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수필은 말로 쓰는 게 아니라 글로 쓰는 거다 (천호반, 2022.10.6,목)    
글쓴이 : 김학서    22-10-06 22:26    조회 : 3,439

1. 수필은 말로 쓰는 게 아니라 글로 쓰는 거다


(1) 말과 글의 차이

: 입으로 소리낸다

   - 고저, 장단, 강약, 음색 박자 등 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청각적 효과 고려

   *: <듣는 사람>이 대답하는 의 차이점

말하는 사람(A)

듣는 사람

밥 먹었나?

(활기차게) ! / A: (눈을 크게 뜨며) 뭐 먹었어?

(시큰둥하게) --/ A: (맥이 빠져) 왜 그래?

(반문하듯) ? / A: (다그치듯) 밥 먹었냐고?

: 눈으로 본다

   - 말이 생기고 나서 글이 생김(기록성/입말이 아니므로 기호화할 수도/생각의 단위를 정리해서 보여줌 시각적 효과 큼(희곡보다는 소설에서 유용)

   *: 비교(종소리)

묘사

의미

땡땡땡땡땡!

긴박

__

이어짐

, ,

끊어짐

_____

(산사의 여유)


(2) 말과 글의 공통점

사람의 생각이나 의지 등을 전달하는 점은 같음

   → 말과 글 모두 의사 전달이나 소통을 위한 수단

구어와 문어의 차이는 인정해야 함

  - 말은 표정이나 몸짓을 보고 이야기하므로 오해 소지가 적음

  - 글은 오로지 문장으로만 알게 함(독자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음)


(3) 말과 글의 불일치

조선 시대 이전의 저자(학자)

  - 사유(생각, 궁리, 상상)는 우리말로 하면서 기록은 한문으로 함

  - 반면, 읽는 사람은 한문을 읽고 우리말로 바꾸어 생각

문자와 사유의 불일치는 학문 발전이나 글쓰기에 저해됨

   → 그런 측면에서 한글로 사유하고 표현할 수 있는 우리는 복 받은 민족임


(4) 수필에서도 대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문학에서 대화란?

개요

희곡이나 소설, 수필, 동화에서 2명 이상이 주고받는 말

내용

서로 대립하는(갈등/사건 발생) 철학적·지적 입장(주제 의식)을 대담 형식을 빌려 신중하고 조직적(논리적/인과관계)으로 설명해 가는 것

기능

작중 인물의 성격·기질·개성 등과 함께 여타의 주요한 서사적 정보를 제공 작가의 주관적이고 설명적인 개입을 차단하고 사건을 극적 장면화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사실감을 높이는 역할을 함

희곡의 대화를 수필에서도 활용하자

   - 희곡 속에서 말 : 일상적인 대화의 특수한 변용 일상적인 대화보다 더욱 명확하고, 흥미롭고 인과 관계적인 문체 강구

     → 산문적이라기보다는 시적(함축성/상징성)

     → 등장인물은 말을 통해서 특정 정보 전달, 자신의 감정·태도·생각을 보여줌

   - ‘수다’, ‘회화는 최소화해라

수다

맥락이 없음

회화

정보만

대화

(소설, 수필, 동화) 심리 상태 반영

대사

(희곡 무대에서 등장인물이 하는 말) 심리상태 반영하면서 등장인물의 행동도 포함

수필에서 대화를 잘 쓰려면

   - 공공장소(지하철 등)에서 다른 사람의 대화를 많이 엿듣자(살아있는 대사 구사 방법)

   - 인물의 개성을 창조할 수 있는 화법 : 사투리/비속어/점잖은 말 등으로 그 사람을 나타낼 수 있다.

   - 대화를 통해 줄거리를 밀고 나갈 수 있도록 가능하면 직접화법을 쓰자. ‘라고 했다식의 간접화법은 이야기가 늘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 천연덕스러운 대화를 잘 쓰도록(시치미 딱 떼고!)

   - 독백 :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데 좋으나 과잉은 금물

 

2. 《합평 글에 대한 교수님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1) 제목만 좋아도 글이 산다 (평면적 입체적)

   - 제목도 본문이다

① 『구르는 재주』 → 제목을 독거노인으로 변경하는 걸 추천했으나 일부 문우는 원래 제목인 구르는 재주가 좋다는 의견도 있음

② 『철없는 며느리』 → 본문에 있는 철들려면 아직…』으로 변경 추천

(2) 글을 쓸 때 <객관적 거리감(기계적 균형)>을 둬라

   - 자기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처럼 써라

   - ‘감정 이입을 억제하라 심정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신의 선택2)

   - ‘슬픈 장면을 직접 말하지 않고 묘사로 표현하면 감동이 커진다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아라

(3) 기본적인 사항을 잊지 마라

   - <새로운 문단>을 시작할 때나 대화문을 쓸 때는 반드시 <한 칸>을 띄어라

   - 불필요한 말은 가급적 줄이거나 삭제하라  '끝'


배수남   22-10-06 22:53
    
김학서 선생님~~!

