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5월의 훈풍이 푸른 나뭇가지를 흔들어대고 있는 하순경. 강의실 문에 들어섰더니 박소현 님이 미소를 지으며 살포시 내미는 선물! 두 번째 출간한『내 안의 윤슬이 빛날 때』를 내 손에 안겨주었어요. “인생은 살아볼 만한, 살다 보면 살아지는,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내 눈을 사로잡았어요. 얼른 읽고 싶었죠. 축하드립니다.
김보애 님은 정호승 시인이 쓴 ≪슬픔이 기쁨에게≫ 수록된 내용을 복사하여 우리
회원 모두에게 나눠주었어요. 소중한 것은 여럿이 공유하는 천호반 님들의 따스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창작 합평
*제왕의 밥상 <임미경>
코로나에 걸린 남편에게 진주성찬을 올리는 아내의 갸륵한 맘이 잘 나타난 글입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100만원을 상금으로 전하는 부부애에 감탄합니다.
*코카인댄스 춤을 추는 그녀 <양혜정>
등산로에서 ‘코카인댄스’ 춤을 추는 친구의 모습을 절묘하게 그렸어요. 진달래 무리와 소슬한 바람, 바위산을 배경삼아 추는 춤의 무아지경을 그림 그리듯이 표현했어요.
*‘제왕의 밥상’ 보다는 ‘남편 사육기’로 고치면 어떨까요? 우리는 얘기 했어요. 남편 사육기는 남편을 비하하는 뜻이 있지 않나요? ‘제왕의 밥상’은 조금 식상한 감이? 선택은?
*한 문장 안에 같은 말이 중복되는 것은 피하는 게 좋겠어요.
*∼덕분에(긍정의 뜻) “아들 덕분에 내가 호강하는구나.”
*∼탓에(부정의 뜻) “늦잠 잔 탓에 지각을 했다니까.”
*∼까닭(중립)
*야무닥지게 →야무지게(표준어)
*갈 때까지 가보자. (시간)
*갈 떼까지 가보자. (장소)
♣김진해의 ‘말글살이’
*‘∼면서’
동시에 벌어진 일을 한 문장에 담아내는 장치. 앞뒤를 바꾸어도 크게 뜻이 달라지지 않아요.
예: 일하면서 음악 듣기, 껌 씹으면서 공차기, 운전하면서 노래 부르기.
한 문장 안에 두 개의 사건이 담기면 배치에 따라 선후 경중이 바뀝니다.
예: ①기도하면서 담배 피워도 되나요?
②담배 피우면서 기도해도 되나요? 배치에 따라 선후 경중이 바뀌게 됩니다.
*‘∼고 말했다’
가장 건조하고 객관적인 틀이 ‘∼고 말했다’입니다. ‘비판했다. 비난했다. 촉구했다. 반박했다.’라고 말하면 글쓴이의 ‘해석’과 ‘감정’이 느껴집니다.
♣힘을 빼세요. 강해져요.
*딱딱한 막대기는 한 번의 충격에도 곧 부러져요. 부드러운 버들잎을 보세요. 후리쳐도 잘 부러지지 않아요. 딱딱한 ‘이’는 부러져요. 부드러운 ‘혀’ 부러지는 걸 보았나요?
봄학기가 마무리 되었어요. 모두 23편의 글이 우리 회원님들의 가슴에 촉촉한 한모금의 생수처럼 갈증을 달래주었어요. 여름 학기에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색깔의 수필이 팍팍한 현실 속에 마중물이 되어 우리의 영혼 속 밑그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6월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