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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호반(수업후기)    
글쓴이 : 박병률    24-10-10 18:16    조회 : 1,470

천호반(수업후기)

 

 문학기행에 동행하신 샘들을 뒤로 하고 몇몇 분들이 교실에 모였습니다. 특히 김정완 샘, 이춘우 샘, 김보애 샘이 수업에 동참하면서 교실은 훈훈한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반장님이 준비한 군고구마와 김보애 샘의 다과와 커피는 달콤했습니다.

 각자 근황을 이야기한 다음에 교수님이 두고 가신 자료를 바탕으로 돌아가면서 시를 낭송했습니다. 시를 낭송한 다음 중간중간 추임새로 저마다 살아온 삶을 이야기 했습니다. 고추와 감자 농사에 관한 이야기, 배우자와 자식 부모에 대해,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와 삶과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를 서로 나눴습니다.

김정완 샘이 점심을 사 주시고, 이춘우 샘이 찻값을 내주어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업시간에 나눴던,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치며 쓴 시를 두 편 소개 합니다.

 

1) 보고 십다 우리 영감

박연심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이십 년

내 나이는 벌서 팔십이 다 대아가고

추석에 자식들 모두 모이니

영감 생각이 간절하오

 

술 때문에 몸 상해 못 먹게 애닳았더니

돌아가시고 나니 후회만 남소

칠십도 못 살고 갈 것이었다면 차라리 원없이 잡수라고나 할 것을

영감

하늘에서는 술 안 자시오 가고나서 보니

주인 없는 지갑에 지폐 이십만 원

큰아들한테 남긴 편지 한 장

엄마한테 잘하라는 그 편지를

생각하면 내 맘이 앞푸요


2) 속모를 영감


영감하고 굴다리 밑을 가는데

두 내오가 손잡고 가는 게

좋아 보이던가

나도 영감 손을 잡았지라

그랬더니 굴다리에서 나를 냅다

댕겨버립디다

그리곤 앞에 핑 하고 가버렸지라

안 하면 좋게 안 한다 하지

뭐 저라고 갈까

 

이제는 없는 영감

아직도 그때 그 속을 모르겠소

 


김보애   24-10-18 10:18
    
박병율샘.  후기  이제야  읽었습니다.
전 그날 참 좋았답니다. 우리들만의 이야기. 가슴에  맺힌 시를
한분 한분이 읽어주실때의  그  울림이 아프고  아름다웠답니다
오붓한 10월의  교실이  어느때보다도  속닥하고  따뜻했답니다
후기. 잘 정리해주셔서.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