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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 때문에 흘리는 눈물은 언제나 환영입니다.(일산반)    
글쓴이 : 한지황    17-02-06 19:15    조회 : 16,702

오정희 소설가의 소설은 시적인 문체가 강점입니다.

시적 아우라가 대단한 이 소설가는 서사보다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이미지화하는 역량이 뛰어나지요.

소설은 서사적 구조가 탄탄해야한다는 점에서

오정희 소설은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로호>는 다른 그녀의 작품들에 비해

서사성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정희 작가는 24세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여성작가가 드물었던 당시 문단에서 신데렐라로 인기 상승의 가도를 달렸습니다.

30대 후반,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가서 2년 거주하면서 실어증을 겪고

모국어에 대한 갈증 끝에 귀국하여 쓴 소설이 바로 <파로호>입니다.

자전적이 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은

다시 소설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재기의 소설로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춘천 출신의 선배 전상국 소설가와 함께 파로호를 찾아가면서

전상국 소설가보다 먼저 써야겠다는 욕심에 급하게 썼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글쓰기 좋은 소재를 발견한 셈입니다.

이 소설은 현실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대부분 상징으로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수몰지역이지만 아직도 살아있는 목화씨는 생명성, 여성성을 상징합니다.

그밖에도 물, 조개, 돌멩이, 벙어리, 고양이 등등 많은 상징적 단어들이 있습니다.

또한 <파로호>에는 시대에 대한 풍자와 야유가 나타나 있습니다.

북한의 수공을 막기 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해야한다는 미명하에

온 국민이 줄서서 성금을 냈던 기억은 우리들 머릿속에 생생합니다.

작품 속의 화자 혜순은 향토 사학자 김 선생을 좇아 선사 유적지를 돌아보며

인간의 위선과 역사에 대한 몰이해, 수몰 지구에 고향을 둔 사람들의 애타는 심정 등을

파로호의 물결과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유물로 발견된 돌에서 느끼는 깊은 슬픔과 지극한 그리움이

독자들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시대상황이 이런데도 한 여자의 무력감이나 외로움 같은 걸 써나가야 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귀국해서도 고민이 여전했지요.

어느 날 평화의 댐을 짓기 위해 파로호의 물을 비우자

선사시대의 유물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어떤 텅 빈 듯한 이미지, 그게 글을 쓰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곧장 여길 찾았지요.”

이 소설을 쓰게 된 오정희의 잔잔한 고백입니다.

 

사진잡지에 낼 자기소개서를 써오신 장재순 님의 글은

짧지만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짧은 글이라도 꾸준히 쓴다면

수필이라는 장르에 도전할 수 있지요.

<기다리는 시간에는 소망이 있다>라는 수필로

사람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 박인숙 님!

독자를 울리는 글이야말로 제일 좋은 글이라는 박수를 받을 만 했습니다.

감동 때문에 흘리는 눈물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진미경   17-02-09 06:57
    
후기로 만나는 수업도 좋아요.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고 문우님들이 내신 수필도 읽어보고 싶어요.
이번 겨울은 내내 잊혀지지않을 것 같아요. 왼손이 오른손을 대신해 많은 것을 하지만 더디고 엉성합니다.
급한 성격이 튀어나오며 충돌하는 하루하루이고요. 보고싶은 이들을 만나러 나가고싶어요.
결핍이 되어야만 소중함을 느끼나봐요.
다시 추워졌어요. 건강챙기시고 멋진 나날되시길 바래봅니다.^^
한지황   17-02-10 14:46
    
올겨울 일산반은 유난히 사고가 많아서 걱정입니다.
미경샘도 깁스한 오른 손 때문에 고생이 심하지요?
얼른 깨끗하게 회복되기를 우리 모두  바라고 있어요.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는 순식간에 우리에게 일격을 가하지요.
모두들 건강한 나날이 되길 이렇게 간절히 바란 적이 없네요. 
빠른 시일에 건강한 모습으로 뵈어요. 미경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