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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마다 사랑이 있듯, 반마다 작가가 있다 (무역센터반)    
글쓴이 : 이신애    21-12-08 21:21    조회 : 4,560

겨울이라고 해도 오늘이 성혜영님과 나숙자님의

등단 파티 날인 것을 아는 듯 햇살은 따스하고 바람조차

발을 들고 조용히 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환자는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한 날이고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등단하는 성쌤을 대신해 후기를 써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용감하게 나섰습니다.

 

뿌리 깊은 반인 무역센터 반은 그나마 등록 인원이 20명을

넘어섰지만 다른 곳은 개강일을 한 달 정도 늦추었다는군요.


올해 등단한 사람이 5명인데 모임을 내년으로 넘기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박쌤의 말씀입니다. 오늘 오시리라던 민경숙님은

평론반에 나가시는 것 같습니다. 몸이 떠나고, 다음은 마음이

멀어지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어느 반 수업을 들으시든

우리는 모두 한국 산문 안에 있으니 잘 계시기만 바랍니다.

 

박쌤이 올해 마무리를 하고 보니 작가들만 앉아있다고 말씀

하셔서 모두 부끄러워서 웃었습니다.


그래도 속으로 우리는 모두 작가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이작가, 심작가, 한작가, 정작가, 김작가, 설작가, 주작가,

성작가, 최작가, 송작가, 나작가...ㅋㅋ

우리는 작가예요. 큰 작가, 작은 작가, 할머니 작가, 젊은 작가,

청년 작가...순서는 제게 이쁘게 보인 대로입니다.

(사실은 성이 생각나지 않아 명단을 보고 적었어요.

담에 저를 보시면 아는 척 좀 해주세요. 제가 저 아세요?”

하고 물어볼지도 몰라요.)

 

오늘 합평 작은 하나입니다.

 

* 가슴이 아리다(성혜영): 글을 3개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한 제목 안에서는 한가지 얘기만 해라. 앞으로 시어머니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올 듯 하다. 글이 많이 좋아졌다.

 

한국 산문 책을 보기로 했는데 배송이 늦어져서 오늘은

‘~ 총량의 법칙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근데 너-무 재미

있었어요. 한다하는 작고 작가님들의 뒷담화를 들었거든요.

 

1.지랄 총량의 법칙: 법대 교수님의 사춘기 딸이 말썽을

부리자 속상해서 친구에게 하소연하자 나중에 서른 넘어서

난리치는 것보다 지금 하는 게 낫다고 대답함.

 

2. 모량毛量 불변의 법칙: 정수리의 머리는 빠져서 훤하지만

가슴, , 다리, 기타에 꺼멓게 많으니 몸의 털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

(이거 그럴듯 하지만 사실은 틀렸어요. 정수리의 머리는 빠진

게 아니라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어졌을 뿐 없어진 것은

아니랍니다. 그래도 이 학설이 나오기 전의 일이니까 봐줍시다.)

 

3. ‘품마다 사랑이 있다 라는 속담이 있다.

실제로 작고한 작가 서00, 00, 00에게는 아내 외에 첩이

있었다. , <운수 좋은 날>의 작가 현진건씨는 예외이다.


질랑불변의 법칙이 문학이라는 미명 아래 너무 고생하는군요.


지구상의 생명체의 90%11처제가 아닌데 인간만

억지로(?) 그런 체 하고 있다.

하긴 모든 남자는 열 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긴 하지.

실제로 우리나라도 1960년대에 경처京妻와 향처鄕妻를 두고

있던 사람들을 공직에서 물러나게 한 적이 있답니다.


그렇다면 여자들에게도 경부京夫와 향부鄕夫를 두고 살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고구려 시대에는 

서옥제를 두어 아이가 크면 남자의 집으로 가서 살았다는 기록도 있어요.

 

사랑 타령은 여기서 끝내고 사진을 찍었어요. 등단하신 두 분의

소감을 들었지요.

 

   성혜영: 한산에 들어온지 3년이 되었다.

           앞으로 3년은 불꽃같이 보내련다.

           그 후 3년은 여러분과 잘 지내고 싶다.


   나숙자: 어렸을 때 달리기 선수로 나간 적이 있다.

           남자처럼 팔을 내두르며 달려서 앞질렀더니 모두

          소리를 질렀다. 앞으로 글을 잘 써서 그 때처럼

           함성을 듣고 싶다.


두분 앞으로 좋은 글 쓰시며 불꽃같이 지내시고, 쓰시는 

글마다  박수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숙주가 죽으면 같이 죽어야 하는 바이러스의 속성상

인류를 몰살시키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이태리 식당에서 맛난 점심을 먹었지요. 오늘 오지 못

하신 분들 담 주에 꼭 오셔요.그리고 건강하셔요.


성혜영   21-12-09 18:53
    
오늘 후기는 이신애 샘께서
교수님 말씀을 한 마디도 놓치지않고
세밀하고, 완벽하게 옮겨 주셨네요.
신애샘의 손을 타고, 더 풍성해진 느낌.
압권입니다. 그대는 완벽주의자!

1월에 등단하여 코로나에 밀려
12월에 반에서 격식을 갖추어 마무리하니,
속이 후련합니다.
12월에 등단한 나숙자샘과도
같이 이 해를 잘 마무리한 느낌이라 좋습니다.
같이 참석하셔서 축하해주시고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선생님들도 감사합니다.
내년은 임인년, 검은호랑이 해라고 하지요.
내년에 또 만날 인연들이 궁금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렇게 세월을
흘려보내며 익어가며 사는거지요.
성혜영   21-12-09 19:02
    
교수님께서는
좋은 글 모아서 우리가 작품집을
내는것이 교수님께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좋은 선물하신 분들이
우리반에도 꽤 계시지요.
마음은 있는데
언제 실현이 될지 요원합니다.
이진성   21-12-11 08:30
    
이신애선생님 잘 읽었어요^^
밤에도 적성하시는 모습이 떠오르니 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등단하신 성혜영선생님과 나숙자선생님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d^^b
후기를 읽는 중에는  교수님과 선생님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행복과 아쉬움이 들락날락거렸네요.
으라차차!읏쌰!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 화이팅^^??
이신애   21-12-12 07:38
    
글을  내기 전에 고치고, 또 고치다 보니 가끔은 처음 의도했던 것이
아닌 다른 것이 되기도 합니다. 후기를 쓰는 것도 강의가 있는 날 써서
올려야 한다는 강박감 같은 것이 있어서 밤 11시가 되어도 기여코 쓰곤
했거든요. 그렇게 개발새발 쓰다보니 정리를 제대로 못해 다음 날 고치기도
하고...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는 글을 보니 이 말이 저한테도 해당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아직 다하지 못한 것이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은 듭니다.그게 무슨 '지랄'이 될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요.ㅋㅋ

그래서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 하는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