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사뿐사뿐 가벼운 발걸음으로 강의실 앞까지 왔답니다. 조금 이른 시간 이었죠.
박소현 님 왈
“나 사고 쳤어요?” “무슨 사고? 아! 작품 제출했군요.” 전 대뜸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이런 대박 소식은 미처 몰랐어요. 천호반에 대 경사가 났답니다. 소현 님께서
대구일보 주최 제 10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에서 ‘대상’을 받는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상금이 1000만 원 이라나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고, 모두들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습니다.
<내성행상불망비>라는 제목으로 무거운 등짐을 지고 굽이굽이 열두 고개를 넘었던 보부상들의 처절한 삶이 젊은 날 저의 어머니 모습과 겹쳐졌다는 수상 소감에 저의 눈에도 울컥 눈물이. 심장의 동요를 일으키는 글의 마력! 어머님의 헌신과 딸의 탁월한 영감이 오늘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제자 사랑이 남다른 임헌영 교수님. 박상률 교수님, 이재무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창작 합평
*김상환 님 <칼도마 소리>
*강회정 님 <친구>
*강회정 님 <뻥튀기>
* 강회정 님의 시는 붙여서 산문시처럼 쓰면 좋겠습니다.
* 동심이 묻어나 있는 순수함이 좋습니다.
* 말은 할수록 거칠어지고 가루는 체에 칠수록 고와집니다.
* 때로는 원본이 좋지만 초보자인 경우는 여러 번 수정 할수록 글이 다듬어 지겠 죠?
* 강하게 인상을 심어주는 부분을 소개해 볼게요. (김상환 님 글에서)
(어느 날은 칼도마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서 부엌으로 나가 봤다. 아내는 갈등으로 도마를 두드리며 울고 있었다.(중략) 며칠 뒤 물어봤더니 그날이 딸아이 소풍날이었는데 도시락 반찬을 해줄 것이 없어서 그랬었다고 했다.)
* <칼도마 소리>는 많이 써 본 수준입니다. 어머니, 딸, 아내를 연민의 정으로 비 교하여 잘 묘사 하셨습니다.
♣철학은 삶의 기술이다 (삶을 위한 국어 교육: 이계삼)
* 왜 철학을 하는가? 생각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다. 왜 공부를 하는가? 자유로워 지기 위해서다. 낯선 것과 만나 거기서 이루어 낸 존재의 변화로, 혹은 양심의 가 책으로 끝내 하지않을 수 없어서 하는 일,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일을 할 때 자유라고 말 할 수 있다.
* 꽃은 스스로의 힘으로 피어난다. 나무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제안에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테크네(techne)이다.
* 김연아도, 박태환도 대단한 테크네를 가졌지만, 우리 어머니도 대단한 테크네를 가진 분이다. 평생 농사만 지으셨는데, 다 죽어가는 병아리를 살려 중닭으로 살려내신 분이고, 욕창으로 고생하신 아버지를 민들레 몇 가마니를 캐내 약을 달여 끝내 고쳐내신 분이다. 의사보다 낫다. 대단한 테크네가 아닐 수 없다.
* 행복에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것이 굉장한 풍요를 가져다 준다. 철학은 돈이 되는 것이다. 그걸 깨달으면 돈을 안 벌어도 되니, 그만큼 돈을 번 것과 다름없다.
* 악이란 ‘악한 생각’에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다. 악마란 잠시 생각없이 행동 할 때의 우리 모습이다. 생각 할 수 없는 환경에 오래 있으면 악마가 된다.
* 우리는 절대 진리로만 살 수 없다. 오류는 삶의 필수 조건이다. 오류와 더불어 사는 것이다. 문제는 다만, 생각하며 사는 것, 철학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삶의 기술이다.
♣깔깔 수다방.
* 천호반 경사가 잇달아 일어났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엔 김보애 님 아드님 결혼식이 있었고, 오늘은 대상 수상 소식이 터졌습니다. 가을이 오면서 모두 종종 걸음입니다. 여행도 떠나시고 친구도 만나시고. 오늘 점심은 8식구가 단란하게 ‘옹심이’집으로 갔죠. ‘코다리’파와 ‘옹심이’파로 나눠지고, 깔깔 수다는 연달아 방아를 찧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휴업이었던 방아는 재빨리 돌아가며 웃음과 박수도 동원했답니다. 오늘은 어제 연금을 탄 김인숙 님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다시 찻집을 찾았죠. 조금 낯선 곳으로 여섯 분이 이마를 맛대어 수다 방아는 2부 편을 열었죠. 골목길 옆 ‘온리 망고’ 집이었어요. 신혼 초 이야기가 꽃이 피었답니다. 게걸스럽게 유머를 동원하여 수다편을 여는 천호반 회원님들! 다음 주는 개천절이어서 휴강입니다. 2주를 어찌 기다려야 하나요? 가을이 뿌리는 낭만을 글로 옮겨 작품 한바구니 안고 오세요. 여행 떠나신 반장님.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10월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