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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의 향기(디지털대 수수밭)    
글쓴이 : 문제원    20-07-20 21:46    조회 : 3,992
   2020.7월합평.hwp (27.0K) [0] DATE : 2020-07-20 21:46:48

[2020. 7월. 교수님 합평 정리]

 

 

1. 제목은 너무 구체적으로 쓸 필요는 없다. 독자로 하여금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 좋다. 제목을「바람의 언덕을 지나」로 쓰면 사람들은 소설 폭풍의 언덕을 연상할 것이고, 바람의 언덕을 지나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제목을 통해서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다.

 

2. 글에 등장인물을 내 세울 때는 글에서 등장인물의 역할을 주어야 한다. 여행이야기라면 이런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한 번쯤 해봤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도록. 글에 등장은 시켰는데 아무 역할을 하지 않으면 다 떼어서 버려라. 내 얘기만 쓰면 된다.

 

3. 제목을 「안좌도 감태」로 바꾸고, 안좌도의 위치를 말해 줘라. 화가 김환기의 고향인 신안군 안좌도라고 구체적으로 써주면 훨씬 좋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정보를 살짝 언급해 주면 좋다.

 

4. Webster 영어사전은 가장 권위 있는 사전이다. 글을 쓸 때 필요하면 찾아봐라. 어휘의 사용 례가 다양하다. 세익스피어가 작품에서 썼던 단어 설명부터 최근의 용법까지 그 단어의 역사와 용례가 다 나온다. 그런 정보를 찾아 활용해서 글을 써보는 것도 좋다

 

5. 새로운 형식인데, 참신하게 느꼈다. 변형을 해봐라. 기존의 틀을 깨 봐라. 글의 분량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재미있고 공감을 일으키면 된다.

 

6. 문장 끝에 ‘~색깔은 노르스름해진다고 한다’에서 ~고 한다는 빼버리고 노르스름 해진다로 써라. 내가 확실하게 체험하지 않아서 자신이 없다고 해도 절대 쓰지 마라. 자신이 없으면 독자들이 믿지 않는다. 이 작가가 쓴 다른 글에도 불신감이 생긴다.

 

7. 모든 고유명사, 사람이름이나 외국지명 등에 ‘ ’을 쓰지 않는다. 예전엔「워싱턴 」하면 꺽쇠를 넣었지만, 요즘에는 꺽쇠를 일체 쓰지 않는다. 특이하거나 특별히 강조가 필요한 경우같이 한정적으로만 ‘ ’ 을 써라. 이 글에서는 여배우 M을 지칭하는 ‘삐거덕’ 같은 단어에는 써도 좋다.

 

8. J형 하지 말고 본명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글로 써서 등장인물에게 책을 한권 보내주면 좋아한다. 불명예스러운 내용이라면 본명을 쓰지 않지만, 밝혀도 지장 없는 것이라면 본명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글에서 J형이 너무 빈번하게 나와서 지루한 느낌을 준다. 별명이 있으면 별명을 쓰고, J형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단어를 찾아서 대용해라.

 

9. 글에 욕을 쓰는 것에 대해 너무 민감하지 않아도 된다. 필요하면 써라. 시에도 욕을 쓴다. 빼지마라. 더 심하게 써도 상관없다.

 

10. 기억의 향기. 글이 참 격조 있죠? 참 좋아요. 이렇게 멋진 글이 나오니까 뿌듯하죠? 여러분 배가 아픕니까? 뿌듯합니까? 배가 아프면 안 됩니다. 이렇게 글 잘 쓰는 사람이 우리 반에 있다고 다른 반에 가서 자랑도 하고 그러세요. 나는 개인적으로 향수를 싫어합니다. 아무리 비싼 향수라도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파요. 그런데 이 글을 보니까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향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품격 있는 글이에요.

 

11. 생활 글쓰기라는 용어를 사실은 내가 만들었거든요. 한때 대학 강단도 못서고 할 때 어디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무슨 내용이냐 했더니 수필창작이라고 해요. 수필 창작보다 더 좋은 말이 없을까 궁리를 하다가 내가 생활글쓰기라는 이름을 붙인 거예요. 지금 생활 글쓰기 창작법이라는 책도 나와 있더라고요. 지금은 사람들에게 일반화 되었어요.

 

12. 사랑에 사랑을 더하여. 이 작품은 본인으로서는 굉장히 말하기 힘든 과거를 들어 낸 것이거든요. 여러분이 생각하기에는 어때요? 이 작가의 감성이 느껴져요. 아니면 좀 어색해요. 아니면 이해가 안돼요? 이런 글이 참 쓰기 어려운 글입니다. 작가는 아주 힘들게 썼을 거예요. 일본 작가 중에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라는 작가가 있어요. 이 작가의 <사양>이라는 책이 있는데, 여성의 심리묘사가 아주 치밀해요. 천재적인 작가인데, 여러분도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