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가을이 토끼뜀을 하나요? 껑충 뛰어넘어 겨울 앞에 서려고 했죠. 계절의 절기 앞에 순서가 있지. 곧 단풍 궁전이 펼쳐질 겁니다. 오늘은 희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오후 5시 50분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누리호. 순수 우리말 같아요. 또 한가지 문학으로 역사를 성찰하신 임헌영 교수님 대화, 유성호 교수님 대담《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책을 반장님이 소개했어요. 문학의 촉수로 현대사를 반성해보는 좋은 기회랍니다. 널리 여러분들에게 권합니다.
깜짝 뉴스! 아직도 청순미를 자랑하는 김보애 님이 손녀를 봤어요. “손녀가 너무너무 예쁘다.”고 야단법석이랍니다. 축하드립니다.
♣창작 합평
*박소현 님 <나혜석을 위한 변론>
*박병률 님 <‘보톡스’ 맞았소>
*김학서 님 <용머리 해안>
*배수남 님 <오로지 가출뿐>
*강민숙 님 <벚꽃비>
*수필은 오솔길이다. 시와 소설이 찻길이라면 수필은 많은 장르를 담을 수 있는 오솔길이다.
*60년 대는 수필의 시대였다. ‘청춘을 불사르고, 영원과 사랑의 대화,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노라.’가 대표적 수필이다.
*박 교수님 왈
‘사랑을 사랑이라 하면 이미 끝난 사랑’이라고 여긴다. 문학에서도 마찬가지. 사랑이라는 말을 한마디도 쓰지 않으면서 사랑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게 좋은 문학이다. 사랑에 빠진 자는 결코 사랑을 들먹일 필요가 없으므로.
*사랑은 확인이 아니다. 삶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아프냐? - 나도 아프다.
*교수님은 문학적으로, 인격적으로 존경하는 두 분이 있답니다. 마크 튜웨인과 현진건. 글과 인격이 일치하므로.
*제목 다시 생각해 봅시다.
①‘보톡스’ 맞았소 → 보톡스(?) 맞았소
②용머리 해안 → 수미쌍관
③오로지 가출뿐 → 가출할거야
④제목에서 ! … ? 는 쓸 수 있다. 단 마침표는 쓰지 않아요. 글이 끝나버리면 곤란하니까요.
*어마어마한 절의 규모 →절의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벚꽃비에서 ‘하얀 이를 드러내며’ 감수성이 높은 표현이다.
*이틀간 비로 인해(용머리 해안) → 이틀간 비 때문에
♣질의 응답
*‘나혜석 그는’으로 쓰셨나요? ‘나혜석 그녀’가 아니고
답: 요즈음엔 ‘그녀’라는 말을 쓰지 않는답니다. 젊은 여성 측에서는 남녀 평등을 주장하면서. ‘그남’이란 말이 없으니까.
*수필의 첫 부분에서 ‘싸르륵 싸르륵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를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로 쓰면 어떨까요?(의성어를 빼고)
답: 수필에서도 운을 살리려고 ‘싸르륵 싸르륵’을 넣었습니다.
♣깔깔 수다방
*소통의 문이 닫히자 우린 수다에 배고팠죠. 방역 사태는 철벽이어서 접종 환료 3인 확인 후에 7명이 식사자리를 마련했지요. 갈비탕이 꿀맛이었습니다. 원고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식사비를 내겠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수다방에 재치와 유머를 선물하시는 *** 선생님. 배꼽을 잡고 깔깔 웃었죠.
‘웃음은 몸안의 조깅’ 세로토닌 홀몬이 노크하고 있네요. 다시 목요일을 기다립니다. 낙엽 지는 밤. 오늘 받아온 따끈따끈한 수필. 읽는 맛. 이 가을의 상큼한 낭만!
목요반의 특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