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는 오후, 월요반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네요.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사이는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일요일 저녁이 되면 나도 모르게 설레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로 인원 제한이 엄격히 적용되어 일산반은 8명이 모여 수업을 합니다.
거리두기를 하지만 마음은 더 가까이 있고 선생님 강의를 듣는 문우님들의 눈빛은 빛납니다.
니체의 아포리즘을 배웠습니다. 하루를 끝내며 반성하지 마라. 자신과 타인의 흠, 불쾌하고 어두운 결과와 자신이 어리석고 누군가에게 증오를 느끼는 것은 피곤하다는 증거이니 당장 쉬어라. 피곤할때는 푹 자라. 식사하고 푹 쉬고 숙면이 제일 중요하니 평소보다 훨씬 많이 쉬어라.
선생님은 반성에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타자를 의식하는 것은 진정한 반성이 아니라고. 차라리 반성할 시간에 잘먹고 잘자야 합니다. 반성이 쉽게 이루어지면 반성의 울림이 없습니다. 화해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글쓰기에도 적용됩니다. 우리는 성찰, 반성의 기계화를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 강의 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빗줄기가 더 세졌습니다. 버스 차창으로 어리는 물기 가득한 금빛 들판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