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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화와 대나무는 어디로 갔을까(무역센터반)    
글쓴이 : 이지영    19-10-17 00:13    조회 : 5,712
2주만에 수업이 열린 수요반이었죠. 2주가 아니라 2달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수업이 없으면 좋기 마련인데 이렇게 아쉬운 걸 보니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 그만 잡고... 후기를 시작 해 보겠습니다.

* 사투리 보다는 '지방말', 표준어 보다는 '서울말'이 좋겠다.
  '서울 토박이'는 3대에 걸쳐 서울에 살아 온 사람을 말한다. 벼슬을 하던 사람들은 낙향을 하니 서울에 그렇게 오래 살자면 '중인 계급'이라야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말은 다시 말해 '중인들이 쓰던 말'이라 하겠다.

* 돌멩이 하나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운치가 다르듯이 단어도 문장의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 조상들의 겨우살이 준비 중에는 '창호 새로 바르기'가 있었다. 
  여자들 방에는 국화 잎으로, 남자들 방에는 대나무 잎을 따다가 발랐다. 문 하나를 바르는데도 '인문학적'이었다 하겠다. 그에 비하면 요즘 세상은 너무 실용성만 따지는 게 아닐까?

* 일본의 소설가 '겐지'는 '시는 말하자면 원액이고, 그 원액에 물을 타서 쓴 게 소설이다'라고 했다. 

* '거시기'는 이제 사전에 대명사로 올라와 았다.
 어렸을 때 익힌 말은 평생을 간다. 
 '맬겁시'(그냥), '포도시, 지구다나(가까스로, 겨우)' 라고 해야 뜻이 제대로 전달되는 거 같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한참을 헤매였지요^^;; 난생 처음 듣는 말이었어요

이 밖에도 정조 치하에서 숨어서 글을 쓰던 '연암 박지원' 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하이쿠'에 관한 읽기 자료를 읽으며 수업을 마쳤습니다.

오늘 간식 준비 해 주신 이경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도원에서 함께 식사 후 어김없이 밀탑에서 정겨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수요일. 그 날에 선생님들과 함께라서 더 즐겁습니다. 
오늘 함께 하지 못하신 선생님들 계시지요? ㅠ 큰 일교차에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 주 수요일에 꼭 뵐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화요일에 있을 심포지엄.. 저는 참석할 수 없지만 함께 하는 모든 선생님들 즐거운 시간 되셔요.
이만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송경미   19-10-17 08:15
    
세 아이들 키우며 하루를 50시간으로 늘려 사시는 이지영샘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뵈었는데 많은 분들 눈도 못 맞추고 급히 나왔네요.
사투리 중에 못 알아듣는 게 제주도 말 뿐인 줄 알았는데
 '지구다나'를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그러니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모르는 것들이 있는지...
늘 밝은 얼굴로 봉사해주시는  반장님, 총무님들께 감사드려요.
고옥희   19-10-17 08:49
    
시가원액이고 소설이 그 원액에물을타서쓰는것이라면 수필은 어디메일까요?
혹시 거시기는아니겠지요
우리가 이세상에서 아직은 모르는것들이 너무도많이있는탓에 우린계속 배워나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