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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샤 (러시아 고전읽기반)    
글쓴이 : 심희경    17-02-03 23:51    조회 : 17,198

<아샤>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1818~1883)

 

지나간 사랑이야기로 마음이 애틋해진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의 이야기꾼 투르게네프, 지난번 <첫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흔들더니 이번에는 <아샤>로 가슴에 파문을 일으킵니다.

투르게네프의 아버지는 퇴역한 기병대령이었고 매우 잘 생겼었지만 도덕적으로 지적으로 보잘 것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투르게네프는 모스크바 대학교에서 1년 동안 수학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으로 가서 고전문학을 공부한 후 20살 되던 해에는 독일 베를린 대학교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러시아로 돌아온 그는 러시아의 후진성, 특히 농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러시아 농촌과 자연을 따뜻한 시선에 담아 묘사하는데 <사냥꾼의 수기>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무무>도 실려 있는 이 농노들의 이야기는 투르게네프를 인류학 작가의 반열에 들어가게 합니다.

샤호프스카야와의 첫 경험의 신선한 충격을 <첫사랑>에 담아냈고, 어머니의 하녀인 아브도짜와의 사이에 딸 폴리나를 낳습니다. 폴리나를 파리로 데려가 평생 연모했던 프랑스 여가수 비아르도 부인에게 양육하게 합니다.

그는 평생 동안 결혼하지 않았고 비아르도의 남편 사망 후 그녀의 집에 상주하다가 1883년 프랑스 부지발에서 사망하고 시신을 러시아로 옮겨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볼코프 공동묘지에 안장됩니다.

<사냥꾼의 수기>로 작가의 길에 들어서고 <루딘> <귀족의 둥지> <전야> <아버지와 아들> <연기> <처녀지> 등을 발표합니다. 이 작품들은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서구주의와 슬라브주의로 양분되는 러시아 지식인 사이에서 항상 화제가 되었습니다.

투르게네프는 외국에서 오래 살면서 플로베르, 졸라, 모파상등의 작가들과 가깝게 지냈고 서구 색채가 짙은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모든 사회문제를 소설의 핵심주제로 삼았던 그는 서정적인 아름다운 러시아어 문체, 서경성이 물씬 풍기는 자연묘사, 정교한 작품 구성미, 줄거리와 인물 배치상의 균형미를 작품 속에 담았습니다.

 

1858년 발표된 <아샤><첫사랑>과 쌍벽을 이루는 작품으로 작가의 독일 유학 시절의 추억을 소설화 했습니다. 시인 네크라소프는 이 작품에는 청춘의 힘이 넘친다. 이것은 순금의 서사시이다라고 했습니다.

<아샤>는 과거 회상의 글로 내적 세계를 펼쳐 보이는 심리학의 기법을 썼으며 도착-만남-떠남-남음이라는 작품 형식이 적용되었습니다.

25세의 주인공 N이 독일 라인 강변에서 이복 남매간인 가긴과 아샤를 만나 친해지고, 아샤를 사랑했지만 헤어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는 사랑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토론 때 에는 가슴 떨리던 첫 사랑을 말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어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은 것 도 감사한 일이다

놓친 고기는 커 보인다

선택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랑이 신선해 보였다

스무 살의 사랑 때 아지랑이도 보이고 만물이 아름답게 보였다

“20대는 20대의 수준으로 상대를 보고, 30대는 30대의 수준으로 상대를 본다

“‘지나가는 것들이라는 프랑스 영화가 생각났다

“40대 중반 까지도 첫사랑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다

사랑의 야릇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시절이 생각났다

사랑의 감정도 나이가 들면 사라진다. 이것이 쓸쓸하고 아쉽다. 감정도 늙는다

투르게네프는 여자의 심리를 철저하게 알고 있다

사랑이 왔을 때 주저하지 말라. 주저하면 사랑은 날아가 버린다

 

이 소설에서 투르게네프는 비밀의 심리학을 써서 전체를 다 보여주지 않고 독자가 추측하게 합니다. 상대는 떠나고 나는 남는 이야기 속에는 사랑의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흐르는 것, 라인강처럼...

 

박서영샘, 간식으로 빵과 요구르트를 준비해 주셨는데 점심식사까지 사셨습니다. 박현분샘이 가르쳐준 방법으로, 떼인 돈 80만원을 수년 만에 받아낸 기쁨으로 사셨으니 우리도 기쁩니다.

김정희샘, 이사하고 힘드셨을 텐데 몇 주 쉬고 나오셔서 커피를 사셨습니다. 거기다가 이사하면서 정리한 스카프를 여러 개 가져오셔서 공짜 나눔 장터를 열어 티 타임이 더욱 즐거웠습니다.

