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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자아가 여럿이다.(천호반)    
글쓴이 : 김인숙    19-07-18 17:55    조회 : 2,225

♣ 천호반 풍경

 

풍요의 가을을 낳기 위한 여름 태양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었죠. 추욱 늘어진 가로수잎이며, 허벅지 끝까지 올라간 아가씨의 미니스커트는 한낮의 여름 수채화였어요.

그래도 우리 강의실은 오아시스. 바깥 기온보다는 4-5도 낮은 시원한 피서지에서 강의를 듣고 있었답니다.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몇 분 선생님이 여행을 떠나시고 빈 자리가 썰렁했지만 ‘장현순’선생님이 새로 오셔서 축하 분위기에 젖었답니다. 친근감있게 다가오시는 장선생님. 환영합니다.

 

♣작가는 자아가 여럿이다.

 

* 집에서는 ‘아빠’, 강의실에 오면 ‘선생님’, 희곡을 쓸 때면, 희곡의 주인공이 되고,

소설을 쓸 때면 소설의 주인공이 된다는 ‘작가’. 또 수필을 쓸 때는 수필의 주인공이 된답니다. 매력있죠. 어느 때는 ‘백작 부인’도 되어 보고, 또 어느 때는 ‘어부’ 또 어느 때는 ‘영웅’도 되어보는 이 멋진 글쓰기가 오늘따라 입맛을 싸악 당깁니다.

내 안에는 겉모습과는 또 다른 자아가 숨겨있다는 사실을 알았죠. 이 비밀스런 신화를 끄집어 낼 때 나는 위대한 도약을 하는거죠.

 

다시 놀란 것은 교수님은 희곡, 소설, 시, 수필을 쓸 때마다 책상이 다르다는 겁니다. 희곡을 쓸 때는 희곡 쓰는 자리에 앉고, 소설을 쓸 때는 소설 쓰는 책상에 앉고….

여러분 놀라지 않으셨나요? 된장은 된장 뚝배기에 담아야 맛이나고, 과일은 과일 담는 그릇에 담아야 제맛을 내 듯, 장르에 따른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선 ‘자리’도

한 몫 한다는 걸 오늘에서야 다시 배웠답니다.

 

♣작품 제목 달기

 

* 여러 번 들었지만 실천이 힘든 게 이 제목 선정입니다.

①주제 반영 ②호기심 자아내기 ③ 기억하기 좋게

(예.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한다 보다는 ‘아침형 인간’이 단순하면서 명료)

*제목 다는 방법

①주제를 직접 들어내는 방법: 홀로서기, 무정, 사랑.

②인상적인 장면이나 배경: 태백산맥, 지리산, 봄날.

③인물 이름 : 임거정, 장길산.

④상업적으로(유행성)

⑤뜻밖의 제목 : 낯설게 하기: 대머리 여가수.

 

♣등장인물의 이름

①이름을 통해서 인물의 성격 묘사.

②이름으로 남녀 구별, 국적 식별.

③음가 빌려오기: 권만중(건망증이 있는 사람), 강남우(감나무 라고 놀리기 위해)

④아들 원하는 이름: 이금안(今安, 딸 그만). 김막내. 김말자.

⑤직업암시: 이천환(사채업자), 정직한(은행원, 공무원)

⑥별명이나 택호,속칭으로 부르기: 똥바, 똥례.

 

* 글은 지면 위에 그려진 언어의 결정체 이므로 개인의 상징성이나, 개성을 강조하여 독자들의 상상력을 높여주어야 합니다.

 

♣깔깔 수다방

 

* 강의가 끝날 무렵이면 배꼽시계는 알림종을 울리죠. 침이 입안으로 흥건히 모이고 ‘꼬르륵 꼬르륵’ 운률이 장에서 터집니다. 점심시간이죠. 우리들은 2파트로 갈라집니다. ‘코다리냐? 옹심이냐?’ 얼큰한 코다리파가 훨씬 우세랍니다. 그런데 교수님은 언제나 옹심이파 이십니다. 들은 얘기로는 매운 걸 좋아하면 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불끈불끈 ‘화’를 잘 낸답니다. 그래도 얼큰한 코다리가 좋은 걸 어쩌죠?

