첩국을 먹고 황달을 고쳤으며 새벽이며 그것을 파시던 행상 아주머니를 추억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원예님 덕분에 저도 그 시절로 가는 추억 여행을 했습니다. 요즘에는 없는 재첩국 낭만이 있었지요.
송교수님의 평.
이글은 다시 쓰셔야합니다. 글을 너무 공들여서 썼지만 전체적 내용에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요란하게 가지 말고 쉽게 가야합니다. 편안하게 쓰십시오. 초점을 향해서 가십시오.
전 모처럼 추억여행을 해준 원에님의 글이 형식을 떠나 좋았습니다. 잘 다듬어지면 더 좋아지리라 기대합니다.
김옥남님의<대관령>
작가의 고향 삼척. 10살 때 서울로 왔지만 어린 시절 대관령을 넘었던 기억과 대관령의 사계 그리고 횡계에서 강릉까지 굴이 뚫리면서 오르지 못했던 영마루를 오른 일 등이 글 속에 있습니다. ‘인간의 문화나 문명은 이렇게 잔인함을 안고 생성되는 것이리라.’ 편리해면서 잊히는 것들의 아쉬움이 담겨있습니다.
송교수님의 평.
잔잔하게 잘 쓰인 글입니다. 활동사진 필름처럼 자기감정을 넣어주어 글맛을 살려보세요. 조금만 손질하면 되겠습니다.
오윤정님의 <정심이 언니>
어린 시절 집안일을 도와주기 위해 함께 살게 되었던 언니의 이야기입니다.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한편의 소설 같은 느낌입니다. 힘들고 어렵던 시절 입하나 덜자고 시골에서 많은 언니들이 상경했지요. 가슴 아픈 아 옛날이여~
송교수님의 평
아주 좋았습니다. 좋을 글입니다. 글을 이렇게 쓰는 겁니다. 미니 픽션으로 콩트보다 짧게 한 캐릭터를 깔끔하게 잘 그렸습니다. 정심이 언니를 동정하거나 정심이 언니를 받아들이지 못한 구식 사고를 질타하려고 했다면 이글을 망쳤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좋은 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마쳤습니다.
감기 걸려서 못 오신 안명자님, 김진님, 다음 주는 구정이라 쉽니다. 그러니 푹 쉬시고 다 낳아서 2월에는 꼭 오셔야합니다. 바쁜 일 생겨 못 오신 소지연님도 2월에 만나요. 다친 팔 때문에 점심도 못 먹고 가신 지민언니도 2월에 만날 때는 다 낳아서 오셔야합니다.
송교수님이 바쁘셔서 저희끼리만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먹으며 알콩달콩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지요. 요즘 핫 하게 떠오르고 있는 탈탈털린 우리들의 신상정보.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몰라 여러 가지 대책법을 의논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사례들도 오고갔지요. 그저 조심해야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의심되는 전화는 남편과 혹은 아들과, 식구들과 의논해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따돌리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이름을 가리키며 데리고 있다는 협박전화에는 ‘**아 전화 받아라’ 이렇게 따돌리는 방법도 있고, 보복이 두려우면 무조건 끊어야한답니다.
우리나라 112도 못 잡아낸다고 하니 피하는게 최고라는 깨알 같은 정보들이 오고갔습니다.
혹 털린 정보로 피해 받으실지 모르니 일단 의심하고, 다른 가족에게 확인 시키고, 전화 걸겠다고 번호 물어보기, 그냥 조용히 수화기 내려 놓기등의 방법을 써 보십시오. 무서운 세상입니다.
부디 별 일 없기를 바라면 모든 님들 구정때 떡국 한 그릇씩만 드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