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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는 무엇으로 생각하는가? (2023년 6월21일 수요일 ) 무역센터 반    
글쓴이 : 이신애    23-06-21 22:01    조회 : 2,201
오늘은 여러가지로 기억될 만한 날이래요.
쌤이 무역반을 맡으신지 어언 10년이 되었는데 요즘처럼 회원들이 안나온적이 없다고 
하셨어요. 에구. 선생님 바로 앞에서 제비처럼 턱 처들고 쌤만 바라보는 우리들이
안 보이시나요? 힝....
그런데 이게 기우였어요. 하나, 둘  평상시처럼 자리가 메꿔 졌어요.
거기다 모두들 숙제를 해오셨어요. 정말로 기억할 만한 날이지요?

'기억을 거친 것은 모두 허구가 된다'라고 보르헤스가 말했다는군요.
어?  글을 쓰는 우리들은 기억위에 쪼금 양념 정도 허구를 섞는데 모두들 타고난 거짓말쟁이라는
말 인가요? 피카소는'모든 것을 말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그린다' 라고 했데요.
말도 안되지요. 피카소가 그린 추상화도 사실은 아프리카 원시미술을 흉내 낸 것 같은데 그린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훔쳐와 비틀고 , 생략한 것 같이 보이는데요. 
그 밖에도 안톤 체홉은 일벌레여서 글을 쓰다 글 쓸 힘이 없으면 의사를 하고, 의사로 힘이 없으면 글
을 썼다고 하네요. 아이고 능력자라고 좋은 것은 지가 다 했네요. 부러워라.
서머셋 몸은 더 기가 막힌 말을 했어요.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는데 그 방법을 아무도 모른다.' 그 밖에 etc. etc. etc....

이거 다 노트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까이꺼 그냥 손전화로 찰칵 찍어서리 나중에 꺼내보면서 정리해도 될텐데 저는 차마 쌤 앞에서 
사진을 찍기가 죄송하더라구요.노트하기 싫어서 꾀 부리는 것 같아서요.

<   수요반에 원래 인재가 많아서 엘로드로 기를 측정하는 분이 계시거든요. 
     놀랍게도 쌤의 기가 '만땅' 이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많은 강의와 세미나, 책출판을 하셨나봐요. 

     오늘 글은 3개 있었어요.
      생각의 줄: 성혜영
      다리야   : 연천 한영자
      조용 하세요 : 이신애  
      3편 모두 별로 흠잡을 게 없다고 하셨어요.>
 큰 꺽쇠안의 글처럼 갑자기 글이 튀면 안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이 '폭탄이 
탁자밑에서 터지면 좋은 영화가 아니다. '라고 했데요.모든 것을 문자로 
마무리 해야하니 문자를 익혀야 한답니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발터 벤야민처럼  글을 쓰는데는
1.구성을 생각하는 음악적 단계, 2.조립하는 건축적 단계 
3. 짜 맞추는 직물적 단계가 필요하다구요.

몽테뉴가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잘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데요.
에잉?  잘 생각하고 있는데도 글이 잘 안써지는 저는 뭐지요?. 

밥 먹고, 차 마시고....오늘도 우리는 즐거웠어요. 
사람은 언어와 더불어 비로소 사유한다고  야스퍼스가 말했어요.
다시 말해 사람은 말로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줌마들은 모두 사유의 
대가이지요.이제 정말 마음놓고 떠들어도, 아니 언어의 사유시간을
가져야겠어요.그런데 저는 감기로 너무 아퍼서 드 코닝에서 사유의 
시간을 즐기다가 도중에 나왔어요. 

담 주에는 합평 작품이 5개예요. 
암탉이 낳은 알처럼 옹골찬 글을 받고 얼마나 뿌듯하든지...훌쩍 숙제 
해오느라 고생하셨어요.

오늘 안 오신 분들! 여행가신 분들!
모다들 보고 싶어요. 오실 때 쵸컬렛 말고 딴거 사다 주세요.
저는요. 끔이나 사탕, 과자도 좋아해요. 풍선끔을 엄청 좋아했는데 요즘 안보이네요.

오늘 반장님이 안 계셔서 무지 힘들었어요.
이쁜 우리의 윤지영씨랑 다감한 이정희씨가 도와 주셨어요.그래도 저는 반장님이
고파요. 얼른 오세요.

마지막으로  이사벨 아옌데의 말을 할게요.
 "(글을 쓰러)   출석해라, 
                 출석해라, 
                 출석해라. 그러다보면 뮤즈도 언젠가 출석할 것이다."

이건 쌤이 한 말이 아니구요.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냈어요.



송경미   23-06-23 11:10
    
이신애선생님 재미난 후기 감사합니다.
후기를 위해 찾아내신 글귀가 딱 와 닿네요.
뮤즈(영감님)가 올 때까지 출석하면서 생각을 잘 정리하지요.
다시 글쓰기로 결심하고 나오신 분들, 출석하신 분들 멋지십니다.
이신애   23-06-23 12:09
    
여행을 가신 송경미 쌤도 멋지십니다.
    우리 모두 멋져요. 멋진 사람이 멋진 사람을 알아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