오늘 지갑은 김보애 님이 여셨어요. 강선생님 왈

“ 보애 선생님은 맨날 점심을 사시나요?” 작품도 써 오시고 아들 장가 소식도 들려주시고, 언제나 기쁜 소식만 들고 다니시는 보애님. 축하드립니다.

차를 마시는 시간에도 혼사 얘기는 퍼졌어요.

“ 우리 결혼상담소 하나 차릴까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어요. 더위에 건강 챙기시고 수필 한다발 안고 오세요. 25일을 기다리며. 반장님 즐거운 여행.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김인숙   19-07-18 18:12
    
반장님. 여행은 즐겁게 진행되시겠죠?
늘 무거운 수필짐을 지시고 땀을 뻘벌 흘리셨는데
오늘 만이라도 "열중 쉬엇!"

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비소식이라도
있을까 기다렸는데.
이제 무더위가 한바탕
한반도를 휩쓸면 피서지로!
'피서지에서 생긴 일' 글 소재는 쌓이겠죠?

오늘 놀란 사실. 글 쓰는 자리가 바뀐다는 것.
예식장 옷이 다르고, 등산 옷이 다르 듯.
저도 자리 좀 바꿔 써 볼까요?

이를테면 연애수필은 호숫가에서(?)
기행수필은 여행지 즉석에서(?)
하긴 '수필은 곶감' 이라 했는데
생활과 맞닿아 영감이 교차해야
좋은 글이 되는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이마리나   19-07-18 21:19
    
피서의 방법은 여러가지
옷깃을 여미게하는  우리 수필 강의실  강추합니다.
좋은글을 쓰기 위한  오늘의 열강.
가끔 삼천포로 빠지는 강의가 더 기억에 남고 재미있다죠.
이름에서 비롯한 재미난 에피소드, 지나온 아들선호땜에
야릇한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우리 언니들 가엾어라..

 오늘도 저는 옹심이파에 한표, 잊혀져 가는 우리것 많이 사랑한답니다.
결혼을 앞둔 아들로 행복이 넘치는 보애샘, 행복이 전달 되는 듯합니다.
 맛있는 점심 감사하구요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문우님들의 자제를 위한 결혼중개소 아주 좋은 일 같습니다
이제 한 커플 성공했으니 또 기대해 볼까요? 호호
새로 오신 장현순님 환영합니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담주  만나요.
     
김인숙   19-07-18 22:16
    
똑똑. 마리나님 오셨군요.
신부되시는 조카 딸.
노래.외모.실력. 넘버원. 역시
피는 못 속여요. 축하해요.
김명희 목요반   19-07-18 22:46
    
여름
더운만큼
땀흘리며 알곡을 키워가는 계절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소식
새로이 입문하는 이에 대한 소식
해온것들을 마무리 하며 가다듬는 소식
오늘
많은 소식과 이야기들을 들었네요
알곡을 채우는 소리
알곡이 영그는 소리

좋은 날 입니다 ^^♡
     
김인숙   19-07-19 07:57
    
옳아요. 더위. 알곡이 영그는 소리
오늘의 아픔. 영혼이 익는 소리.
더위와 추위의 교차 속에 늙어가면서
익어가죠. 
늙는 것도 괜찮아요.
늙을만해요.  아직 설 익었지만.
김보애   19-07-19 16:23
    
2주만에  뵌 우리 문우님들. 작은 식사 한끼로 인사를 들으니 황공합니다. 그런 인사 받기엔 부족함 투성ㅇㄱ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좋은 일 이어지길 바라며
반장님과몇분 안계신 자리. 허전했습니다.  글 쓸 일이 있다는 것과 글감이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바쁜일 끝나고 글감만 찾아 다니면 좋겠어요  천호반 님들.
좋은 일이  이어지길 바라고 아프신 분들 기억하며. 후기써주신 총무님.감사합니당
     
김인숙   19-07-19 16:49
    
보애님 오셨군요.
언제봐도 푸근한 보애님.
무리를 이끄는 힘을 타고 나셨나요?
모두에게 인기가 좋으시니.

축하할 일만 남았어요.
9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귀한 보물 설합에 꼭꼭 감춰두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