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명작의 탄생> 강좌는 회원님들 작품 합평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 홍정현 선생님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를 읽고 사라지는 기억에 대해
- 진연후 선생님의 <엉뚱하지만 확고한>을 읽고 우연과 필연에 대해
- 김성은 선생님의 <나이브한 사람들>을 읽고 성취와 덧없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후기 제목은 진연후 선생님 작품 제목을 살짝 가져왔습니다.^^
유성호 교수님의 각 작품에 대한 평론은 역시 전문가답게 아름답고 귀해서 듣는 저희로서는 그저 감동과 감사한 마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몇 구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간은 마치 하느님처럼 있다고 할 수 있고 없다고 할 수 있다. 개념은 있지만, 실체가 없다. 시간은 감각하거나 인지할 수 없다. 결국 도달하는 곳은 내 안의 있는 시간밖에 없다. 어쩌면 내가 곧 시간 같다. 내 안에 흘러왔던 것들이 기억의 대상이 된다. 이 순간도 어느 순간의 기억이 대상이 될 것이다. 먼 미래에 아련하게 추억할 것이며 이는 수필의 근간이 된다.
영원은 인간이 고안해낸 발명품이라고 생각한다. 순간이 계속 머물러줬으면 하는 마음이 순간성에다 영원을 부여한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영원하지 않고 한시적이고 사라져 버린다. 이런 안타까움 때문에 인간이 아름다움을 부여한다는 느낌. 사라지지 않았으면 바라는 마음. 그래서 시간이란 인간이 사후적으로 부여한 느낌이 든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의식주는 옷 짓기, 밥 짓기, 집 짓기라고도 할 수 있다. 세 가지에 공통의 동사 ‘짓다’가 붙는다. 이 ‘짓다’라는 말이 놀랍다. 그런데 또 글도 짓는다. 글 자체에 의식주라는 것이 모두 들어가서 글짓기라고 하나 보다. 글이라는 게 하나의 우주를 건축해가는 일이다. 그 안에는 삐걱거리는 모서리나 흠도 있고 세목을 갖추기 위해 찬장에다 그릇도 넣어야 하고 수없이 보완하고 채워나가야 한다. 수필을 쓰며 쉽지 않지만, 자신을 구축해가는 것이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 사람과 헤어졌다면 우연은 필연이 된다.
신이 계획해서 이뤄내면 섭리가 되고
운명이 힘을 부여하면 장난이 되고
신이고 운명이고 초월적인 것을 믿지 않으면 우연이 된다.
모든 것이 힘에 의해 이뤄졌지 내가 선택한 것은 없다고 여겨지지만 잘 생각해보면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나와 더불어 사는 사람도 내가 택한 것 같지만 택함을 당한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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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월에 새로 오신 신입회원님들도 합평에서 좋은 말씀 주셨어요. 살짝 내공이 느껴지던데요. 곧 작품으로도 만나뵐수 있었으면 좋겠네요.(넘 부담은 갖지마시구요. ^^;) 그리고 박은지 총무님이 주신 맛있는 초콜릿과 캬라멜 잘 먹었습니다. 간식은 행복입니다.
다음주 수업에는 교재를 꼭 구입해서 오시기를 바라구요. 미리 수업에 제시된 작품을 읽어오세요~
건강하고 즐겁게 한 주간 잘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