명품 수업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대비시키고
한 눈에 기억하기 좋게
표도 만드셨네요

오늘 수업 분위기도 화기애애 좋았는데
수업후기까지
~~
행복한 목요일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멀리서 KTX를 타고 수업에 오신
김** 선생님~~!
교실 향내가 다르다 하시며
수업 분위기를 띄우셨습니다.

문우들 모두 격하게 환영해 주셨구요.

김정완 선생님께서
함께 자리하고 계시니
천호반 교실이
꽉 찬 느낌이 들고
분위기 또한 더욱 훈훈합니다.

시월의 목요일은
알밤 익는 소리가
천호반에서도 터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는
강회정 선생님
 등단 파티가 있습니다.

다음주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김학서   22-10-07 20:14
    
반장님, 수업분위기도 좋았지만, 저는 끝나고 나서 식사하고 차 마셨던
몇 시간이 훨씬 의미가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천호반에 탑승했다는 느낌을 가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김정완 선생님과도 처음으로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반장님께서 다음 주에 강회정 선생님 등단 파티가 있다고 했지요.
제가 얼떨결에 이백을 지은 중국시(장진주)를 낭송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니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將進酒 (李白)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回
君不見
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成雪
人生得意須盡歡 莫使金樽空對月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烹羊宰牛且爲樂 會須一飮三百杯
岑夫子 丹丘生 進酒君莫停
與君歌一曲 請君爲我傾耳聽
鐘鼓饌玉不足貴 但願長醉不用醒
古來聖賢皆寂寞 惟有飮者留其名
陳王昔時宴平樂 斗酒十千恣歡謔
主人何爲言少錢 徑須沽取對君酌
五花馬 千金
呼兒將出換美酒 與爾同銷萬古愁
김인숙   22-10-07 09:38
    
수업 후기가 아니라 지금 수업을 듣고
있는 기분입니다.

어쩌면 이리도 전달력이 완벽하신지?
감사드립니다.
강의실에 들어서자 김정완 선생님께서
자리 앉아 계시고
불원 천리 찾아오신 김용무 선생님
문학도 다운 열정에 박수 보냅니다.

제게 가슴에 닿는 말씀은 감정 이입에서
객관적 거리 두기였답니다.   
자기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처럼 써라.
다시 새겨봅니다만 수정이 가능할지
제게 물어봅니다.

대화는 천연적 스럽게
시치미 딱 떼고.
     
김학서   22-10-07 20:22
    
수업 후기가 수업 후기 다워야 하는데,
수업을 듣고 있는 기분이시라니
후기로는 낙제점인듯 싶습니다.

저도 김정완 선생님과 모처럼 오랫동안
이야기를 할 기회여서 즐거웠습니다.
김용무 선생님도 함께 해서 더욱 행복했구요.

객관적 거리 두기가 가슴에 가장 닿았다고 하시니
글쓰기의 달인 경지에 오르신듯 합니다.

저도 글을 쓸 때 '시치미 딱 떼고 천역덕스런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김인숙   22-10-08 15:44
    
별 말씀을요. 낙제점이라니요?
 완벽. 완벽. 
 제가 표현력이 좀 수상하네요.
김보애   22-10-07 14:27
    
와우.  대단하세요  김학서선생님. 감사 감동입니다
수업시간 다시 꼼꼼하게  다지고 갑니다.  무언가를 확실히  해낼 분이시라는데
한표  보냅니다.  ^^  이런 후기.또 색다르고 재밌네요.
     
김학서   22-10-07 20:29
    
수업 시간을 되돌리려고 한 것은 아닌데,
다시 수업 시간을 소환했다면 죄송하네요.
좀 더 가볍게 써야 하는데------
그런 재주가 없어서요.

어제 천호반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문우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무언가를 확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명희 선생님이 알려주신 <아크로>에 대한 정보도 너무 좋았습니다.
          
김인숙   22-10-08 15:50
    
함께 자리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선생님들께서 다방면으로 자기성찰에
도전하는 모습 보기 좋았어요.

중국시 멋집니다.
해석도 따르겠지요?
중국시는 까막눈이라.
박병률   22-10-07 18:49
    
지난주 수업에 빠졌는데  후기를 읽다보니
교실에 있는 느낌보다 더 찐하게 다가옵니다
김학서 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후기 쓸 선생님은 어떤 색깔일까요?
조금은 느슨하게,
아니면 더 쫀쫀하게 ...
기대가 됩니다.
김학서   22-10-07 20:34
    
수업을 빠졌는 데 교실에 있는 느낌이었다면
선생님에게는 제대로된 후기를 썼군요.
하지만 선생님이 계시지 않으니 제 마음은
퍽 허전했습니다.
다행히 김용무 선생님이 함께 하셔서
든든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선생님을 뵐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