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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운명의 존재인가, 의지의 존재인가' (롯데 잠실반)    
글쓴이 : 진연후    19-09-30 23:59    조회 : 2,179

? ‘인간은 운명의 존재인가, 의지의 존재인가’ -- <비극>을 중심으로 --

9월 30일 월요일 롯데 잠실반에서 진행된 수업의 주제입니다.

‘운명’, ‘의지’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무거움에 ‘비극’이라는 진지함까지 더해졌지만, 시작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13명의 시선을 모으셨습니다.

글을 쓰는 이유, 좋은 글의 조건... 등등 우리가 왜 모였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부터 현대문학사에서 여성작가의 비중 변화와 언어의 권력이 서양에서 비롯되었다는 사례까지...

그리고 ‘운명’과 ‘비극’의 정의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작품 설명까지 이어졌습니다.

- 비극은 글썽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 감정의 ‘관장’을 경험하는 것...

- 비극은 평범한 자들의 불행이 아니라, 뛰어난, 위대한 이들의 패배이다.

- 그들이 운명에 지는 것이 비극이다.

- 뛰어난 자들도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운명 때문이다.

비극은 크게 ‘운명 비극’과 ‘성격 비극’으로 나뉜다.

♥ 운명 비극이란 비극이 일어나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

고대 그리스 비극은 이성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운명의 개입에 의해 주인공이 파멸에 이르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주인공이 운명과 처절하게 싸우면서 패배해가는 서사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 성격 비극이란 개인 스스로가 비극을 초래한다는 것.

세익스피어 작품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성격적 결함 때문에 비극적 파멸을 맞게 된다. 오셀로는 격한 질투심으로, 맥배스는 권력을 향한 거센 집착으로, 샤일록은 돈을 향한 턱없는 욕망으로, 햄릿은 성격적 우유부단과 망설임으로 비극적 몰락을 맞는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성격적 결함에 의한 비극을 운명 비극이라고 말한다 (웃음)

♥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 다 아는 줄거리임에도 교수님의 이야기 솜씨에 새로운 작품을 접한 듯 빠져들었습니다..~~^^~~

♥ <리어 왕>이 왜 대단한가. 자신의 판단의 오류를 인정했기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면 리어왕의 위대함을 안다.

리어 왕은 잘못된 선택을 인정했음에도 구원받지 못했음이 비극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비극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며 나도 사라져 갈 것이다. 다만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사라져 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갈망했던 것이 추억으로 남아 행복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 삶의 목표 : 행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공유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사후의 특권, 그것을 인문학적 가치라고 함.

작가가 통곡하면 독자는 당황하고

작가가 흐느끼면 독자는 연민하고

작가가 글썽이면 독자는 감동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힘든 삶이었더라도 글은 유머러스하게 써야 한다.

[글썽이다.. 라는 단어를 좋아하신다는 유성호교수님 말씀]



박서영   19-10-01 14:02
    
마무리 부분 작가의 통곡, 흐느낌, 작가의 글썽임... 독자의 입장에서 어찌 이리도 공감이 되는지요.
  유교수님의 강의속으로 퐁당 빠졌다가 정신차려보니 ~  강의종료종이 울렸네요.
 품격있는 어휘구사에  덩달아 업그레이드 된듯한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번주 후기당번 진연후선생님  고맙습니다.
 롯잠 기차가 슬슬 속도를 내 봅니다.
홍정현   19-10-01 14:08
    
반장님 바로 뒤로 댓글을 달면 상품이 있다는 이야기에 사무실에 들어와 바로 컴을 켰습니다.
교수님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여
입을 헤 벌리고 보게 됩니다.
비극에 대해, 오이디푸스에 대해, 리어 왕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운명 비극, 성격 비극 이란 용어가 가슴에 와닿았는데......

수업 후 저는 저의 비극이 성격 비극이라는 평을 듣고 맥주 한 잔을 들이켰습니다.

강의도 수업 후 맥주도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홍정현   19-10-01 14:12
    
이렇게 제가 선물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소소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