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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 가봐야 알지, 어떻게 될는지.(금요반)    
글쓴이 : 노정애    19-10-26 09:19    조회 : 2,724


금요반 후기입니다.


몇분의 결석은 있었지만(다음주에는 오시리라 믿는 분들) 아름다운분들과 좋은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최계순님이 간식으로 준비해주신 완두 팥시루떡을 먹으며 화기애애 정다웠습니다.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최계순님 감사합니다.


김진채님의 깜짝 방문. 와우! 함께 점심을 먹고 먹거리 바리바리 싸들고 오셔서 옥상에서의 소풍을 즐겁게 해 주시더니 송교수님 강연도 함께 했지요. 얼마나 반갑고 좋았는지 모릅니다. 역시 한 번 금요반 식구는 영원한 금요반 식구입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요즘 저희반님들은 글을 쓰시지 않아서 송교수님이 준비해오신 한편의 수필과 한편의 소설로 수업을 했습니다. 


칼럼형식의 글을 많이 쓰시는 서종택님의 <<갈등의 힘>>중 <미사일 성묘> 라는 수필을 했습니다. 

컬럼의 성격이 낮은 수필인데 잔잔하면서도 단아함이 묻어있는 글이였지요. 

성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가족의 묘지 이야기가 나와서 자칫 무거워 질 수도 있었는데 어린시절의 성묘이야기로 가면서 담백하게 마무리가 되었지요. 좋은 글이였습니다.

그리고

김유정의 단편 소설 <<땡볕>>을 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을 읽을때면 느꼈던 힘들고 고단한 삶의 모습을 이렇게 보여주나 싶었는데 이 글도 그랬습니다.

송교수님은 "보잘것 없은 삶을 살아가는 고뇌가 적혀있다."라고 하셨지요.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는 아픈 아내를 지게에 앉히고 병원을 가는 덕순이의 모습.

뜨거운 땡볕이라 힘들어하는 모습. 병원에서의 헤프닝.

그리고 아이가 뱃속에서 사산되었다는 사실....

너무 속살까지 다 보여준것 같아 마음이 조금 답답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길에 아내가 어떻게 될지 몰라 덕순에게 묻지요.

"그럼 나두 허구한 날 늘 병원에만 있게 되겠구려?"

덕순이 말합니다.

 "인제 가봐야 알지. 어떻게 될지는."


그럼에 가 봐야 알지요. 어떻게 우리의 삶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충실하게 즐겁게 살아야함을 이렇게 또 배웠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함께 점심을 먹고 백화점 옥상 정원에서 소풍나온 소녀들처럼 웃고 떠들고 노래를 부르면 신나게 즐겼습니다.

참 좋은 가을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송교수님이 <피천득 다시 읽기> 강연을 들으러 서초동으로 갔습니다.

피천득의 삶과 이상의 삶을 함께 조망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송교수님의 강의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너무 늦은 귀가에 이제야 후기를 올립니다.

서종택에서 시작해 김유정으로 그리고 이상으로 피천득으로 이어진 하루였지요.

이만하면 참 좋은 하루입니다.

어떻게 될는지 모를 시간앞에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금반님들과 강연에 함께 가주신 금반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소지연   19-10-26 20:21
    
후기 제목이 물씬 가깝게 다가오네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묵묵히 하루를 보듬고 가는 덕순처럼
우리들 글쓰기 인생도 때론 미궁속에서 기다리는 창조의 신비가 아닐까요?

어제의 금요일이 그렇게 꽉찬 하루가 될줄은 전날까지도 몰랐습니다.
설명도 감상도 필요없을 만큼 술술 흘러가도록 협력하신 모든 문우님들,
특별히 자신의 시간과 땀을 헌신하여  행사에 이끄신 노반장님께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한사람 한사람을 그토록 아끼고 살피는 리더, 당신이 있어 든든합니다.
 “이제 가봐야 알지, 어떻게 될는지.”
어쩐지 희망으로만 풀고싶은  한줄기 토로가 썩 잘 어울리는 금반입니다.
노정애   19-10-31 08:49
    
지연쌤
그날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 곳에 계셔도 마음을 보내주시고
오셔서 이렇게 함께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삶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요.
그저 주어진 시간들을 잘 이끌고 견디는 것.
즐겁게 힘차게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사실 금반님들에게 엄청난 도움을 그리고 에너지를 삶의 지혜를 저는 늘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내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