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선생님의 책 『자궁아, 미안해』 출간 파티로 시작한 여름 학기의 강의 주제는 ‘사랑과 죽음’입니다.
나혜석의 사랑과 죽음으로 시작된 강의는, 이반 투르게네프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일어난 아버지의 외도와 가족의 불화를 그린 자전적 소설 「첫사랑」으로 넘어갔습니다. 조금의 윤색도 가하지 않은 실제 이야기가 바탕이 된 이 소설은, 성인을 이해하기에 미숙하지만 첨예한 감수성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시기에 성숙한 사랑의 본질에 눈뜬 한 소년의 성장 과정이 정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19세기 러시아문학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꼽혔던 투르게네프는 이 소설에서 특유의 섬세하고 시적인 문장으로 분석적, 복합적 심리 드라마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세 번째 강의는 마가복음에 나오는 헤로디아의 딸 이야기를 극적으로 각색하여 인간의 일그러진 사랑을 그린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였습니다.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소문으로만 들은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겪는 여러 사건을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나누는 은유적인 대화가 바로 나 자신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책을 읽는 내내 ‘나만의 보물’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면서 읽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무더위와 장마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예술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과 죽음’에 관한 강의의 매력에 빠져 있다 보면 이번 여름을 현명하게 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시고 내일 수업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