 

다음 주는 도스토옢스키의 <농부 마레이>입니다.

 

 


이영희   17-02-04 07:30
    
이번이 내 차례인가요..??
 아닌가요??...


<아샤>를 읽고.. 아샤의  이복오빠인... '가긴'의 엉큼한?? 속셈에  .....ㅎㅎ
그날 발표했듯이..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진실을 은폐하' 는 ....영리한 머리쓰기.

<한국산문>에 실린.. 박서영님과 심희경님의 작품을 어젯밤 읽었습니다.
심반장님의 프로필의 어여쁜 사진과 함께~~ 목욜에 의상은 발표한 글처럼  예술가의 분위기가 물씬~~ ...
그리고 박서영님의 여행스케치에 몰입하며 ...언제쯤 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싶은...

흐린 주말...
충무로에서 일찍 약속이 잡혀있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박서영   17-02-04 09:13
    
내차례가 아녀도 좋아~ 러샤반만이 아는 암호 같아요 ㅋ
 <아샤> 를 읽으며 첫사랑을 추억해야 하는데 여주의 캐릭터가 왜 짜증이 났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순수와는 아주 멀리 와버렸다는 사실~~
함께 읽었으나 다른 느낌과 감동과 성찰을 나눌수 있는 것이 러샤반의 강점.
윤동주시인이 왜 <투르게네프의 언덕> 이라는 시를 쓰게 되었을지 내 마음대로 조금 짐작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첫사랑><무무> <아샤>로 이어지는 투 선생만의 색깔, 그 영향이 한 줄기로 윤시인에게 접속되었을수도 있고
 우리는 그 시들을 접하며 험한 세상에서 순간의 갈증을 해소하고~~ 영원하고 위대한 문학의 힘.
감사합니다.

흐린 주말...
월요에 있을 천호반 김광수선생님 출판기념패 찾으러 갑니다.
해피 주말들~~
김아셀라   17-02-05 13:10
    
제 차례도 아니죠?... 그런데 저는 제 순서를 모르니 '아무때나'를 제 순서로 하겠습니다. ㅋ
저는 여기서 무식이 들통난다 해도 밝히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샤'가 '첫사랑'의 다른 제목인줄 알았답니다.ㅋ

무심하게 제 첫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듣는 사람들이 지루해할 거같아서 글로 쓰고 싶었어요. 근데  제 가정사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극구 말려서 포기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무 문제 없을터인데요 ㅋㅋ...  지나간 추억일  뿐이자나요?

첫사랑은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이제는 편안하게 맘속에 자리 잡았는데, 당시는 왜그렇게 힘들었는지 한동안 잊지못하고 꿈속에서도 단골손님이 되어서 괴롭힘을 당하고... 그래도 그는 잘살고 있는지도 궁금한건 사실이랍니다.

그렇지만
'아샤'의 주인공처럼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고 있답니다. 왜냐하면 그는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고 이상주의자인 미대생이었지요. 당시 덕수궁 안에 있던 현대 미술관(?)에서 작품감상을 하다보면, 옆에 있던 사람이 없어져서 찾고 있다보면 어느새 입구에서 작품감상중인 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건 무슨 심리일까요? 나중에 알게 됐지요. 그에겐 정혼한 사람이 있었고, 그여인은 떠났고, 그는 나에게서 그녀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내가 깨닫게 된 사실은 나는 껍데기를 죽기살기로 좋아했다는 거였지요. 그와 헤여질 수도 가까이 갈 수도 없는 현실에 하늘을 원망했죠 ㅎㅎ . 그는 그런 사실 때문에 나에게 수동적이었지요.
부룩쉴즈의 '끝없는 사랑' 영화를 서울극장에서 보면서 그는 과거의 여자 때문에  방황하는 중이었다는 것을 확신 했죠. 저는 헤여지기로 결심을 하고 그를 만났습니다. 헤여지자고... 하였지요. 그는 아무말 안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하네요ㅜㅜ

주로 종로바닥에서 데이트를 했어요. 어느 비오는 날 그와 잘 갔던, 그 땐 DJ가 있는 다방이지만 지금의 카페 정도?!, 그 다방엘 들렀지요... 무쟈게 방황했네요. ㅋㅋ그리고 메모판에 왔다갔노라고 메모를 꽂아놓고 나와, 비를 맞으며 명동거리를 한바퀴 돌며돌다가 다시종로2가로 와서 그 다방엘 들어 갔는데 메모지가 없어진거 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 그보다 더큰 의미 있는 사건은 없었던 듯, 이렇게라도 상기시키고 싶을 만큼 제 감정의 메마름을 너무 아쉬워 하고 있지요.
** 읽어주신분께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