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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반)    
글쓴이 : 김성은    22-07-21 09:01    조회 : 2,705
한 주를 쉬고 온 6주 차 강의에는 신입 유** 선생님과 청강생으로 오신 강** 선생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강 선생님은 1교시를 듣고 바로 추가 등록해 주셔서 우리 소설반은 21명으로 인원이 늘었습니다. 소설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귀한 분들과의 인연이 늘면서 매주 설렘의 연속입니다.

예고한 대로 수업은 과제로 제출해 주신 ‘내게 문학(소설)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쓴 에세이를 가지고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작가님은 문장론 강의가 끝난 후 ‘개인적 체험의 소설화’라는 주제로 강의하기에 앞서 수강생들에게 일종의 예비 시간이 되길 바라며 과제를 내셨다고 해요. 다른 기성작가들이 개인적 체험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설이 될 수 있는가를 살펴볼 때에, 나 역시 어떤 방식으로 내가 경험한 것들, 아는 것들, 쓰고 싶은 것들을 어떻게 소설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답니다. 소설이 무엇인지는 수백 번 수천 번 물어봐도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세월이 변하면 달라지기도 합니다. 뭔가 다른 것들이 불쑥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원하는 게 아니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소설 쓰기에 대한 자세, 태도를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작가님은 한 줄이라도 좋으니 읽은 소감을 동료 분들에게 남겨 주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진실만이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최근 작가님의 딸이 아빠를 그리고 나서 그 밑에다 ‘우주 최강 소설가’라고 써서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작가님은 그런 말을 들으니 힘이 불끈 났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댓글 알레르기가 없는 이상 짧은 감상평을 동료의 글에 남겨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하셨어요.

두 시간 반 동안 각각 선생님들의 글을 쓰게 된 동기와 그와 관련한 사연, 앞으로의 바람을 듣고 그에 대한 작가님의 훌륭한 논평(감탄이 절로 나오는)과 함께한 시간은 너무도 소중했어요. 동료들 간에 사이가 한층 아니 열층은 가까워진 것 같았습니다. 끝으로 작가님은 소설반 선생님들 모두 성품들이 훌륭하다고 하시며 지극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마무리하셨어요. 정말 모두들 멋지십니다.

덕분에 저는 이번 주 강의록 작성을 쉴 수 있어 마치 휴가를 맞이한 기분입니다. ^^ 대신 선생님들의 귀한 글에 감상평을 달러 가야겠어요.

* 작가님의 논평 중에서
"고희를 넘겼음에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작가님에게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작가님이 쓸 소설을 상상하는 장면을 통해 이미 소설쓰기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중에 수업에서 다룰 작품 가운데 퍼트리샤 하이미스의 <머리로만 책을 쓴 남자>라는 단편이 있어요. 저는 이 소설의 인물이 무척이나 애틋합니다. 비록 단 한편의 소설도 실제로 쓰지 못했으니, 수많은 소설을 쓴 사람보다 순정하고 아름답다고 여겨져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반대로 말하자면,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관점도 가능하리라 생각해요. 쓰고 싶은 소설에 대해 생각하셨으니, 이제 쓰기만 하면 됩니다. 이 강의를 통해 그 "심오하고 신비한 숙제"를 끝마치시길 바라겠습니다."