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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사이 어디 또 있나요? (분당반)    
글쓴이 : 이화용    19-10-03 12:07    조회 : 2,821

 

수요일은 비요일. 주룩주룩 가을비는 내리고, 한번쯤 빠져 버려?” 유혹을 느낄 법도 한데 우리 샘들을 어김없이 강의실로 들어서며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1주일에 한번씩, 한 달에 네 번을 꼬박꼬박 짧게는 6개월, 1. 길게는 7~8년을 자발적으로 만나온 사이. 월급 받는 일도 아니면서 ㅎ  이런 사이 어디 또 있나요? 우리 문우들은 그런 사이랍니다.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김정희

<내가 물었니?> 김영원

<어느 가을의 기억> 김계원

<당신은 진짜요> 윤용화

<내 책을 말한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일지라도> 박재연

<부녀의 옛 이야기> 박현선

 

여섯 편의 글을 합평했습니다교수님께서 글 각각의 전체적인 장·단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역시 좋은 점을 더 많이 집어주셨고 공통적으로 지적해 주신 것은 서두의 글을 쓴 동기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예 생략하거나, 과감히 압축해서 글 중간 중간에 끼워 넣는 방법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문우들의 글을 합평할 때도 우선 좋은 점을 칭찬하며 부드럽게(?) 고쳤으면 좋을 부분을 말해 주는 고도의 스킬을 발휘하면 좋겠는데 교수님께서 손수 모범을 보여 주시네요.  

글에 두 가지 화소가 등장할 경우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느냐의 문제는 작가가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게 먼저인데, 서브 화소가 더 재밋고 얘깃거리가 많을 경우, 작가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겠지요.  

또 한 가지 활발한 토론이 오간 것은 수필 글에 있어서의 표현, 즉 묘사의 문제입니다. 리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가 글에 현장감과 활력을 불어 넣고 독자는 글을 읽으며 시원한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 (작가는 육두문자에 해당하는 표현을 현명하게 대화체로 묶어서 표현했지요.)

교수님께서는, 작가의 느낌(, 흥분)은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독자가 느끼게끔 슬쩍 돌려서 표현하는 게 上手라고 하셨습니다. 독자의 몫을 얘기 하신거지요그리고 그런 소재를 담을 그릇이 수필인가, 아니면 희곡인가, 꽁트인가도 생각해 보라는 말씀. 이 말씀은 진리.

보이스 피싱 피해에 관한 글은 본인의 경헙담이나 지인들의 경우를 이야기하며 한참 신나게(?) 수다를 풀어내기도 했구요이 글을 쓰신 윤용화 선생님, 오랜만에 낸 글인데 말미 부분, ‘내 볼을 힘껏 꼬집어보았다. 나 진짜 맞아?’압권이라고 칭찬하셨구요.

황빈 선생님께서 두 건의 매우 유의미한 합평을 해주셨습니다. 역시 깊은 내공이 스민 말씀, 오늘 잠시 자리를 비웠던 반장님이 있었으면 얼마나 감동을 했을런지요.

박재연 샘의 글은 출판사의 보도 자료나 페이스 북에 올리기에 손색이 없다 하셨구요,

박현선샘은 어쩜 그리도 쓰면서 긴가민가했던 부분을 꼭집어 지적해 주는지', 라며 신기해(?) 하십니다요.

김계원 선생님, 역시 내공이 드러나는 글을 들고 오시면서도 겸손해 하시니...

 

반장님의 고품격, 무결점 후기를 감히 제가 한번 대신 써 보겠노라고 해 놓고 머릿속이 잠시 하얘지기도 했습니다. 그냥 제 스타일대로 올렸으니어제 4교시에미인 무수리망발과 함께 너그럽게 봐 주시와요.

남춘네 파전과 쭈꾸미 볶음에 소면사리 추가, 팥 칼국수. 공해진 선생님이 슬그머니 결제를 해 주셨네요. 10,000원씩 회비는 반 운영비로 go!

남춘네 안주인은 뚝배기에 눌어붙지 않은계란찜 서비스로 화답해 줬구요.

다음 주는 한글날로 휴강입니다.

혹시 오늘 광화문이나 토요일에 서초동 가시는 분들은 부디부디 옥체를 보전하시옵소서. 아니 계시리라 믿사옵니다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왕이면 댓글도 팍!!

       


박현선   19-10-03 14:33
    
네~ 맞습니다. 제가 고민했던 부분을 콕콕 찍어 문우들이 합평해주시니, 어제는 감동받았습니다.  더구나 제가 제목에 가서는 꼭 발목이 잡히는데..  강경신 총무님이  제목으로  '술이 익어있는 목소리'  어떻겠냐는 추천에 아~ 제 눈엔 숨은그림찾기 처럼 안  보이니..  감사해요~  이화용 선생님 합평 글 진지하게 잘 봤습니다.
     
