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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설게 하기 3-르네 마그리트 (종로반, 1. 12, 목)    
글쓴이 : 이용만    23-01-15 20:56    조회 : 2,518

문화인문학실전수필

-낯설게 하기 3 -르네 마그리트 (종로반, 1. 12, 목)


1. 강의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라는 문구의 그림에서 파이프는 대상의 재현이지 그 대상 자체는 아니라는 말 장난 같은 일루젼과 리얼리티, 의미와 존재의 충돌을 보여준다. 겨울비 〈골콩드Golconde,1953〉에서는 중절모를 쓴 신사들이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그려져 낯설다. 그의 자화상으로 해석되는 중절모 신사들은 눈,코,입을 사과 또는 비둘기로 얼굴을 가렸다. 중절모를 쓴 뒷모습을 오려낸 윤곽이 풍경 그림이 된다. 〈빛의 제국 Empire of Light 1953~1954〉에서는 그림 속에 낮과 밤이 함께 있다. 베일을 쓴 채 키스하는 그림 연인(The Lovers)은 섬뜩하게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의 성장 과정의 기억이 그림을 관통하는 걸까. 모자(帽字)를 만들던 어머니의 투신자살. 하얀 드레스로 얼굴이 덮인 채 수면에 떠오른 시신을 그의 나이 14세 때 목격했다. 모자와 베일을 소재로 한 그의 그림은 스토리를 덧대어 관객으로 하여금 '더욱 생각하게' 한다.

그는 종종 우리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들이 그 실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항상 보는 것 안에 담긴 숨겨진 것을 보고 싶다’ 는 그의 말처럼 1925년 경  르네 마그리트는 이탈리아의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1888~1978)의 수술대 위에 놓인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 같은 그림에서 영향을 받아 진짜 화가로 태어날 수 있었다.

   - 낯설게 하기 7가지의 기법 - 

※데페이즈망 : 초현실주의 미술이나 문학 등에서 사용하는 기법이다.

1. 고립 : 어떤 사물을 엉뚱한 곳에 옮김
2. 변경 : 물질에서 어떤 성질을 제거해 버리는 기법(例: 중력을 제거한 공중에 뜬 바위 그림)
3. 잡종 : 둘 이상의 특질을 한 데 모아 하나로 만들기(例 : 물고기 상체와 사람의 하체를 연결함).
4. 크기의 변화 : 고정 관념을 바꾸기(例 : 한 방 가득한 사과 그림)
5. 만남 : 평소 만날 수 없는 사물을 함께
6. 중첩
7. 역설 : 가을 숲을 지나는 남자의 등에서 〈봄의 여신〉을 보다.

 필(feel)이 올 때 위의 기법들을 참고한다. 실험 수필은 어떤 모습인가? 주제는 깊게, 소재는 넓게, 표현은 새롭게 한다. 수필에서는 묘사와 서술이 함께 간다. 칼럼이라도 서술이나 설명에 근원적인 연민이나 공감의 가치관을 묘사할 때 좋은 수필이다.

시(詩)로부터 비롯한 낯설게 하기’는 미술 음악 영화 심지어 일상의 현실 비즈니스조차 새롭게 하려는 창조와 혁신이 아니던가.

1세기 전 쉬클롭스키가 명명한 ‘낯설게 하기’는 지금도 유효하다.


 2. 합평

<진짜 내 얼굴> 차성기

  소재는 딸의 혼사를 앞둔 레이저 시술 이야기이다. 첫 문장 시술 광경의 묘사는 낯설게 한 기법. 중복되며 흩어진 내용은 한 문단에 모은다. 뻔한 상식과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줄이는 것으로도 주제가 강화된다.  

 <층차> 김순자

 화법 이론을 알기 쉽게 서술함. 부사 접속사의 사용을 배제하면 세련된 글이 된다. 인용되는 인물의 생몰(生歿)년대는 ‘~’ 로 표기한다. 그림에 있어서 허(虛)와 실(實), 색(色)과 묵(墨), 가리어짐과 도드라짐 같은 묘사가 생생하다.

