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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 야외수업 (2022. 5. 23. 미아반)    
글쓴이 : 백민영    22-05-31 15:21    조회 : 4,956
봄 야외수업 날이었습니다. 
목적지는 이재무 교수님의 농막이 있는 강화도였습니다. 
미아반 회원들 중 참석 가능한 분들은 두 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강화도를 향했습니다. 
수업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 9시에 이촌역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가는 길은 막히지 않고 뻥 뚫려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10시 반경 교수님의 예쁜 농막에 도착했습니다. 길 건너로 무논이 펼쳐지고 나지막한 산들로 둘러싸인 정겨운 경치와 마당의 감나무, 밤나무 등이 풍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우리는 농막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다과를 들면서 이달의 소설로 정한 다자이 오사무의『인간실격』을 읽은 감상과 비평을 나누었습니다. 작가 자신의 삶이 소설 속 요조의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된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무능력자라는 열등의식과 함께 "선택받은 자"라는 자부심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이율배반적인 명제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정신 분열 증세를 가져오고 그를 죽음으로 유인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순수한 것에 꿈을 의탁하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모든 것에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 가는 패배의 기록입니다. 우리반 선생님들의 의견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조는 참으로 나약한 인물이어서 안타깝고 그가 가진 환경에서 그각 좀더 강인한 삶을 택했더라면 자신과 주변에 더 좋은 영향을 주고 살았을 거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봄이 제철인 꽃게탕집으로 이동해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강화도 순무 김치가 신선한 꽃게의 맛을  더해 주었습니다. 
식사 후 우리는 스페인 마을로 이동하여 바다와 바람과 경치를 만끽하며 차를 마시고 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날씨는 너무 좋고 우리는 서로 더욱 정다워져서 돌아서는 발길을 아쉬워하며 꼭 다시 함께 강화에 올 것을 약속했습니다. 미아반의 행복한 2022년 봄 야외 수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