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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으로 견디고 계십니까 (무역센터반)    
글쓴이 : 주기영    20-08-19 16:43    조회 : 4,527
103, 166, 279, 197, 246, 297...
로또 번호도 아닌 이 숫자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00명을 넘은지 엿새째.
조심스럽지만, 배움은 여전히 즐겁습니다.
그래서 아쉽기만한 여름학기 마지막 수업입니다.
** 문학으로 세상읽기 (무역센터반 매주 수요일 10-11:10) **
<<생각의 시대/김용규/김영사>>
♣생각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고 나면 언어와 사고가 일치되어 말을 하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말을 한다.
-이야기의 중요성:이야기가 사회 공동의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줌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을 형성해간다. 
♣은유의 힘
-은유가 우리 사고와 언어, 학문과 예술을 구성하는 가장 원천적 도구다.
-은유는 첫 번째 생각의 도구이자, 이어서 살펴볼 다른 생각의 도구들의 근간이다. 
  은유는 생각이지만 다른 모든 생각들을 만드는 생각이다.
-은유는 유사성을 통해 보편성을, 비유사성을 통해 창의성을 드러내는 천재적인 생각의 도구다.
-은유의 학습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것은 시 읽기다. (시 읽기, 낭송, 암기를 통해 뇌 안에 은유를 창출하는     신경망을   새롭게 구축하게 된다.)
 선생님께서는 은유에 관한 많은 이야기보다 <<일 포스티노>> 영화 한편이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추천해주셨지요.  시인 네루다와 우체부 마리오를 통해 시와 은유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많은 분들이 이미 재미있게 보셨겠지요.  저도 볼 때 마다 마음이 출렁거리는 영화입니다. ^*^
네루다가 떠난 후 마리오가 섬을 걸어다니며 섬의 아름다움을 녹음하던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지요. 그 아름다움엔 별, 파도, 바람 같은 것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 시인을 잠수함의 토끼나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표현한다, 는 의미.
잠수함 안에 남아있는 공기를 측정할 기술이 부족하던 시절, 잠수함에 토끼가 죽는지를 통해 판단을 하고,
유해가스 등을 탐지할 측정기가 없던 시절엔 탄광에 카나리아를 데려갔다고 하네요.
시인은 이 시대의 안좋은 공기(?)를 느끼고, 그걸 은유를 통해 낯설게 하는...
따라서 시는 시시하지 않고, 시인은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겠지요.
생각만으로 그치지 말고 도구인 언어를 통해 표현하라는 말씀!
여름방학입니다. 
다음주(8월26일)는 쉬시고, 9월 새학기에 만나요.
방학동안 좋아하는 시들을 읽으며 견뎌봐야겠네요.


주기영   20-08-19 16:58
    
마음이 가난한 자는 소년으로 살고, 늘 그리워하는 병에 걸린다. 오십 미터도 못 가서 네 생각이 났다.
(중략)
잊고 싶었지만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떤 불운 속에서도 너는 미치도록 환했고, 고통스러웠다.
때가 오면 바위채송화 가득 피어 있는 길에서 너를 놓고 싶다.  -허연 <오십 미터> 중에서

-노란바다 출~렁
성혜영   20-08-19 19:52
    
구름차
시원하고 상큼한
구름차 한잔 드시려오
 
당신은 우아하게 앉아
하얀 손에 찻잔을 받쳐들고
향기로운 녹차를 마시는데
내 어머니는 샘가에 서서 바가지를 들고
시원한 구름차를 드셨다오
 
녹차에는 녹차잎이 살풋 뜨고
구름차에는 구름이  둥실 뜨지

녹차에는 노곤한 삶의 시간이 사르르 녹아들고
구름차에는 고단한 삶의 갈증이 짜르르 녹아난다오
                                      김상문
성혜영   20-08-19 20:01
    
김상문 시인은요~ 작년에 일본어반 짝궁에게
수필공부한다고 했더니~남편이  시인이라고
'사랑하는 것에는 이름이 있다' 란 시집을 선물하는거예요.
서울공대를 졸업한 건축기술사로 業을하고 살면서
 직업이 안맞아서 힘들어 했다네요.
지금은 원없이 글을 쓰고있답니다.
정다운   20-08-19 21:35
    
시를 즐겼던 문학소녀는 아니었던지라 시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선생님들이 올려주시는 시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 구름차... 표현이 진짜 근사합니다.
성혜영   20-08-21 11:11
    
주기영샘께서 올리신 '허연' 시인의 '오십 미터'~
전문을 읽으니 참 좋네요.
허연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가
  온라인 서점 1위로 등극했다네요.
젊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멋진 시인~저도 팬 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