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월. 합평 정리]
1. 합평을 할 때마다 말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했어요? 주제를 잡는 거라고 했죠. 주제를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이 어떤 글을 쓸 때 자기가 아는 것을 그 한편에 모두 다 넣으려고 하지 마세요. 아끼세요. 좋은 주제, 소재가 있어도 이 글에서는 이것만 쓰고, 나머지는 다음 글에서 또 써먹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하면 단일 주제, 단일 소재. 글을 쓸 때는 가위와 풀이 중요합니다. 가위를 써서 과감하게 잘라 내고, 잘라 냈다가도 필요하면 또 풀을 가져다 이어 붙이고, 주제에 맞는 소재만 딱, 딱 추려서 그것을 재미있게 구성하는 것. 그게 글 쓰는 방법이에요. 모든 글은 기본이 이것입니다. 지금 합평, 모든 합평은 이래야 합니다. 이 글은 주제가 이건데, 주제를 살리려면 이 얘기가 좋다. 그런데 잘 쓰다가 꼭 다른 데로 빠지거든요. 주제와 관계없는 얘기를 또 하다가 주제로 들어왔다가 들락날락하는 것이거든요. 그럴 때 과감하게 가위로 잘라 내야 해요. 과감하게 버려야 해요. 아까워할 필요 없어요. 다 잘라내요. 잘라내도 괜찮아요. 왜? 나중에 또 잘라낸 부분을 써먹으면 되니까. 글을 계속 쓰다 보면 또 써먹을 때가 나와요.
2. 어떤 사물을 볼 때나 글 쓰는 사람들이 관찰력도 있고 판단력도 정확하거든요. 왜 그러냐면 글을 쓰면서 훈련을 하기 때문이에요. 딱 필요한 것만 볼 줄 알아요. 아, 이 상황에서는 뭐가 필요한 거다. 글을 쓸 때 필요 없는 것은 다 잘라요. 그래서 글 쓰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역사나, 사회 현상을 볼 때 정확한 판단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글 쓰는 것은 내가 이 글에서 뭘 쓸 것인가. 내 글을 읽은 사람은 내 글을 읽고 내 심정을 공감해 주는 것. 지원해주고. 관계되는 것만 넣고, 관계없는 것 빼 버리고. 무슨 일을 배우든지, 정확한 방법을 기초부터 배우면 쉽죠? 피아노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인데, 겉멋이 들며 자기 맘대로 멋을 부리거든요. 그러면 나중에 절대 대가가 못 된다고 해요. 그림 그릴 때도 마찬가집니다. 처음 데상을 배우지 못하고 추상화부터 배우죠? 절대 대성을 못 합니다. 피카소가 추상화로 유명한데, 피카소가 처음 그림 공부할 때 배운 게 새 그림 그리는 것이었답니다. 그 새 그림이 사진보다도 더 정확했데요.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그런 데상 실력을 갖추고 추상화를 그리니까 추상화 실력이 뛰어난 것입니다. 글도 마찬가지에요. 기초가 안 되어 있으면, 잘 쓴 것 같은 글도 전문가가 보면 아니에요. 여러분 명심하세요. 꼭 기본 공부를 명심하세요. 모든 학문이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구구단을 외워야 수학을 배우죠. 구구단을 외우지 않고 수학은 불가능합니다. 기본을 중요시하세요.
3. 여러분. 남의 글에 대해 조언을 할 때는 그 글을 가장 적게 고치면서 멋진 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제일 평가를 잘하는 것입니다. 글을 낸 것을 두고 난도질을 하면, 빨간 색으로 고치는 것. 그것은 좋은 선생이 아닙니다. 각자 수준에 맞게끔 그 수준에 맞게 하나하나 고쳐나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 주는 것이 훌륭한 논술 선생입니다. 합평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도 남의 글을 지도 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적입니다.
4. 명심하세요. 읽는 사람이 읽으면 금방 이해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입니다. 글을 쓰는 것은 남을 즐겁고 재미있게 해주기 위해서 쓰는 것이에요. 그런데 글을 써서 남을 골치 아프게 하면 안 되지 않아요? 단일 소재의 글에 다른 소재나 인물, 에피소드가 들어갈 때는 왜 이것이 들어가야 하는가? 그 이유를 독자들이 느끼게끔 해줘야 해요. 연결 고리가 약하면 독자들은 혼란스러워합니다.
5. 얘기 줄거리를 다른 사람들이 읽으면 알게끔 줄거리를 잘 잡아주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독자가 읽었을 때 줄거리를 이해를 못 하면 곤란합니다. 글은 편안하게 읽고 해야지. 인물과 내용을 연구해야 한다면 그건 수필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모른다는 전제하에서 글을 써줘야 합니다. 되도록 쉽게. 생활 있는 그대로.
6. 문학 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항상 얘기하는데, 항상 반대. 반대 의견이나 생각을 염두에 두면서 진행되어야 글이 재미있어요. 글에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나의 입장과 생각을 얘기했는데, 같은 상황, 사건을 두고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까? 반대의 입장을 글에서 넣어주면 글이 훨씬 재미가 있습니다. 작가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좀 더 높은 곳에서.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이 50미터 높이에서 보는데, 글 쓰는 사람들은 그보다 더 좀 더 높은 곳에서 보려고 하는 것. 그것이 글 쓰는 사람들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항상 머리를 항상 360도 회전해라.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그래야 좀 더 나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독자들이 읽었을 때, 아 이 작가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들도록. 그래야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습니다.
7. 문장에서 “~한다고 한다” 라는 표현은 다 빼버려라. 작가가 아는 것으로. 작가가 취재하던, 들었든 간에, 다 아는 것으로 간주한다. 꼭 ~한다고 한다를 써야 한다면 쓰더라도 그 외에는 다 빼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