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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곧 사람? 문체의 모든 것 (종로반)    
글쓴이 : 봉혜선    19-12-24 14:23    조회 : 5,192

문화인문학실전수필(12. 5/12, )

-글이 곧 사람? 문체의 모든 것! (종로반)

 

1. 문체에 대한 이해

 

글 내용에는 사람의 인격, 특성, 재능, 환경, 가치관, 세상이나 사물을 보는 태도가 은연중에 드러난다. 그래서 글은 사람인 것이다. 한편 어떤 소재와 주제를 다루던 그 사람 특유의 감각과 스타일이 엿보인다. 그래서 문체는 또한 사람인 것이다.

*물이 비, , 얼음, 수증기로 형질(形質)이 바뀌더라도 H2O인 것은 마찬가지임.

 

. 간결체: 간결, 압축, 절제, 함축. 의미전달이 빠르고 정확함.

 

어린 염소 세 마리가 달달거리며 보도 위로 주인을 따라간다. 염소는 다리가 짧다. 주인이 느릿느릿 놀 양으로 쇠걸음을 걸으면...’ -윤오영 <염소>

*괜히 윤오영이겠어? 윤오영이 건조체 라면 같은 간결체지만 피천득은 우미체임.

 

 

. 만연체: 장문, 반복, 설명, 이완. 호박넝쿨. 근대 수필에 쓰임.

 

온 천하가 얼어붙어서 차돌과 같이 딱딱한 겨울날의 한 가운데 대체 어디서부터 이 한없이 부드럽고 깨끗한 영혼은 아무 소리도 없이 한들한들 춤추며...’ -김진섭 <백설부>

*요새 이런 글 쓰면 연식이 오랜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것밖에 안된다고요!

 

. 강건체: 기운, 기세, 박력. 기상. 연설문, 호소문, 결의문, 격문.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울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민태원 <청춘예찬>

*광화문 광장이나 서초동에 갈 필요는 없잖아요? 북촌(헌법재판소)에 간다고요?

 

. 우유체: 온화, 우아, 완곡, 서정. 화려체보다는 좋으나 여성적.

 

수필은 청자(靑磁) 연적(硯滴)이다. 수필은 난()이요, ()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피천득 <수필>

*박수근 그림에서 보는 삶의 곤고함이 묻어나는 함지박 인 아줌마는 수필이 아닌가요?

 

. 화려체: 수사, 장식, 비유, 중복. 속빈 강정. 진실성 부족 우려.

 

아이들이 학교로 간 시간, 바다 속 깊이 나의 시간과 공간은 고요하고 은밀하고 적막하다. 지난날에 꾸던 오색 무지개 꿈이, 하염없이 내리는 흰 눈송이.’

-윤모촌 <어느 주부의 서른아홉의 노래>

*3D 5G 시대 트렌드와 전혀 맞지 않은, 가장 피해야 할 문체. 제목부터 길구만.

 

. 건조체: 단문, 삭막, 무미, 건조. 실용적. 하드보일드 스타일(hard-boiled).

현대인은 너무 약다. 전체를 위하여 약은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 자기 본위에만 약다. 백년대계를 위하여 영리한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일, 코앞의 일에만...’

-이희승 <딸깍발이>

*혹시 간결체의 이복동생? 만연체나 화려체 보다는 한결 좋은 현대식 문체임.

 

2. 왜 간결체인가?

 

-소재와 주제에 따라 문체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일률적으로 어느 것이 좋은 문체라고 주장할 수 없다()의 정서를 표출하거나 고풍의상(古風衣裳) 같은 고전적인 분위기의 글을 쓸 때는 만연체우유체가 적격일 수도 있다.

 

 -무어니 해도 간결체정확하고 빠른 의미의 전달에 가장 효과적이다. ‘간결체 박진감과 긴장감이 있어 스피드가 중요시되는 오늘날의 시대정신에도 부합한다. 문법에 맞게, 추상어와 불필요한 수식어는 줄이고, 몸통(주어+ 동사+목적어) 위주로 써야 비문(非文)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적인 글쓰기의 본류(本流)간결체이다. 대표적인 작가는 김훈이다젊은 작가들의 문체 역시 간결체다. 김동리, 황순원 같은 대가들도 간결체의 미학


봉혜선   20-01-13 18:04
    
1.2부로 나뉘어 있어요.  간결체 꿈을 꾸는 나날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