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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고는 11 숫자 보다 더 믾이 하자 (천호반)    
글쓴이 : 배수남    22-11-03 20:51    조회 : 2,990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11월 첫 목요일을 맞이했습니다.

 

*퇴고(1)

~적벽부를 지은 소동파에게 며칠 걸렸냐고 묻자 바로 한번 만에 썼다고 대답했지만, 그가 자리를 뜬 뒤 소동파가 앉았던 자리를 들추니 여러 날 작업한 초고가 한 무더기 !

 

~토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가 원고료에 연연하지 않고 느긋하게 퇴고하면서 작품을 쓰는 걸 부러워 함

 

*퇴고(2)

~투르게네프

당대에 러시아어 문장을 가장 아름답게 쓴다고 여겨진 까닭

책상 서랍에 넣어 두고 석 달에 한 번씩 꺼내서 고침

 

~고리끼는 체홉과 톨스토이에게서 문장이 거칠다는 말을 듣자 퇴고 열심히! 그걸 본 친구 왈,그렇게 고치다간

어떤 사람이 태어났다. 사랑했다. 결혼했다. 죽었다. 네 마디 밖에 안 남겠네

 

*최명희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

~최명희 만년필을 쥐고 손으로 글을 썼다.

~웬일인지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얼마나 어리석고도 간절한 일이랴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 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풍경/ 풍경화/ 풍경화가

~풍경이 풍경 화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풍경화가 풍경화가를 만드는 것이다.

 

*최재봉의 탐문 23 - 퇴고

<아침에 들어낸 쉼표 하나를 오후에 되살렸다>

 

~이태준 - 문장 강화-

문장의 성질은 고칠수록 좋아지는 그것이다. 같은 글이면 두 번 고친 것보다는 세 번 고친 것이 더 나를 것이요 열 번 고친 것보다는 열 한번 고친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것은 문장의 법칙이라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정유정,

~무카미 하루키

~슈테판 츠바이크

~훼밍웨이

~최인훈

~김성동

~고은 등 퇴고 이야기

 

~작가들이 독자들 앞에 내놓는 결과물은 불가피하게 포기와 체념을 수반한 타협의 선물 일 수 밖 에 없다 하겠다.

 

일교차가 크니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주 에 뵙겠습니다.


배수남   22-11-03 20:56
    
떨어지는 낙엽이
교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하는
 11월입니다.

몇 분을 빼고
모두들  교실로 달려와
떨어지는 낙엽들을
외면했던
목요일 오후였습니다.

요즘
합평 글 제출은 뜸 하지만
천호반의 수다는
알밤 떨어지는 소리처럼
톡톡톡
경쾌합니다.

목요일은

행복한 날입니다.
김인숙   22-11-03 21:32
    
가을이 무르녹고 있어요.
 노란 은행잎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 했답니다.
 가을 속으로 풍덩 빠져보았지만
 섬광같은 영감은 어디로 갔을까?

 점점 경각되어 가는 사고의 한계.
 도전보다는 안일을
 열정보다는 휴식을
 즐기는 생활이
 덜컥
 겁이 난다.

 떨어진 낙엽꼴이
 될까봐.
김보애   22-11-04 12:43
    
반장님. 댓글 읽으며 다시 공부했어요.  퇴고 라는 말의유래 신선했구요.
글쓰는 문우들이라 글 이야기가 그립습니다.    늘  이어지는 제수업으로 문우님들  문학토론에서 뭔가 자극을 받는데..
그래서인지 수업이 더 달달하게 느껴지고 후기로 다시 되새김질합니다.
우리 반장님 늘 감사하고  넘 넘 애쓰셨어요^^
김학서샘 출판 축하드리고  다정다감한 글 한편의 동화처럼
재밌게 읽고있어요. 멋지고 정성스런 싸인이 적힌 책.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이마리나   22-11-04 13:54
    
글쓰기에서 퇴고는 필수조건 이란걸  익히 알면서도 소홓히 하게 되는 습관들
최명희의 일필휘지는  없다 라는 말, 마음에 와 닿네요.
대가도 그런데 우리들이야 무슨 말이 필요할까?
 
오늘도 좋은 사람들과 공부하고 밥 먹고 차 마시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네요.
후기 쓰기, 요즈음  컨디션 난조로 반장님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김학서선생님 출간 축하드리며 잘 읽겠습니다.
김학서   22-11-04 14:34
    
반장님이 저에게 수업 후기를 쓰도록 강요(?)했는데, 어제 오후부터 저녁 늦게 까지 일이 있어
부득이 쓰지 못했습니다.
반장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반장님이 워낙 후기를 잘 써주셔서
내가 쓰지 않았기를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올 가을 긴 시간 동안 기온이 높지 않아 단풍이 근래 드물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아무리 아름다워도 가을이 떠나면 단풍도 떠나야겠지요.
어제 교수님께서 이야기하신 <퇴고>는 글쓰기의 백미이지요. 아무리 초고를 잘 써도 마무리가
시원치 않으면 글은 빛을 잃지요.
[일필휘지는 없다]는 최명희 작가님의 귀한 말씀이 마음에 콕 꽂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