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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명작읽기반)    
글쓴이 : 전효택    23-01-11 15:23    조회 : 2,309

금년 일 년간 12회에 걸쳐 소설가 고경숙 선생님의 강의를 시작. 첫 수업은 작년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아니 에르노의 삶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의- 작품 남자의 자리소개. 잘 준비된 강의 자료와 맑고 밝은 목소리로 수강생을 매료시킴.

아니 에르노(194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소도시 릴본 출생, 82세)의 유년시절, 소녀시절, 학창시절과 탈선, 오페어(AU Pair, 18-26세 사이의 재학생 중 지원자에게 주어지는 문화교류 프로그램- 런던에서 프랑스어 가르치기)와 또 한번의 일탈(‘수컷 없이 즐기기로서 엄청난 도벽), 루앙대학 생활- 문학 입문, 결혼과 이혼, 문학 활동, 작품 속의 사회의식 설명소설 <빈 옷장>(1974)으로 데뷔.

<남자의 자리>(1984)--자전적전기적사회적 글이라는 수식의 시발점이 된 작품.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사실에 근거한 진실한 감정을 담담히 서술함. 프랑스 4대 문학상의 하나인 르노도상 수상. 

결혼식에서 아버지는 생전 처음 커프스가 달린 흰 셔츠를 입었다. 그녀가 알프스의 관광도시 행정직으로 부임하는 남편을 따라 그리로 이사를 갔기 때문에 자주 친정을 찾지 못하다가 모처럼 두 살 난 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 손자에게 토끼를 보여주며 반겼었다. 딸은 돌연한 죽음을 맞은 아버지가 65세부터 사회보장연금을 받는다고 좋아하던 모습을 떠올린다.

그는 나를 자전거에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주곤 했다. 비가 와도 해가 쌩쌩해도, 두 강 사이를 건너는 뱃사공이었다.

어쩌면 그의 가장 커다란 자부심 아니 심지어 그의 존재 이유는 그를 멸시하는 세계(부르주아 상류사회)에 내가 속해있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이 소설을 쓰는 일이 자기가 교양 있는 부르주아의 세상으로 들어갈 때 그 문턱에 두고 와야 했던 유산을 밝히는 일이었다고 독백하며 글을 맺는다. 

대표작이라는 <단순한 열정>(1991) 소개.

1988년 만난 러시아에서 온 외교 주재원이며, 13살 연하인 유부남과의 불륜을 회고하는 40대 여성 작가 본인이 주인공. 혼외정사를 극사실적으로 묘사. 이 작품은 영화화되어 2020 칸국제영화제 진출. 적나라한 리얼리티와 선정성 작품의 시작,

소설의 첫 문장- ”올여름 나는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 포르노 영화를 보았다.“

작년 9월 이후로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 준다거나 내 집에 와 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A를 기다리는 것 외의 다른 일에 조금이라도 정신을 빼앗겨 마음을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은 욕망이라는 값진 선물을 하고 있잖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사건(2000)>-에르노가 20대인 1960년대 프랑스의 신구문화 충돌. 자유연애와 임신불법인 낙태 시술, 육체적 심리적 고통 작품. 영화화되어 2021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2003아니 에르노 문학상제정. 

<세월>(2008)-프랑스 국내 문학상 휩쓸어. 자의식이 강한 프랑스 여성이 10(1950년대)부터 40(1980년대)까지 겪은 오래 전의 성과 사랑의 이야기로 묶어. 

<삶을 쓰다> (2011년 선집)- 생존 작가 처음으로 갈리마르 총서에 이름을 올림. 

노벨문학상 수상 (2022. 10. 6.).

계속 불의와 맞서 싸우겠다. (문학이)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여성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겠다.‘(기자 회견). 

작가에 대한 평가-언론 매체에 게재된 기사를 요악함. 

작가는 빈곤층 출신 여성이 성장하고 출세하는 와중에 겪는 모멸감과 소외 의식을 체험하고 이를 자유분방한 언어로 소설화함. 부모의 교육열로 소설가이자 대학 교수가 됨으로서 신분 상승.

