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중추절, 가배, 가위, 한가위.
부르는 이름만큼이나 풍성한 명절이 바로 코앞입니다.
어린시절, 추석이면 할아버지께 혼이나곤 했습니다.
미끄덩한 토란이 싫어서 안먹었는데 저를 1차로 혼내신 할아버지는
굳이 바쁜 엄마를 불러 2차로 혼을 내곤 하셨습니다. 애를 편식 시킨다는 이유였지요.
맏며느리인 엄마는 그 잔소리를 고스란히 들으셨지만,한번도 제게 토란을 먹어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달달한 깨들어간 송편을 먹고 싶었는데,
시어머니는 콩을 잔뜩 넣은 송편을 더 많이 만드셨습니다. 콩이 몸에 좋다는 이유였습니다.
중간에서 대신 나서줄 엄마가 없었으니, 저는 '깨콩깨깨콩깨깨깨콩' 으로, 슬그머니 반항을 하곤 했습니다.
이제 아무도 내게 토란국을, 콩송편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추석'은 오고, 뒤돌아보면 그것도... 사랑이었습니다.
결석이 많았습니다.
누군가는 아픈 가족을 위해 병원으로 향하고,
누구는 만날 수 없는 멀리 있는 가족을 떠올리고,
또 누구는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또 또 누구는 가족을 떠나 보내고 처음으로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며 명절을 맞습니다.
모든 수고를 기꺼이 함께 하는 것, 아마도 '가족'의 힘이겠지요.
부디 그 힘으로 나흘을 살아내고, 버티신 후, 다음 주에 기쁘게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수업 중 한마디로 대신 합니다.
'노력'으로 안되면 '노오력' 합시다.
1교시 인문학수업, 2교시 글쓰기수업, 3교시 도원점심, 4교시 밀탑 뒷풀이까지 한 덕분에(?)
작년에 졸업한 수업후기를 오랜만에 씁니다.
하루쯤 공부하지 않는다고 설마 입안에 가시가 돋겠습니까. 그저 빨간날들을 즐겁게 지내십시오.
한문장 정리로 간단히!
1교시: 괴테로 시작해 릴케, 니체, 발자크, 카프카, 빅토르 위고, 황진이까지 갔지만,
사랑에 관한 박상률선생님의 한마디," 결국은 그 때, 옆에 있는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 캬!!
2교시: 짧은 시든, 긴 산문이든 상투적이지 않게 한두문장으로 살려내기가 더 어렵다.
3교시: 오랜만의 도원, 여전히 비싸다.
4교시: 커피중독자인 나도 레몬티를 마신다.
*** 바르게 쓰기
~기에 (표준어) / ~길래 (구어) : 둘 다 허용
*** 합평작품 (존칭생략)신성범 <캐리비안베이를 다녀오다>
안인순 <높으신 분, 낮으신 분>
한영자B <다행이다>
*** 결석이 많은 날, 공부하기가 재밌다는 누군가의 말씀을 전합니다. ^*^
- 박기숙선생님, 옥화재선생님 건강하게 지내시지요? 추석 명절, 행복하세요~
- 아픔없는 곳에 아버님을 보내 드리고 오랜만에 수업에 나온 신성범선생님, 애쓰셨습니다.
- 이건형선생님, 한영자선생님, 설영신선생님, 나숙자선생님,
고옥희쌤, 우경희쌤, 장정옥쌤, 정명순쌤, 이수연쌤, 이지영쌤, 정다운쌤, 다음주에 만나요!
*** 감사합니다
- 오늘도 수고의 손길, 심재분쌤, 김화순쌤, 두 분 총무님 애쓰셨습니다.
- 얇은 피에 한번 놀라고, 두툼한 크림에 두번 놀라는 맛난 간식빵 준비해준 짝꿍 최화경쌤, 땡큐임다.
*** 공지사항
10.22.2019.화요일.오후 3시 30분.한국산문 심포지엄이 김수영문학관에서 있습니다.
임헌영선생님과 김응교선생님의 주제 발표가 있습니다.
달력에 미리 동그라미 해놓고 많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