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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화(形象化)는 무엇인가?(종로반, 03. 23,목)
1. 강의
-수필의 형상화(Figuration, Embodiment, Representation)-
‘수필의 3화’에 의미화(意味化), 형상화(形象化), 이화(異化)가 있다. 그중 형상화가 가장 중요하다. ‘형상화’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도록 꼴을 갖춰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형상화를 통해 일상의 사물을 더 강력하고 깊이 있으며 아름답게 만들 수도 있다 ‘의미화’는 철학성, ‘이화’는 다르게 보기 즉 낯설게 하기다.
가)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가?
대표적인 형상화는 ‘묘사와 비유이며, 비유의 대표는 은유(Metaphor)다.
비유의 예)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인가 보다’-이육사 시 <절정>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김광균 시 <외인촌>
‘2월은 노루 궁뎅이 같은 달’- 김창식 수필 <2월의 끝>
묘사의 예) ‘그곳에 닿고 싶다. 순천만 갈대숲에. 궁륭상의 물길이 바이올린의 몸 체처럼 호선(弧線)을 그리고 대찬 바람이 말발굽 소리를 내며 얼굴을 내미는 곳... 갯벌에는 짱뚱어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잠망경처럼 통방울 눈을 내미는 곳... 김창식의 수필 <고향유정>
나) 형상화하면 핍진성(逼眞性)이 따른다
핍진성(Vividness, Verisimilitude)은 현실감, 박진감이라는 뜻. 글의 적재적소에 묘사와 비유를 넣으면 보다 강력한 인상과 아름다움을 줄 수 있다.
예) ‘2월은 쓴 소주 같은 실존의 달’(김창식), ‘2월은 밧데리 충전의 시간’, ‘꽃 대궐로 가는 징검다리 간이역’(류미월), ‘식은 커피가 폐수처럼 목구멍에 잠기고’, ‘돌고래처럼 솟구치는 기쁨(김창식), ‘산하에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백색의 계엄령’(최승호)
#상투적인 비유(Dead Metaphor)는 하지 않음만 못하다. 이를테면 ‘눈썹 같은 그믐달’, ‘앵두처럼 붉은 입술’(글쎄요, ‘체리처럼’이라면 또 모를까)
#그밖에... 수필과 시는 다르다. ‘묘사(Discription)’와 ‘서술(Narration)’이 균형을 이룬다. ‘설명(Explanation)’이 필요할 때도 있다.
2. 합평
<말로써 말 많으니> 윤기정
내 관점을 쓴 수필이자 칼럼이다. 대부분 경험만을 써야 수필이라고 생각하는 데 평소 느낌을 쓰는 것도 수필이다. ‘양평(楊平)’과 ‘산음(山陰)’의 대비가 좋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많을 까 하노라’ 시조의 해학적 요소가 빛난다.
<문패없는 시인> 최준석
‘고향이 같은 아내가 때로는 어린 시절의 고향으로 느껴진다.’ 문구가 좋다. ‘두타산’은 한자로 표기해 형상화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두타산의 일부 시가 인용되어 이해가 된다. 시를 첫머리 둘째 문단 뒤로 옮기면 더 좋을 듯.
<나물 예찬> 정성록
제목과 달리 정작 쓰려던 의도와 빗나갔다. 나물 종류를 모두 언급할 필요는 없다. 한 문단 안에서는 동일 시제를 사용해 혼동을 피한다. 글을 여러 차례 고치는 것은 좀더 완성도 있는 글을 쓰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에서 비롯한다.
<흐르다> 봉혜선
돌연한 변을 당한 문우의 소식을 접하고 세상의 이모저모 양태와 흐름을 천착하려한 의도가 창의적이다. 화소마다 ‘흐름’을 거론해 비교적 통일성은 있으나 인용의 적합성, 문단과 문단의 연결성 여부에 대한 점검 또한 필요하다.
3. 동정
-‘축 회갑 봉혜선 총무’ 축하파티가 한정식 집 ‘강호(江湖)’에서 있었습니다. 우의를 다지며 소속감을 느낀 환희와 기쁨의 자리였답니다.
-종로반 동인지를 낼 예정입니다. 1인당 3편의 글로 참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동인지가 나오겠네요. 기대만발? 아니, 만발기대 만땅!
-2월과 3월 두 달 강의 후기를 쓰며 많은 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4월부터는 다른 문우님이 씁니다. 그간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