삶 자체가 문학적 성취임을 보이는 작가.

소설은 곧 그녀의 삶-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는 한 번도 쓴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오로지 경험한 것만을 글로 쓴다는 작가.

개인적인 경험을 객관화하여 사회적, 성적 불평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소설로 폭로 고발해 온 작가.

문학적 성취를 강조하면서 페미니즘, 성 문제에 천착해온 여성 작가. 자신의 가면을 가차 없이 파헤치는 작가의 용기를 높게 평가.

사회적으로 금기시하는 주제에 천착- 임신 중절 경험, 노동자 계층의 빈곤, 문화적 결핍, 가부장제적 폭력, 부르주아의 위선, 성적억압, 혼외정사 등.

가장 개인적인 것에서 가장 사회적인 이야기를 탄생시키는 재능 자전적 사회학적 글쓰기.

자서전과 소설을 합친 오토 픽션이라는 독특하고 독보적인 장르를 구현해 옴. 


2023년도 읽기 교재와 저자

22<나기빈 단편집- 메아리, 백발 급구> 유리 나기빈

32<두 여자 사랑하기> 빌헬름 게나찌노

46<파시> 박경리

54<조이 럭 클럽> 에이미 탄

61<추락> 존 쿳시

76<()> 히가시야마 아키라

83<프랑스적인 삶> 장 폴 뒤부아

97<모순> 양귀자

105<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곰이 산을 넘어오다> 엘리스 먼로

112<인생> 위화

127<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2> 이민진 또는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정진희   23-01-12 11:36
    
전효택교수님의 충실한 강의후기로 복습 잘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지만 이미 너무 유명해버린 아니 에르노의
진면목을 고경숙 선생님께서 한꺼번에 먹여주신 기분이었습니다.
완벽한 수업준비로 우리를 감동시킨 고선생님의 첫 강의는
2023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지요.
 명작보다는 문제작, 화제작을 다루며 그 이유를 밝히고
현대의 전 지구적인 현상을 함께 살펴보자는 말씀에 깊이 공감했더랍니다.
열공으로 함께 해주신 회원님들~
명작반과 함께 읽고 쓰고 사유하는 2023년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달에 유리 나기빈으로 만나요~~
김시현   23-01-12 12:07
    
영화나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주인공이라서 멋지다 말할 수 있으나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매력적이거나 멋지다고 말하지 않지요. 오히려 멸시하거나 외면해 버리기도 하지요. 그런점에서 아니 에르노는 용기있는 작가이지요.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리얼하게 이끌어가는 솜씨와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혀지는 소설입니다. 간접적이나마 경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이끌어가는 솜씨도 탁월한거 같아요.
문영일   23-01-12 12:57
    
우선 전교수님의 수업후기에 감사드립니다.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고경숙 선생님의 PPT강의 자료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 적은 분량의 소설  한 권도
며칠 나누워 읽은 제가 부끄러웠지요.
그런데 고 선생님께선 이니 아르노의 많은 작품을 섭럽하시다싶이 독파하시며
귀한 자료를 그야말로 이잡 듯 잡아 뽑아 올려주셨습니다.
부창부수라는, 아니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져 들게 했습니다

《그 남자의 자리ㅈ》에서 만이 아니라 아르노 작가는 '실제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글로 쓰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문학작품에서 소설은 서사가 '허구' 라는  점이 타 장르와  구별된다는 일반론은 또 어떻게 되는 건지...
우리가 글 쓸 때. 내 경험 뿐만 아니라 타인의 경험, 더 나아가 상상력 까지 형상화 하려는데
모든 서사를 본인이 경험한 것만 쓴다니...
혹시, 아르노 가 그런  소설을 쓰고 싶어 실제 그 많은 경험을 한 걸까 아니면,
주체할 수 없는 '원초적 본능'을 즐기기 위해서 경험하고 나서 쓴 게 아닐까하는 속된 의구심을
내내  가지며 청강했습니다. ㅎㅎ

앞으로 남은 고 선생님의 강의가 기대됩니다.
문우 여러분들과 같은 자리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게
저로서는 큰 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