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문학실전수필(2022. 01. 27, 목)
-합평 맛집, 복권 맛집(종로반)
누가 ‘합평 맛집’ 아니랄까봐 종로반은 설 명절을 잊은 열기로 가득 찼다.
“글은 자식과 같다!”
“글자보다 문장이 중요하고, 문장보다 내용이 중요하며 내용보다 맥락이 중요하다!”
1. 강의
가. 글은 자식과 같다
-글은 내 아이와 같아서 알지만 모르고, 또한 어떻게 커나갈지 모른다.
아이를 사회에 걸맞은 사람으로 키워야 하듯 글도 보편적 상식 기준에 부합되게 써야 한다.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려면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글은 독자 맞춤 서비스이다. 내가 의도하고 쓴 대로 독자에게도 그렇게 읽힐까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글은 발표를 위해 쓴다. 소통을 지향하며 영향을 끼 치며 교우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나. 합평 시의 예의
-글 본 사람: 애정을 갖고 예의를 갖추어 비판이 아닌 의견 제시
-글 낸 사람: 겸손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봄. 불특정 독자에게 일일이 변명, 설명할 수 없다. 한 편의 글이 하나의 세상.
그래도 성이 차지 않고 마뜩치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표를 해두고, 시일이 지나 다시 검토함. 못 고치거나 고친 글도(이) 내 글이다!
-합평 글은 초고를 내선 안 된다! 더 이상 고칠 수 없다고 본인이 느낄 때가 비로소 적기다. 헤밍웨이의 초고 200번(?) 이상 고친 이야기 참고.
2. 합평
<리마인드 웨딩> 이용만
‘리마인드 웨딩’에 감탄했던 걸까? 읽기가 끝나자 여성 회원의 부러운 박수를 받 았다. 제목과 딱 들어맞지 않는 내용이 일부 들어가 독자의 마음을 분산시켰다. 제목은 수필의 창으로 글의 주제, 상징, 은유, 핵심이다. 직접적 영향이 없는 문장이나 문단은 따로 떼어 다른 글로 만들 계기로 삼아도 좋다.
<이름> 봉혜선
수필은 시나 소설과 달리 서술과 묘사가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문학 장르다. 더구 나 길지 않은 글이 기본이니 정황을 이해하게 하기 위해 ‘지금 말해야 할 것을 나 중으로 미루지 말라’. 창의성과 정확성이 양립하기는 대부분의 수필가에게 어려운 대목이다. 발상과 전개, 언어유희는 독창적이다. 제목 유감.
<고구마> 윤기정
지금은 건강식이 된 고구마가 미각이 아닌 시청각으로 남은 기억을 떠올리는 자기 고백적 서정 수필. 한국산문 특집글 <클라고>에 등장한 할머니와 오버랩 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이를 고구마를 먹고 싶게 이끈다. 서정수필 또는 사물수필로 손색이 없다. 합평 받고 싶은 부분을 표해 온 모범을 보임.
<애정 결핍의 끈은 얼마나 길까> 김영희
칼럼으로 쓴 설득력 있는 글이다. 단 설득력은 상식적, 교훈적인 것에 갇히기 쉽다. 제목이 길다는 지적은 수긍할 만하다. 인용한 “시시포스의 신화”로 불합리한 명령이 나 결과, 부조리를 알면서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이야말로 실존의 모습이자 ‘인간 정신’을 일깨운 까뮈의 글을 참고해 보라는 주문을 받음.
<눈 오는 날의 기호> 류미월
버리면 버릴수록 남는 것이 많다는 ‘방하착(放下着)’에 대한 깨달음을 눈 내리는 날의 서정과 연결했다. 아이디어의 포착이 섬세하다. “시는 수학자의 언어”라 누가 말했던가. 글에 나오는 부호를 보다 보편적이고 넓은 의미의 기호(기표와 기의로) 확장해 사고를 더하면 ‘시인이 쓴 사유수필’의 모습이 갖춰질 듯.
3. 동정
안홍진 회원의 깜짝 이벤트! 문우들 각각에게 거금을 들인 로또 용지를 선물함. 문우들(교수님 포함)은 제대로 놀랄 수밖에. 나중에 입 닦을 회원은 없는 걸로, 그리고 다음 시간에 결석하면 잘 된 걸로. ‘복권 맛집’을 기대합니다. 후의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