이화용   19-10-03 20:01
    
"글이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을 먼저 하셨잖아요.
현선샘의 '정직함'이 제목에서도 나타난다니
그 정직함이 하늘을 찌르는 건 아닌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박재연   19-10-03 14:58
    
흔쾌히  써주시겠노라 해주시니  외출하는 마음이 푹 놓였답니다  덕분에 일 잘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듯  수업정경이  그려지네요  마마님의  합평도 있었다니  정말 씬나는 일이네요ㅎ  지겨운 제 후기는 그만 쓰고 다양한 버전의 개성있는  후기들을 시도해야 할 것  같군요  손자보느라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멋진 후기를 써주셔 감사드려요 울트라킹왕짱입니다 ♡♡♡
     
이화용   19-10-03 20:03
    
반장님의 후기가 지겹다니요???
마침 제가 오늘은 종일 집에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되어 용기 한 번 내 본 것이랍니다. 
담 주는 우리 못 만나나요?
공해진   19-10-03 15:27
    
와우!
화용식 버전
영화 한편을 엑기스만 추려 전달하면서 은근히 오래 묵은 비법을 보여줍니다.
감사드립니다.

엉뚱하게도
개와 강아지의 구분은 연령인지 사이즈인지 궁금합니다.
     
이화용   19-10-03 20:06
    
개와 강아지의 구분이 왜 갑자기 궁금해 지셨는지요?
아래 '기여우'님 해석을 참고하시면.......
늘 분당반을 지켜주시니 감사합니다.
무슨 사이?  이런 사이ㅋ ㅋ ㅋ
기여우   19-10-03 16:21
    
문우님들  덕분에  이제 조금 적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달릴수 없듯이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워 나가겠습니다

 참고로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어느날  강아지가 자기가 주인으로 착각하는 날이 옵니다
그때부터 강아지는 개가 됩니다
     
이화용   19-10-03 20:11
    
누구실까?
뉘실까? 
여우?
아항~~ 김영욱 선생님
후기방에 들어오시고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꾸뻑^^
전성이   19-10-03 17:39
    
평소 먹던 비빔밥에 새로운 나물을
첨가한 듯하네요.
합평도 콕 집어주시고, 4교시 대화에도
깊이가 있고 정말 많이 배웁니다.

팔짱끼고 우산  써본게 얼마만인지~~
'비오는 날의 수채화' 느낌이 이런건가요?^^
분당반의 추억이 또 하나 늘었답니다.
     
이화용   19-10-03 20:13
    
비빔밥에는 묵은 나물을 불려서 들기름에 볶아 넣어야 맛있잖아요.
우리의 4교시 대화가 그런 맛이 아닐런지요?
강경신   19-10-03 19:11
    
우리가
 일주일에 한 번씩 한 달에 네 번 만나는 사이라니!
 만나기만 하나요?
 나누는 얘기도 점점 속깊어지고 끈끈해지고... 그렇게 되고 마네요.

이화용 선생님다운 글 솜씨가 빛나는 후기네요
애쓰셨습니다. 
우리 곁에 늘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화용   19-10-03 20:19
    
우리 총무님^^
강경신 선생님^^
안 가면 안 돼요?
안 되겠지요ㅠ ㅠ  ㅠ 엉 엉
이렇게 '곱고' 똑똑하고 자상하게 매사를 챙기시는 경신샘,
줄기차게  우리 이런 사이를 즐깁시다.
늘 고맙습니다.
김정희 투   19-10-03 21:22
    
이화용선생님 오늘 또 많은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보약같은 합평후기에 많은 용기를 얻습니다.
반장님, 모처럼 합평후기에서 벗어나 푹쉬세요.
감사합니다.
     
이화용   19-10-04 14:11
    
김정희선생님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늘 푸근함과  따스한 정 이 뭍어나는
선생님글의 팬이랍니다.
댓글남겨 주셔서 감사힙니다.
김민지   19-10-19 21:16
    
이화용 선생님~ 수업 후기 감사합니다^^ 제가 많이 늦었지요!! 선생님의 따뜻한 성품이 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느껴져서 참 좋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합평후기 기분좋게 읽었습니다. 박상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슬쩍 돌려 표현하는 상수는....어떻게 하는 건지요 ㅎㅎ 말은 짧고 의미는 무척 긴듯합니다. 곰곰이...고민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화용선생님과 참 잘 어울리는 가을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