 <천국에서 매일매일> 류미월

  시적(詩的) 묘사로 상쾌한 기분이 충만한 글이 되다.  헬스장 소개 부분은 줄임. 피비 케이츠에 대한 바른 소개와 ‘책받침 속 우상’ 일화 등 보완 추천. 작가의 독특한 대비인  메탈과 멘탈은 따옴표(')를 붙여 몸과 정신을 재 강조 한다. 


 3. 동정

- 교수님과 차담(茶談)시간을 가짐. 강의와 글 합평 수량의 증가에 따른 개선 의견 개진.

 


봉혜선   23-01-16 15:18
    
르네 마그리트 전시 보고 난 글은 언제 어디에 발표해야 할까
후기 작성과 더불어 인문학에 매료되어가고 있는 이용만 작가님의 문향이 느껴집니다.
차담 시간에 오간 개선 의견이 궁금합니다. 글이 언제나 넘치는 종로반 주욱 이렇게 잘  나가자고요.
김민선님, 권영하님 다음 시간에는 뵈어요.~
박영애 선생님 푸짐한 빵 덕에 빵빵해졌답니다. 운동 끝나고 머리도 산발한 채 달려가는 수업이라 어느날은 배고픈 줄도 모르지만 먹을 걸 보면 막 달려들거든요.
 에세이문학 겨울호 작가등 모임에 가느라 중간에 빠지자니 안 잊히는 것이 많아 꼬리가 3리는 따라오는 듯 했다.
류미월   23-01-16 22:43
    
심도 깊은 강의와 합평은 종로반의 자랑이자  차별성이죠..
 앗~!!!  신선한 차별성은 낯설게하기라 명명해도 되겠네요...ㅎ
문우님들의 글을  한편씩 볼때마다 사람을  더 깊게 알아가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겨울 동장군쯤이야  뜨겁고 치열한 종로반 열기앞에선  음메~~기죽고 갑니다..ㅎ
이용만 작가님!  깔끔한 후기가 A+ 입니다.
윤기정   23-01-17 01:28
    
문우님들의 넘치는 창작 의욕이 부럽습니다. 합평 작품이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앗. 낯설지 않으면 안되는데---. 일상적으로 보던 대상에서 새로움을 찾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글쓰기가 특별한 일이 아니겠죠.  창 밖이 새 눈으로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오늘 밤 하얗게 새며 붙잡고 있는 글 일단 마무리 지어 편안한 새벽을 맞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시간의 샅바를 잡습니다. 만만치 않습니다. 또 씨름 시작입니다.
김순자   23-01-17 02:57
    
수필은 논리성을 갖춘 글이 바람직하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초 현실적이고 비 논리적이다. 정말 낯선 그림이다.
낯설게 하기를 통해서만 이해되려나. 삶이 더 깊고 풍성해 지려면 참신하고 새로운 기법은 필수 조건이므로~~
이용만   23-01-18 23:02
    
최준석 작가님의 깊이있는 글을 올립니다.
 교수님 강의 중 언급하신 이태리 화가 Giorgio Chirico 의 그림 (The Song of Love) 에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 의 영향을 받아 Rene Magritte 는 그의 대표작 (The Son of Man)을 그렸다 합니다.

두 그림의 소재를 비교해보면 실감이 납니다.

The Song of Love(1914년 작)
고전적인 얼굴 조각
멀리 보이는 빌딩
지나가는 기차
붉은 고무 장갑
파란 공

The Son of Man(1964년 작)
중절모
얼굴을 가리고 떠있는 사과
긴 양복

바다
구름

Rene Magtitte 는 이 그림을 자기의 조상화로 그렸다하며 제목과 내용은 구약서경 다니엘 7장 13~14에서 가져왔다 합니다. 두 그림 모두 평범하고 세속적인 사물을 생각지 못한 곳에 배치함(defamiliarization)으로서 상상력을 높이고 작품의 예술성을 높였다합니다.
이용만   23-01-20 19:21
    
바쁜 시간  합평후기에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구요. 새해에도 문우님들의 건강과 좋은글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김순자   23-01-31 17:42
    
대부분의 그림은 이성의 대상이기보다  감성의 대상입니다.  보고 느끼기 어려운 것은 처음부터 이성을 작동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미술은 이성의 힘이 미치지 옷하는  감상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림은 논리보다 감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