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영 선생님의 맛깔스러운 후기를 히죽대며 읽다가 제 스타일의 약간 무미건조한(?) 수업 후기를 쓰려니 왠지 모르게 죄송스러운 기분이...^^;;
오늘 정말 오랜만에 수업에 참여했는데, 쉼 없이 매주 수요일마다 참석한 것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어요. 참 좋더라고요.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둥 마는 둥해서 올 한 해는 1년 내내 방학 같아서 기운이 쭉 빠지는데 오늘 잠시나마 힐링 타임이 됐습니다. 역시 수요일은 힐링 데이였어요.^^ 반가운 선생님들 다음 주에는 더 많이 뵈었음 하는 바람을 가지며 후기 시작해볼게요~
1) 글감
: 일기에 쓸만한 근황은 피하자. 비일상적인 것(자주 일어나지 않는, 흔하지 않은 일)을 쓰자. 자신과 타인의 외적 갈등과 자신과 자신의 내적 갈등이 느껴지는 사건이 글감이 된다.
2) 제목
: 설명하며 풀어 쓰지 말 것. 주제를 반영하며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기억하기 좋게 써야 한다. (압축, 상징)
3) 글 쓸 때 주의사항
: 하나 마나 한 말(사족)은 하지 않아야 함. 다 말하지 말 것. 문맥으로 독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긴다.
: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말은 생략하자. (유독: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필요한 단어,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한 말은 거짓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 맥락 연결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연결시키자.
오늘 나눠주신 글이 참 재밌었습니다. 박상률 교수님이 쓰신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 를 읽고 마스크 속에서 킥킥 웃었어요. 도로 위에서 만난 젊은 욕쟁이(?) 운전자가 '개새끼야'라고 소리를 치니, 60대인 교수님이 개의 '새끼'이면 40대로 보이는 그는 개의 '손자'가 마땅해서 "개손자님, 왜 그러십니까?'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 지금 꺼내 읽으면서 또 킥킥거립니다. ㅎㅎ
또 다른 글은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선생님 관련 글이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제가 빨간 줄을 쳐놨네요.
' 그런 그가 <전국노래자랑>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몇 살이었을까? 무려 63살이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금언을 삶으로 증명해내고 있는 셈이다. 새해가 되어 독자님들 중 또 한 살 먹어버린 나이를 한탄하는 분들, 이미 인생의 전성기가 지나갔다고 자조하는 분들에게 이 글이 위로 혹은 깨달음이 됐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환갑이 넘어 인생의 진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30년째 하고 있다...'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
정명순 선생님께서 준비해주신 떡 뜯어먹으면서 썼습니다.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창으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네요. 선생님들 행복한 저녁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