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이 마리나
천호반 이래 가장 출석률이 떨어진 교실 풍경은 썰렁하다 못해 냉기가 도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일곱 명의 문우들은 결석한 문우들의 몫까지 교실을 메우며 수업은 진지했습니다.
지난 주 글이 없어 오늘은 오자에 얽힌 에피소드나 실수를 공부했습니다.
ㅇ대통령, 황제를(犬)으로?
1950년대 “이승만 犬統領(견통령)‘ 오기사건이 대표적사례.
대구매일은 사장구속, 책임편집자 사임 , 이후 정간조치됨 .
부산일보는1954년 대통령에서 “통(統)”자가 빠져“이승만 대령”으로 강등시켰다.
이런 사건으로 다들 견(犬)자를 활자에서 없애버리거나 “대통령”이란 활자를 하나로 묶어 썼다. 이승만 대통령의 성(李)위에 지푸라기가 묻어“계(季)승만 대통령”이 되어버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2011년 중국공산당 기관지“인민일보”가 원자바오 총리의 이름을 잘못 표기해 세계의 화제가 됐다. 원자바오를 한자말로 쓰면 온가보(溫家寶)'이다. 그런데 인민일보는 보배“寶(보)‘자를’”온가실(溫家室)”로 적어 온실 내지는 찜질방으로 만들어 버려 17명이 문책 당했다.
일본도 피해갈 수 없다. 1980년대 요미우리 신문은 메이지대제(明治大帝)가 아닌“메이지 견제( 明治犬帝)”로 표기하여 역모 아닌 역모를 감행했다.
어떤 출판사의 사장은 1980년대 초반 책 교정을 보다가 “이순자 여시”를 발견 “여사와 ”여시“의 차이는 하늘과 당의 차이다.
ㅇ신문은 그렇다 치고 방송 너마저
어떤 아나운서는 박정희 대통령 찬사가 입에 베어 전두환 대통령으로 바뀌었는데도“네. 비행기트랩을 내려오는 박정희 대통령”했다나.
2008년 여름 모 텔레비전 방송 자막 뉴스.“이명박 대통령”을 “이멍박 대통령“으로 잘못 표기한 것. 그런데 그 다음에는”이명박 대통렁“으로 잘못 적어 연발 사고가 났다.
아무리 완벽을 기하려 해도 마지막 한자의 오자는 절대 찾지 못해 마지막 오타는 하나님도 못 찾는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있다. 이것을 노어지오 (魯魚之誤)라고 한다. 한자의“노“와 ”어“가 모양이 비슷하여 자칫 틀리기 쉽다는 의미로 글씨의 잘못 쓰는 실수를 경계하는 말이다.
과거 중국에는 일부러 “오자“를 남겨 통치자를 비웃는 지식인도 많았다 한다. 허리를 자르는 참형과 삼족 구족을 멸하는 혹독한 처형이 내려 질 수 있음을 알면서도 통치자를 조롱했다니 놀랍다.
러시아 의 ‘솔제니친’은
“위대한 작가는 제2의 정부다.”라고 했다.
문인은 항상 비판적이어야 한다.
모든 정권은 문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가 “불우국비시야”(나라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시가 아니다.)라 했다.
매천 황현은 나라가 망했는데 지식인이 한 명쯤은 죽어야 한다며 자살했다.
‘이승만 평전’, ‘전두환 송시’를 쓴 서정주- 곡학아세(曲學阿世)의 대표적 문인
곡학아세-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한다.
드골- 글자 아는 사람이 더 나쁘다.(책임이 더 무겁다는 뜻)
*익혀두면 좋은 말*
군주제 _전제군주(왕조)
입헌군제(영국, 일본)
공화국_귀족
민주공화국-국민이 주인이 됨
박람강기(博覽强記)-글을 널리 읽고 기억을 잘하는 것을 말함.
봄비가 소리없이 내리던 오늘, 점심은 영양 가득한 순두부 집에서 김인숙 선생님이 지갑을 열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다 떨기 가장 좋은 비 내리는 날의 티타임에는 오붓하게 네 명이서 양희자 선생님이 사 주신 달콤한 케익과 구수한 커피를 마시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며 목요일을 마무리 했습니다. 모친상을 당하신 반장님 상 잘 치루시고 오시고 감기로 고생하시는 김정완 선생님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결석생이 유난히 많았던 날이었습니다.
다음주엔 모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