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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4월 합평 내용(디지털대반)/글쓰기에 공포감을 없애라.    
글쓴이 : 김성은    19-04-25 15:29    조회 : 1,271

<임헌영 교수님 합평 내용> 

1.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제목으로 기저귀에 대하여 쓴다면, 그에 관련한 기억을 서정적인 묘사로만 채우면 안 된다. 인간이 어릴 때 배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기저귀의 역사, 종류, 기저귀 유해성분, 가격별 기저귀 차이 등 정보를 넣어주는 것이 좋다. 나중에 책을 낼 때 서정적인 수필만 연속해서 보여준다면 독자들은 너덧 편 읽고 다 똑같은 글처럼 느껴질 것이다. 서정적인 수필에도 정보가 들어가야 재밌다. 정보를 조사해보면 끝이 없다. 항상 사회 현상을 반영하면서 글을 써라.  

2. 행위를 묘사할 경우 자세히 써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누구나 다 짐작이 가는 행위인 경우 이미지만 떠올릴 수 있게 축약해서 넣는 것이 좋다.  

3. 제목과 내용이 일치가 안 되고 관념적인 글은 재미가 없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이순 이라는 주제가 정해지면 이 주제를 가지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속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인 예시를 하나하나 모아서 컴퓨터에 저장하고 잘 익으면 그때 가서 다시 써보는 것이 좋다.  

4. 보고 싶은 친구 찾기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쓸 경우, 독자들이 볼 때 나라도 찾고 싶었겠다는 필연적인 이유가 드러나야 한다. 친구의 어떤 점이 좋았나, 어떻게 친해졌나, 어떤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는지 가슴 뭉클한 사연이 소개되어야 한다.  

5. 작가가 글이 무엇인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그 설명이 절박하게 다가와야 한다. 미세한 부분, 미시적인 관점으로만 문학에 대한 접근이 되어있고 정말 자기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지 않는다면 독자들은 어떤 작가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 독자들은 글 읽을 때 어떻게든 그 작가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한다. 작가 자신의 정보를 노출해야 한다. 글에 친구가 등장한다면 같이 책을 읽고 어땠다든가 친구와 함께했던 에피소드가 있어야 한다. 삶과의 연계가 필요하고 그 얘기를 쓰면 글은 더욱더 부드럽고 풍성해진다.  

6.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글을 쓸 경우, 제목에 ‘아들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라고 직접적으로 쓸 필요가 없다. 과거의 일을 있는 그대로 쓰면서 아들이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면 된다. 내 생각을 쓴 글을 아들이 읽어보고 엄마를 이해했다며 둘이 끌어안고 한 번 울었다면 된 것이다. 엄마를 용서해달라는 직접적인 말을 쓸 필요가 없다. 수필에서는 직접적인 호소나 교훈을 쓰지 않는다. 내가 그때 어떤 심정이었고 나중에 생각해보니 참 가슴이 아팠다는 것을 쓰면 된다.   

7. 타인의 시선, 남을 의식하고 사는 것에 관한 글을 쓸 때 특정한 장면 하나만 가지고 쓰면 내용이 빈약해질 수 있다. 실제 생활에서 아주 재밌었던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겉치레에 치중하는 것이나 외국의 경우 등 에피소드 위주로 쓰는 것이 좋다.  

8. 글쓰기에 공포감을 없애라. 글을 써놓은 게 있으면 다 내라. 숨겨 놓는다고 싹트는 것도 아니고 이자 느는 것도 아니다. 교수님 얘기도 듣고 합평 받고 고치는 것이 좋다. 못 쓰면 못 쓴 대로 잘 썼다고 우겨야 한다. 하다 보면 뻔뻔스러워진다.


<수수밭 동정>

- 수수밭길 세번째 동인지 <맑은 날, 슈룹>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