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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 형, 교수가 왜 이래?(종로반)    
글쓴이 : 봉혜선    20-12-10 11:48    조회 : 3,828

문화인문학실전수필(11. 12, 19, )

-테스 형, 교수가 왜 이래?(종로반)

 

 

1. 강의

 

강의 첫 머리에 교수님이 카톡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생뚱맞게 사진의 제목을 지으시오라는 문제를 내었다.

다음 코스로(남산 자락을 되짚어 내려오며) 우리 수필의 문제점과 구체적 해결 방법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 사진의 제목

 

-사진에는 웬 체수 적은 남자가 가방을 들고 등을 잔뜩 웅크린 채 단풍지는 언덕(남산 자락으로 추정)을 올라가는 뒷모습이 원경으로 잡혔다. ‘웬 사진?’ 문우들은 뜨악해하면서도 제목 짓기에 바빴다

 

-<가을 후광(後光)> <센티멘털 맨> <단풍 닮은 뒷모습> <가을에 지다> <가을이 왜 이래?> <그리움에 베인 남자>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웃음을 자아낸 제목도 있었다. <어느 노숙자(수필가)의 오후> <고개 숙인 남자> <쏘팔메토>... 가장 관심을 모으고 웃긴 제목은 <테스 형, 교수가 왜 이래?>

 

-그 사진은 어느 날 오후 문학행사에 참석 차 남산 문학의 집을 오르는 교수님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제목 장원은 <가을 속으로>. 교수님은 왜 이런 문제아닌 문제문제를 일으켰나? 다름 아닌 사진을 매개로 수필의 제목 짓기실전 연습을 시킨 것 이었다! 그래서 수필의 제목은,

 

. 수필의 제목

 

-주제 함유, 흥미 유발, 품격 있는 제목이 으뜸

-차선으로 소재나 인물, 배경과 연관 지어도 좋음

-비속어, 유행어, 고사 성어, 신파조 제목은 피함

-추상적 관념어 보다는 구체적인 사물을 내세움

-(사진)의 제목은 어쨌거나 글(사진) 속에 있다

 

. 수필 문제점 해결 제안

 

-칼럼적 요소를 도입하자. 수필의 이야기가 독자와 관심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기본 요건은 공동 관심사이다. 오늘날 한국 수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칼럼의 특성을 응용하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 문화적 이슈, 시대 트렌드를 다루는 칼럼은 에세이의 본령이기도 하다다.

 

수필은 영혼이 없는 신변잡기적 기록에서 벗어나 자연과 우주와 교통하여 각성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수필은 인간의 본성과 삶의 진실을 심오하게 성찰하고...-<21세기 수필시대를 위한 도전과 약속>, 한상렬(수필오디세이 주간)

 

우리 수필의 개인적 내면성과 자폐성은 극한에 이르렀다. 작가의 시선이 안으로만 쏠리지 않고 타자와 외부 세계로도 돌려져야 한다. 우선 약화된 지성(인문학적 통찰)의 복원이 필요하다”-<수필의 자폐성을 넘어서>, 신재기(수필미학 주간)

 

. 좋은 수필은?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지성(사유)과 감성(서정)이 균형을 이루고 감동을 전해주면 으뜸 수필이다. 어느 쪽 비중이 높아도 좋다. 그에 앞서 정확한 문장력과 구성의 체계는 필수적이다. 정확성을 갖춘 후 문학성, 철학성, 유머를 거론하는 것이 올바르다. 인문학 강의도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수필과 어떤 연관을 지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끊임없이 촉각, 후각, 미각, 시각의 촉수를 움직이자. 수필의 생활화. 수필의 옷을 철갑처럼 둘러 입자.


2. 합평

 

<분홍 원피스>-윤기정

표현이 정확하고 흐름이 자연스럽다. 위 강의에서 언급한 신문 칼럼의 특성을 원용(援用)하고 개인 경험을 더했다. (강의는 언제나 맞춤형) 정치, 사회 이슈를 다루면서도 이념이 편향되지 않아 바람직하다. ‘분홍색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곁들이면 어떨까 하는 일리 있는의견이 나왔다.

 

<소극적 네모로부터>-봉혜선

고쳐 쓰라는 지침을 성실하게 수행한 언제나 초보의 글. 전에 제출한 글을 다시 고쳐 슬쩍 내미는 애교 있는습관을 어이할거나?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 표시를 해오되 지적하는 바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는 자체 점검할 것. ‘네모(자와 획)’에서 벗어나지 말 것.


3. 동정

 

안해영님이 ~오랜침묵을 깨고 합평을 위한 글을 제출. , 완성작이 아니어서 on-line으로 다시 보낸다고. 그 정성이 갸륵합니다. 다음 시간이 기대되네요.

 

 

 

 


봉혜선   20-12-10 12:10
    
설마 이러한 거대 담론이 이 서툰 '언제나 초보'의 손 끝이나 머리에서 나온 거라고 믿는 분은 없으시기 바랍니다. 강의 부분은 글창식 교수님 영역이므로 불-터치. 노-터치. 수필 쓰기 교습서 맛보기로 아낌없이 투척하셨으니 시원하게 샤워하시면 피기 되고 살이 될 거야요. 늦는 건 이제 버릇.  흠냐흠냐
윤기정   20-12-10 22:26
    
봉작가님. 등단 1주년  축하합니다. 종로반은 물론 한국산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 넘치는 에너지로 한국산문과 종로반의 번성에 이바지해주시고 무엇보다도 작가 봉혜선의 수필을 확립하기 바랍니다.
     
봉혜선   20-12-10 22:54
    
어찌 이리 따듯히 살펴주시나요? 눈물이 앞을 가려 흐릿한 눈앞이 캄캄무지황송시렵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마지막 문장을 가슴에 담아 안고 자겠습니다. 그간 못 잔 잠을 자야겠어요. '봄에는 ~, 여름에는~, 가을에는~, '을 다 잊었어도 '겨울에는 잠을'이라는 경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동면하듯 자고 일어나면 눈이 밝아지기를 , 적어도 심(心, 深, 審)안을 지닐 수 있게 되기를 꿈꾸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